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았나?지금의 생활은 단지 꿈일 뿐인데,너의 꿈이 현실이라고?



지휘관:...........


눈을 뜨면 차가운 바람과 설원이 시야에 펼쳐진다.


변화무쌍한 풍경 속에서 7일이나 걸으면서,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지휘관:............


무의식중에 눈 아래의 딱딱한 물체와 마주쳤는데,적은 햇빛에 의지하여 그것이 군대의 방호복을 입은 시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휘관:......이건........


상대방의 얼어붙은 목덜미를 치면서 약간 닳은 명패를 뜯어냈다.


위의 혈흔을 닦아내고,보이는 명패에 새겨진 이름은.........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 [kuroname]



악몽에서 깨어나자 베개는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입구에서 분주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분홍색의 그림자가 문을 밀어젖히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리브:안녕하세요,지휘관.........혹시 악몽을 꾸신겁니까?


지휘관:그래.........


리브는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리브:무슨 꿈이었나요?


지휘관:수십 년 동안 계속된 한겨울이었어.


지휘관:나도 거기서 죽었고.


리브:.........


리브:괜찮아요,이미 악몽은 끝났습니다.


지휘관:응.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야 이 낯선 방을 알아차렸다.


지휘관:그런데,여기는?


리브:음?지휘관 아직 잠이 다 안깨셨나요?여긴 저희 네 사람의 집입니다.


선택지

1.집? (선택)


2.네 사람?


리브:루시아,리......그리고 저와 당신의 집.


리브:5년전에,퍼니싱 바이러스가 일으킨 재난은 끝났고,현재 저희는 모두 지구 서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재건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지휘관:.........?


머릿속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개 속에서 꽃을 찾는듯한 따뜻한 기억만이 남았다.


지휘관:기억이 잘 안나는거 같아.


리브:아......아마 머리 부상 때문인거 같습니다.


리브:비록 상태는 좋아졌지만,그날 이후로 지휘관의 기억은 좀 희미할 것입니다.


지휘관:........


비록 흉터는 사라졌지만,리브는 그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리브:.......한번 보도록 하죠.


소녀는 눈을 감고 보조형 기체 자체 진료장치로 기초검사를 했다.


리브:음.....요즘 피곤하셔서 그러는것 같네요.


리브:그간의 재건 작업도 지휘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듯 얼굴을 들어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가느다란 손끝으로 뺨을 만지작 거렸다.


리브:오늘 저녁에 제가 당신을 위해 다시 한번 건강검진을 할테니,오늘은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지휘관:오늘?


리브:네,어제 새로 만든 놀이공원에 같이 가기로 했거든요.


리브는 망설임과 미련으로 두 손을 놓고 뒤돌아 옷장에서 개어 놓은 옷을 꺼내 침대 모서리에 놓았다.


리브:지금 벌써 오전 10시,저희는 11시에 출발합니다.지휘관.


리브:옷 갈아입혀 드릴까요?


지휘관:내가 할게.


리브:네 아침식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루시아와 리씨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리브:.....저도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갔다.


지휘관:.......


무언가 좀 이상하게 된것 같았으나,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이상한 점이 떠오르지 않았다.


퍼니싱이 일으킨 재앙이 5년전에 끝나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함꼐 복구작업에 참여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듯 하다.


하지만 이건 '은근히'라고 밖에 할수 없는,마치 남의 추억을 지켜보는 듯한 낯선 느낌을 지녔다.


어쩌면 리브가 말한것처럼,그 악몽이 너무나도 진짜같고 길기 때문에 지금의 기억이 이렇게 흐릿한걸까?


리브:------지휘관!


아래층에서 리브의 독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휘관:갈게!



리:당신이 이렇게나 잘줄 알았으면,모든 사람들과 방을 같이 쓰게 해드렸어야 했는데.


선택지

1.그런것 같네


2.그만두는게 좋을거 같아.(선택)


리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고 그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루시아가 옆으로 걸어와 그를 막았다.


루시아:지휘관,좋은 아침입니다.


지휘관:좋은 아침.


루시아:오늘 아침도 리브가 만들었습니다.저와 리는 약간의 도움만 줬고요.


리:누군가 답지 않게 늦잠을 잔것과는 다르게요.


지휘관:윽.


리브:그만하세요,리씨....지휘관은 악몽을 꿨기 때문에 늦잠잔겁니다.


루시아:악몽?


지휘관:응......


지휘관:(자신의 악몽을 이야기 한다.)


루시아:이 꿈은 격식탐의 추정과 약간 비슷하네요.


리브:그러고 보니......저도 들어본것 같네요.


리브:당시 격식탑 산출결과,저희가 무사히 재난과 전란을 끝낼 수 있을 확률은 0.031%에 불과했습니다.


루시아:결국 그런 무모한 방법을 썼고요.


리브:네,만약 그날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저희는 모두 그 넘을수 없는 한겨울에 희생되었을 겁니다.


지휘관:.......기적.


'기적'두 글자를 반복하며 음미했는데,그것이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그에 걸맞는 여러 인간이나 구조체와 결속되어 있었는데,분명히 그 안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애매모호한 기억속에서 하산은 평화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여기 서 있는 모든 생존자들은 기적의 아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정말 여기 서 있는 걸까?


리브:하지만,이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루시아:이제 재건 작업만 남았어요.


리브:네,이제 겨우 5년이 지났지만,기계를 다시 가동한 뒤로 도시 건설도 아주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휘관:................


그녀들이 이야기하는동안 침실을 바라보니 햇빛이 나뭇잎을 통과하여 창턱 위에 흩어졌다.


몇마리의 작은 새가 날개를 치며 나뭇가지 끝으로 날아올라 나무의 그림자 속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모든건 오랫동안 염원해온 평화가 왔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리브:지휘관,아침식사가 입에 맞지 않으셨나요?


넋이 나간 두눈을 알아차린 리브는 손을 흔들더니 뒤이어 내 앞에 섰다.


리:그냥 멍하니 계셨군요.


지휘관:아니,그냥 한가지 생각하고 있었어.......


지휘관:지금 이 평화는 사실인거야?


리브:.......지휘관......


지휘관:괜찮아,걱정하지마.


루시아: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아닐까요.많은 전역에서 지휘관들이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리브:심리치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오늘 행사가 끝난 후 지휘관과 함께 병원에 가보겠습니다


선택지

1.필요없어. (선택)


2.좋아.


리브:그냥 한번 가는게 좋을거 같아요.


리브:하지만 지금은 아침을 먹는게 급합니다.


그녀는 국이 담긴 그릇을 들고 내 앞에 내밀었다.


리브:드셔보세요.이건 제가 지휘관이 말씀하신 제조법에 따라 제가 새로 만든겁니다.


지휘관:그래.


그릇속 따뜻한 국물을 삼켰고,맛은 소녀의 미소처럼 감미로웠다.


기나긴 전투와 살육이 끝나기 전에,모든 군인은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평온한 미래를 찾고 있었다.


지금,악몽에 갇혔단 사람은 마침내 이 너무나도 긴 꿈에서 깨어나 이상적인 고향으로 왔다.


.....그렇다면,더 이상의 불안으로 이 평온함을 깨지 말아야지......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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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오역 직역 다수


아주 빠르게 핫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