3장 수림인(숲을 지키는 자)


설원의 폐허의 불시착한 그레이레이븐은, 현지세력과 조우한다.




루시아:지휘관, 지휘관! 눈을 떠주세요!

맨 처음 느낀 것은... 뼈까지 스며들 정도의 차가움.

눈을 떠보니, 입에서 토해낸 하얀 숨결이 잿빛의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리브:겨우 의식이 돌아왔어...다행이에요...

주위를 확인한다. 부근에는 밀림이 펼쳐져 있었다.

세리카:후우...다행이다...

(지휘관:현재 위치는?)

리:시베리아의 북동부입니다.

세리카:그 말대로야.

루시아:리, 어떻게 안거죠?

리:날짜와 태양의 고도, 그리고 이 지역특유의...

리:이온방사선량. 방사성폐기물이 묻혀져 있어요.

리브:리씨가 그런 분석을 하게 된 건, 와타나베씨로부터의 좋은 영향인 것 같네요.

리:...상관 없는 일입니다.

세리카:크흠... 어쨌든, 공중정원은 우주스테이션의 궤도에 합류해버렸기 때문에, 원조를 파견하려고 해도 14시간은 걸려요.

세리카:현재, 당신들은 북동항로연합의 영내에 있으므로, 그쪽의 생존자에게 보호를 구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리브:북극항로연합... 면역시대에 극도의 배타적 정책을 펴게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리브:그레이트 이스케이프(대탈출)에도 반대해서... 일부의 사람밖에 공중정원에 가지 않았다고 해요.

세리카:말하신대로, 북극항로연합은 공중정원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어요. 하지만, 적대관계가 아닌것도 사실이죠.

루시아: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세리카:북쪽을 향해 이동해서, 침엽수림을 빠져나가 [신 무르만스크]라 불리는 거점으로 향해주세요.

세리카:거기서 원조부대의 도착을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

루시아:알겠습니다.

루시아:지휘관... 움직일 수 있나요?

(지휘관:괜찮아)

리브:지휘관의 제복은 고해발 한랭지 사양이었죠. 설마 이런 형태로 도움이 될 날이 올줄은...

리:그렇지만, 방사선은 막을 수 없죠.

리:서둘러 이동합시다. 우선 지휘관에게 항방사선약을.

리브:네! 제가 가지고 있어요!



리브:지휘관, 앙-해주세요. 자, 아-앙...

(지휘관:........)




리:이 주변, 우리 이외에 발자국이 많군요.

리:주민의 것인지, 아니면 침식체의...

루시아:생각처럼 나아갈 수 없네요.

리:눈 속이니까, 어쩔 수 없지요.

리:이런 상황에서 침식체와 조우라도 한다면...


...부스럭...부스럭부스럭...




침식체:--기!----기기기!!

리:어쩜 이리 좋은 타이밍인지...

루시아:방심하지 마세요! 상대는 소수라도, 지형적으로는 우리가 불리합니다!


--기!----기기기!!


리:칫...! 아직도 있는건가...!

침식체:기기기--!!!!

리:--읏!? 위험해. 지휘관!!

???:물러나라!!!

용맹스러운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동시에 눈의 숲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하앗!!!

눈 앞을 스피어가 스친다. 침식체가 반으로 갈라졌다.

리:누구냐!

숲에서 속속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 차례차례로 전투에 가담한다.

???:나스티아, 그쪽이다!

나스티아:넷!



기기기--!!!!


그레이레이븐이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주위의 침식체는 모조리 땅에 쓰러졌다.

루시아:....

수수께끼의 인영들은 그레이레이븐을 에워싸듯이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모습이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리:....

전부, 길쭉하고 신장이 크다. 그 중 몇 명인가는 몸을 굽히고, 침입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다분히 전원, 완전무장한 기계인 듯 하다. 머리에는 뿔과 같은 형상을 한 것을 달고 있다.

뿔--그것은, 구조체의 특징인 역원장치인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특징적인것은...

리브:켄타우...로스...?

기계는 전부, 상반신이 인간에 하반신은 짐승... 마치,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와 같은 외견을 하고 있는 것이다.

???:....

타인의 놀라는 눈빛에 익숙한 것인지, 리더로 보이는 켄타우로스가 의연한 태도로 한 발짝 나섰다.

???:우리들은 숲을 지키는 자, 허가없이 영내로 침입한 자를 배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

리브:저기... 실은 저희들은...

???:물러나라!!

리브:엇!?

켄타우로스는 스피어를 휘둘러 리브를 제지했다.

루시아:리브!

루시아는 당황하여 리브를 뒤로 감쌌다.

루시아:이번에 조력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은 지구탈환전선집행부대 그레이레이븐. 예상외의 사고에 의해, 이 땅에 불시착하였습니다. 현재는 북쪽의 신 무르만스크로 향하고 있습니다.

???:말했을 터다. 허가없이 나아가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켄타우로스가 또 한번 스피어를 치켜든 순간--

영리한목소리*1:디안나!!!

마치 화살과 같이 날카로운 목소리가, 숲의 안쪽에서 날아왔다.

영리한목소리:그만 둬.

디안나:로제타?

키 큰 그림자가, 천천히 눈을 밟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눈에 비치는, 무기질적인 옆모습.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위엄으로 가득하다.

리브:앗...저 스피어는...!!

로제타:그래... 너희들을 구한건 나야.

리:설마... 지표에서부터 대기권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창을 던졌다는 겁니까...?

디안나:그럼, 아까 전 로제타가 스피어를 쏜 건...

로제타:그래, 단순한 변덕이지.

디안나:하지만... 우리의 전통에 반하는데...

로제타:디안나, 전통에 따른다면 너는 즉각 이 자들을 매장했어야 했어.

로제타:너는 충분히 동요하고 있지. 이 자들과, 사투를 벌일 각오는 있어?

디안나:.....

로제타:그리고... 너는 숲을 지키는 자의 자매라 해도, 특히나 외부인과 접촉하고 싶어하지 않았나?

디안나:로... 로제타!!

나스티아:풋...

은방울 같은 웃음소리가, 그레이레이븐의 주위로 퍼져나갔다.

리: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로제타:그레이레이븐, 인가.

로제타:디안나, 캠프로 안내해.

디안나:정말로...?

디안나: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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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리한 목소리의 영리(怜悧)는 우리가 아는 그 영리가 맞는데 저게 왜 영리한 목소리라는 건지 모르겠음 좆본어는 뭔가 뉘앙스가 다른건가


의역 있음, 오역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