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언니...언니! 루나가 해냈어!
내가 침식체를 모두 쓰려뜨렸어!"

레티
"그래, 정말 잘했어."

침식체를 모두 없앤 루나는 몸을 돌려 언니라는 찬사를 받으려 했지만 총알이었다.

총알이 가까이에서 루나의 아랫배를 맞았고, 루나의 품에 안겨 있던 아둔개구리 인형도 관통돼 그 안에 있던 솜이 눈처럼 흩어졌다.

루나
"언니...언니...언니..?"

루나는 복부의 상처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미끄러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레티
"언니라고 부르지 마! 징그러워 죽겠다…누가 너 같은 항구 괴물과 자매야."

루나
"괴물? 나는..괴물...."

한때 사라졌던 잡음이 다시 루나의 귓가에 울려 퍼지고, 퍼니싱의 감염 정도가 다시 상승하면서 루나의 호흡은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루나
"아--아--아--"

그래도 루나는 숨을 죽이고 땅바닥에서 레티에게 힘겹게 기어가 존재하지도 않는 포옹을 애걸했다.

루나
"아니..언니..나는..루나...괴물이 아니야..."

레티
"이게..꺼져!"

레티는 루나를 세게 걷어차고 땅에 떨어진 개구리 인형 위를 또 밟았다.

레티
"괴물은 순순히 죽는다! 알겠어?"

이후 레티는 루나가 완전히 침묵에 빠질 때까지 두 발을 더 쐈다.

루나
"언니...언....니...."

루나는 그렇게 자신과 마찬가지로 항로 오물이 잔뜩 묻은 인형을 바라보면서 점점 모든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루시아
"언니라고 부르지 마! 징그러워 죽겠다…누가 너 같은 항구 괴물과 자매야."

루나
"언니? 무슨 소리야...나 루나야,나야,나 괴물 아냐..."

루시아
"이게..꺼져!"

루나
"언니! 왜·····루나 그만뒀어···? 무슨 일이 있어도 영원히 함께하기로 약속했잖아"

루시아
"괴물은 순순히 죽는다! 알겠어?"

루나
"언니...언니...가지마! 언니!"

'루나'
"인간의 비열함은 영혼에 각인된···누구든지 배신할 수 있고,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다."

'루나'
"네 누나도 너를 버리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고, 맹세는 파기될 것이다. 그녀는 너를 용납할 수 없다."

'루나'
"그녀는 사람이니까… 넌 괴물이야."

레티는 의기양양하게 권총을 거두더니, 또 허공을 향해 총을 몇 발 쏘고, 광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잡음)
"인간···인간을…멸망시켰는데…."

레티
"하하하하! 빌어먹을 아저씨, 봤어? 머리를 쓰면 나도 침식체를 죽일 수 있어! 나는 오물이 아니야! 야! 빨리 나를 내보내."

레티가 공장 문을 두드리며 바깥의 이목을 끌려고 할 때 뒤에서 뭔가가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루나 주변 공간 전체가 진동하고 있었다.

레티
"응? 너는 어째서 완전히 죽으려고 하지 않니, 정말 짜증나네"

하지만 레티가 권총을 꺼내려 했을 때 루나는 이미 어처구니없다는 듯 그녀에게 다가왔다.

레티
"뭐?!"

레티가 미처 총을 들기도 전에 총을 든 팔은 가지런히 허공 속으로 사라졌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기 전에 이미 루나에 의해 땅에 깔렸다.

팔에 생긴 날카로운 칼이 레티의 경동맥을 향하고, 그 위를 휘감는 성홍빛 빛이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루나는 아직 완전히 감염되지 않은 오른손을 정신적으로 제어해 날카로운 날의 행방을 막았다.

루나
"언니...."

레티는 루나의 허점을 잡은 줄 알고 남은 손으로 허리춤의 칼을 과감히 빼내 루나를 찔렀다.

