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땅에 서서 수송기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선발대가 이 도시 거리에 임시 캠프를 만들었고, 여러 소대가 캠프 안팎에서 활동하며 방어를 강화하고 통신선을 조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지상에 있는 대부분 인류의 도시처럼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채 조용히 서 있는 모습으로, 점차 쇠퇴하고 있었다.

 

이따금 침식체가 거리 끝에서 튀어나왔지만, 캠프의 보호 대포에 의해 즉시 파괴되었다.


 

루시아 

침식체.

 

지휘관 

걱정하지 마.

 

리 

도시 외곽을 떠도는 소수의 침식체들은 수용소에 구축된 장비로 적절하게 처리됩니다.


 

리브 

대부분의 침식체들은 여전히 도심에 더 가까이 있고 그것이 우리 작전의 주요 목표입니다.

 

지휘관

먼저 보고하러 가자.

 

루시아

음, 임시 본부가... 아, 저기네요.

 

주변을 둘러본 루시아는 마침내 수용소 중앙에 있는 임시 건물에 시선을 고정시켰고, 건물 밖에 뭉쳐진 하얀 꽃과 분홍 리본은 임시 본부를 둘러싸고 있는 흑백의 도시 폐허와 어울리지 않게 만들었다.

 

해괴한 취미네요.

 

루시아

리, 그렇게 말하면 안돼. 아마 특별한 기능이 있을 수도 있어.

 

리 

어쩌면요.

자, 보고하러 가세요. 저는 먼저 주변 환경을 조사하겠습니다.

 

루시아

응, 정보 수집은 맡길게.

 

루시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는 이미 몸을 돌려 수용소를 나가고 있었다.


 

리브

?

 

지휘관

리브, 무슨 일이야?

 

리브

아...아니요, 아무것도... 우리 보고하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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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내부는 외부보다 훨씬 넓어보였고, 여러 개의 전자 스크린 사이에 한 여성이 앉아 있고, 도시의 투영이 전자 스크린 이외의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화면 뒤의 여성이 빠르게 화면을 탭했고, 탭핑과 함께 도시 프로젝션에 침식체 분포, 무기 배치, 자재 배치 등의 데이터가 계속해서 나타났다.

 

루시아 

그레이 레이븐 소대, 보고합니다.

 

앞서 걸어가던 루시아가 먼저 말을 했고, 여자는 루시아의 말을 듣고 화면을 두드리는 손을 멈췄다.


 

? ? ?

그레이 레이븐 소대?

 

그녀는 자신의 눈이 지휘소로 걸어 들어오는 그레이 레이븐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앞에 있는 전자 스크린을 멀리 옮기며 말했다.

 

? ? ?

아, 회색 까마귀 소대다~ 정말 이번 임무 목록에 있네.

오랜만이야.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루시아

지휘관, 아시는 분인가요?

 

선택: 본적 없어. / 너구나.

 

? ? ? 

하하하,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지. 수석님이신데.

수석이 어떻게 자기보다 뒤처진 사람을 기억하겠어.

 

루시아 

무슨 뜻이죠.

 

? ? ? 

아무 뜻도 없어. 수석과 함께 지난 일을 한 번 돌이켜봐.


 

바네사 

다시 한번 소개하자면, 나는 바네사. 청정 백로 소대의 지휘관이자, 이번 작전의 총지휘관이야.

과거 지휘관의 활약과 상관 없이 이제는 총지휘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단다~

 

루시아 

청정 백로, 그건....

 

바네사는 말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에 떠 있는 도시의 투영을 넘어 천천히 걸어서 그레이 레이븐 소대 앞으로 왔다.

 

바네사 

그래, 리브가 한때 소속되었던 팀이지.

 

리브

바네사...?

 

바네사

내가 맞춰준 기체를 아직도 쓰고 있구나.

어쩜, 유광으로 내 앞에 나타난 걸 보니, 너무 보고 싶었나 보구나?

 

리브 

그런적 없어.

 

바네사

야, 난 너한테 반말하는 법을 가르쳐 준 적이 없어.

