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리아드린의 환영 기록을 다시 찾아냈지만, 시간 표기상 이전의 오래된 기록들과는 다르게 얼마 전에 일어난 것이었다.

 

폐허 속에 홀로 서 있는 리아드린은 중상을 입었고, 가브리엘과 라미아는 반쯤 무너진 건물에 서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라미아 

조사하러 오는 사람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쟤를 던져 놓는 게... 도움이 될까?

 

가브리엘

거기 계속 있어봤자 소용없다.

예상대로 그녀는 1차 선별을 통과하고 의식을 유지했지만, 더 이상 승격 네트워크와의 추가 연결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녀는 떠나기를 거부하고 저 아래에 남아 있다.

 

두 사람은 아래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리아드린을 바라보고 있었고, 또 다른 구조체 소대가 멀리서 달려오다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라미아 

지하에 있는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의식이 벌써 혼란해지기 시작했을 거야.

 

가브리엘 

상흔을 넘지 못하는 사람의 최후가 바로 저것이지.

여기는 그녀에게 맡기자. 우리는 또 다른 할 일이 있으니.

 

옥상에 있던 두 사람은 빠르게 흩어졌고, 중상을 입은 리아드린과 구조체 소대는 대치하고 있었다.


 

구조체 소대원

지휘관, 그녀는 그 소대를 전멸시킨 흉악범입니다.

 

그 소리를 들은 리아드린은 무감각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 구조체 옆에는 누군가와 통신하는 듯한 인간 여성이 서 있었다.

 

여성 지휘관 

언니, 찾았어.

 

그녀와 안젤의 목소리는 매우 흡사했고, 리아드린은 혼돈의 악몽에서 깨어난 듯 고개를 들어 멍하니 그 말을 되풀이했다.



리아드린

언니……?

 

그녀는 몸을 돌려 통신을 하는 인간 여성을 응시했다.

 

여성 지휘관 

언니, 걱정 마. 그녀는 이미 중상을 입었어. 나 혼자 할 수 있어. 이 임무가 끝나면 함께 돌아가자.

 

리아드린

함께……

난 너랑 함께....

 

구조체 소대원

그녀가 옵니다!

 

여성 지휘관 

전투 준비!

 

지휘관의 명령 아래, 구조체들이 리아드린을 둘러싸고 있었다.

 

커다란 구조체가 먼저 돌진하고, 손안의 방패를 펼쳐, 리아드린이 공중에서 응집하여 발사하는 날카로운 가시를 막았다.

 

방패 뒤에서 긴 머리의 구조체가 나타나 손에 든 작은 입방체를 리아드린에게 던져 주변에 작은 폭발을 일으켜, 연기가 일시적으로 리아드린의 시야를 가리고 움직임을 방해했다.

 

멀리 보이는 석궁을 사용하는 구조체는 투시 접안 렌즈로 리아드린의 모습을 선명하게 포착했고, 모든 에너지를 연기에 응축시키는 화살을 쏘았다.

 

리아드린 

아아아아아아 -!

 

——다시 거친 비명이 울렸고, 구조체들은 귀를 막고 방어태세를 취했다.

 

구조체 소대원

그녀가 도망갑니다!

 

리아드린

안젤...안젤...안젤...

 

리아드린은 그녀의 오른쪽 갈비뼈가 꿰뚫린 채로 연기 속을 빠져나갔다.

 

구조체 소대원 

서둘러 지휘관을 보호하세요!


 

리아드린

아, 아니야. 너희들은 필요없어. 내가 그녀를 보호할게... 예전처럼...

 

날카로운 비명이 다시 울렸고, 눈부신 붉은 전류가 리아드린의 몸을 휘감았고, 그녀의 발 밑에는 연약하고 찌그러진 붉은 달이 맺혔다.

 

여성 지휘관 

언니, 이번 임무는 좀 까다로울 것 같아.

 

리아드린

다시는 널 잃지 않겠어!!!


라미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돌아와 봤더니, 이러다니, 참 귀찮네.