레티
"아아아아아아!! 죽어라 괴물!!"

루나
"싫어!"

한 바탕 금속으로 서로 때리는 불빛이 스치자 공장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루나의 가슴에 꽂힌 칼은 허를 찌르지 않았지만, 루나의 팔은 레티의 목을 찔렀다.

레티
"으...."

레티의 입에서는 순환액이 마구 뿜어져 나왔고, 눈에서는 점점 광채가 사라졌다.

루나
"나는...언니를... 죽였어..."

루나
"내가..바로...괴물...."

농도가 매우 높은 퍼니싱 바이러스가 사방에서 루나의 곁으로 모여들어 눈부시게 붉은 빛까지 나타났다.

'루나'
"인간을…인간을……인간을………멸망을……멸망을……"

'루나'
"괴물···괴물을·····괴물로···다시 태어나·············"

흑야 예하 부대의 천막 밖에서는 강한 진동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들려왔고, 저 멀리 반짝이는 불빛도 있었다.

그린스
"야야야... 이게 뭐야"

히로
"장관"

그린스
"히로 동생···당신은 살아있다고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해 보자."

히로
"폐기물 처리 공장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는데, 감염체 하나가 그 안에서 나타난 후 손을 들자마자 가장 가까운 여과탑을 부숴버렸습니다"

히로
"우리는 그녀를 막으려 했지만, 거의 전멸하고, 대장조차····."

그린스
"히로 동생···내 말 듣고 푹 쉬어라. 너는 혹시 컴퓨터 뇌가 부딪혀 부서지지 않았을까 봐, 침식체가 어떻게 가능할까…."

그린스는 막 더 옮기려다 하늘을 보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결백하고 티가 없는 소녀가 공중에 떠 있는데, 그녀의 발아래는 온통 폐허와 잔해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이렇게 청아한 대비는 더욱 그 모습이 신성하기 그지없다.

주변의 침식체가 폭발의 충격으로 주목해 소녀가 또 하나의 피해자가 될 인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사방으로 돌진했다.

루나
"누각..."

그녀는 가볍게 손을 들었을 뿐, 퍼니싱이 모여 만든 날카로운 가시가 침식체를 모두 꿰뚫어 버렸다.

나머지 침식체는 본능을 통해 비로소 눈앞의 소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고, 너도나도 그녀에게 복종했다.

히로
"그녀다···이 침식체다···대장님을···."

그린스
"침식체? 아니…천사··그녀는 천사다!

그 소녀의 이름을 잊었거나 지금의 그녀나, 이전 그린스가 보던 '루나'라는 구조체와는 확실히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그린스
"야! 야! 나 여기 있다! 천사 아가씨!"

그린스는 어린아이처럼 두 팔을 흔들고 미치광이처럼 웃고 울었다.

루나
"...."

루나는 그린스를 향해 한 번 바라봤지만 멈출 만한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듯 천천히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

그린스
"아아아아! 천사! 천사 아가씨!"

그린스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부하들도 곁에 있었다.

인간 군인
"장관님, 나머지 전력은 이미 집결되었으며, 그 탈출한 감염체를 추격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린스
"포기해라… 아직도 못 알아보냐.아까 그녀는 손만 들어도 사람을 다 죽일 수 있었는데,우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단지 우리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멀어져 가는 루나를 보며 눈물 자국이 채 마르기도 전에 그린스는 다시 광기에 가까운 웃음을 지었다.

그린스
"퍼니싱을 제어할 수 있고, 마음의 지혜도 잃지 않는 침식체…. 기적만이 그녀를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린스
"그녀는…… 아마도 인류에게 파멸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그녀가 인류에게 구원을 보내는 마지막 서광이다."

그린스는 자신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린스
"하하하하··· 이런 전개는 정말 가슴 벅차네요. 샤오닉이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은 정말 너무 불행하네요"

그린스
"하얀 감염체 소녀, 당신을 꼭 찾아서……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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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의역 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