어떻게 지휘관 밑에서 이런 교양 없는 구조체가 다 나왔을까.

 

바네사는 리브를 만지려는 듯이 천천히 손을 올리며 말했다.

 

선택: (막는다.) / (잠자코 있는다.)

 

바네사의 의도를 알아차린 후,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바네사의 손목을 잡았다.

 

지휘관

상관, 임무를 알려주시죠...

 

바네사 

오? 나랑 말하는 게 그렇게나 싫어?

하하, 수석님이 그렇게 불러주시다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즐겁네요~

 

지휘관 

임무를 알려주시죠.

 

바네사

하, 너 여전히 예전처럼 재미없네.

그래도 어쨌든 주인에게 거역하는 이 인형들은 교훈을 각인할 수 있도록 벌을 받아야하지 않겠어?

 

지휘관

그들은 동료이며 '주인'은 없습니다.

 

바네사

동료? 너 정말 예전과 똑같네.

하지만 네가 쟤를 어떻게 보든지는 나와는 상관없어. 결국 쟤는 이제 네 것이고, 나도 끼어드는데 관심 없으니까.

 

지휘관

구조체는 종속된 '물건'이 아닙니다.

 

바네사

너한텐 동료. 나한텐 장난감. 그는 가족, 그녀는 도구. 상관 없어. 소대마다 다 잘 지내는 방법이 다르니까.

어쨌든, 그런 거 상관없이, 임무만 잘 완수하면 돼.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어....

 

바네사는 지휘관의 귀에 다가가 부드럽게 속삭이며 말했다.

 

바네사

쇼를 한다는 거, 잘 이해해.

놀다가 지겨워지면, 그냥 길가에 버려버려도 돼.

말을 듣지 않는 장난감은 아무리 예뻐도 소장가치가 없으니까.

멋진 인형의 집보다는 쓰레기장이 그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이잖아?

 

리브

바네.... 총지휘관, 임무를 말씀해주세요.

 

리브는 갑자기 지휘관과 바네사 사이에 걸어 들어와, 두사람 사이를 막고 본부 바깥으로 눈길을 보냈다.

 

바로 지금의 소동 때문에, 그 소동을 보기 위해 많은 소대원들이 밖에 모여 있었다.

 

지휘관 

...?

 

바네사

어, 그냥 손을 놓네? 좀 더 오래 잡고 있어도 되는데. 그래도 모처럼 수석의 색다를 모습을 볼 수 있었네.

 

바네사는 잡혔던 손을 다른 손으로 문지르면서, 낄낄대는 얼굴로 지휘관과 리브를 쳐다보았다.

 

루시아

총지휘관.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임무를 할당해주세요.

 

갑자기 뒤에서 루시아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고, 바네사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루시아를 질책했다.

 

바네사

내가 방해해도 된다고 했나?

 

루시아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침식체의 위협이 제거되지 않았으니 이제 임무에 집중해주세요.

직무 유기나 소극적 방해행위는 전투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상급자에게 책임을 물을 경우 총지휘관으로서 불가피하게 주요 책임을 지게 됩니다.

 

바네사 

……흥.

 

바네사는 콧방귀를 끼고 몸을 돌려 전자 스크린 중앙에 있는 좌석으로 걸어갔다.

 

화면을 두드리자 도시 투영 위에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마크가 나타났다.

 

바네사 

회색 까마귀 소대는 B구역 35~42번가에 침입해.

주변보다 침식체의 수가 훨씬 많지만, 수석이 이끄는 팀에게는 그 정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

 

루시아

알겠습니다.

 

바네사

아주 좋아. 하지만 실망시키지는 마,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

...

그레이 레이븐 소대, 출발.


 

루시아 & 리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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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출발과 함께, 본부 밖에 모였던 다른 소대들도 각자의 위치로 돌아갔다.

 

바네사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전자 화면에서 손가락을 교대로 움직였다.

 

바네사

지휘관, 언제까지 그런 순진한 환상을 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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왤케왤케한 표정의 장발리브와 띠꺼운 좆네사

리가 왜 왕따당하는 지 알 것 같은 이번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