 

구조체 소대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지만 리아드린도 중상을 입고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라미아 

...기대한 적도 없지만.

 

게다가 리아드린은 아직도 그 ‘여동생’을 오해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라미아는 한숨을 쉬며 어둠 속에서 전장으로 다가갔다.

 

지금 막 리아드린의 계속되는 공격을 겨우 피한 구조체는 멀지 않은 곳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리아드린은 이미 부상이 너무 심해, 그대로 놔두면 도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라미아 

타이밍이 딱 맞네.

 

홀로 떨어져있는 석궁병 뒤에 라미아가 나타났고,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 그의 가슴을 관통했다.

 

구조체 석궁병 

……너……

 

그가 동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소리를 내려고 애쓰고 있을 때, 땅에서 막연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라미아 

먹잇감을 찾으러 온 거야?

 

라미아의 입은 만족할 만한 미소를 그리며, 그녀의 모습은 일그러져 사라졌고, 그녀가 다시 나타났을 때 나머지 두 구조체도 그녀에 의해 처리되었다.

 

라미아 

너만 남았어?

 

팀원들이 모두 실종됐지만, 여성 지휘관은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통신을 유지하며 후퇴했다.

 

여성 지휘관 

언니, 적에게 새로운 증원이 생겼어. 내 대원들은 다 희생됐어! 언니 먼저 철수해!

 

지하에서 굉음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데도, 여성 지휘관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혹은, 정체불명의 굉음보다 뒤에 있는 두 사람이 더 위험했거나.

 

리아드린

가지마... 가지마!

 

상대방이 온 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리아드린은 여전히 절단된 몸을 끌고 여성 지휘관에게 달려갔다.

 

라미아 

...내가 직접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

 

여성 지휘관 

언니! 빨리 도망쳐!!


 

지하의 포효가 재빨리 여성 지휘관을 향해 돌진했고, 그녀가 그 말을 외치는 순간 거대한 진홍빛 파도가 땅을 가르고 마치 맹렬한 포식자처럼 지하에서 지상으로 뿜어나오며 지상의 구조체와 함께 그녀를 삼켰다.

 

라미아 

고맙다는 말은 기대도 안 하지만, 빨리 돌아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겠어.

 

리아드린은 대답하지 않고, 무언가를 찾는 듯 적조 속을 고통스럽게 더듬었다.

 

리아드린 

안젤...안젤!

 

라미아 

이대로 계속하면 죽어.

 

리아드린

싫어, 싫어어어어어어! ! ! 안젤! ! !

 

라미아

……어쩔 수 없네.

 

라미아가 사라진 뒤에도 리아드린은 적조가 물러나기 시작할 때까지 여전히 적조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리아드린

조수가 줄어들고 있어...안돼! ! 어디있어!

 

? ? ? 

……언니……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리아드린은 고개를 돌렸고 적조에서 어렴풋이 떠오른 유령이 여성 지휘관의 모습을 어렴풋이 흉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적조의 환영 

도와줘……

 

리아드린

안젤! !

 

적조의 환영에게 들뜬 마음으로 뛰어들었지만, 아무리해도 환영을 품에 안을 수는 없었다.

 

리아드린

안젤!! 어째서! !

 

그녀의 울음소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깨우지 못했고, 리아드린은 오직 환영과 적조가 땅의 갈라진 틈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적조의 환영

언니.....

 

리아드린

가지 마! !

 

그녀는 심하게 다친 몸을 끌고 마지막 한 줄기의 빛을 쫓는 맹인처럼 온 힘을 다해 적조를 쫓았다.

 

리아드린

가지 마! ! ! ! ! ! ! ! ! ! ! ! ! ! ! !

 

적조가 완전히 바닥으로 흘러 사라지기 전에, 리아드린은 마침내 적조의 환영을 따라잡았다. 그리고는 두 팔을 벌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적조 속으로 뛰어들었다--

 

리아드린

...드디어 찾았어, 안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