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토는 지난 날과 다름없이 침묵하고 있다.



묻지도 않고, 대답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고, 의심하지도 않는다.



폐토의 위는 상전벽해(세상이 매우 많이 변함)고, 폐토 자체는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폐토의 위를 걷는 의지는, 결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몇몇 필요한 인과를 위해, 그들은 계획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폐토의 위에서, 의지 하나를 가지고, 어떤 일을 위해 다시 변화할 준비를 한다.





본·네거트 : 회언(후이얀).

회언(후이얀) : 응.



본·네거트 : 새 임무가 있어, 너에게 맡기마.



이와 동시에, 회백색의 그림자가 다른 폐토 위를 걸어갔다.



이 폐토는 줄곧 고독단신인 여행자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퍼니싱 폭발의 이후, 이곳에서 떠도는 감염체들이 이 도로를 더욱 위기가 곳곳에 보이게 한다.



회백색의 그림자가 여전히 폐토 위를 걷고있다, 감염체들은 머뭇거리며, 주저하고 있다,그들의 본능이 퍼니싱이 그들에게 가져온 파괴욕망에 저항하고 있다.



눈 앞의 이 여행자는,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고, 공중정원의 구조체도 아니며, 이들과 같은 감염체도 아니다.



그녀는 '더 높은' 것 이다.



회백색의 그림자가 여전히 폐토 위를 걷고 있다, 이 검고 혹독한 세계는 어떤 무언의 경외를 안고 그녀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그리고 이 길 위에, 심하게 훼손된 육체 한 구가 누워있었다.



???:……



여행자는 앞으로 걸어, 손바닥으로 심하게 산산조각난 얼굴을 받쳐 들었다.



그녀는 보았다, 기계 신체를 가로지르는 상처 하나와, 그 다음 또 하나, 상체와 하체에 파손된 척추만 남아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것을.



그녀는 보았다, 몸이 비틀어진 오른손은 낫과 총 같은 한 쌍의 무기를 여전히 단단히 쥐고 있는것을.



이 육체는 마치 지옥에 갔다가, 마지막 집념과 끈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도중 쓰러진걸로 보인다.



그에게서, 앞의 길이 가리키는건 대체 무엇이였을까?



여행자는 예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대답은 결코 같지 않았다.



여행자는 그들에 대한 꿈, 집념, 희망과 절망을 전부 거두었다.



???:너, 무슨 일인거야, 하고 싶어?



…………



………………



……………………



???:……그런가.



여행자가 도대체 육체의 입에서 뭘 들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여행자는 원래 육체가 대답을 주는걸 기대하지 않은걸수도 있다.



어쨌건, 모든것이 이렇게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