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형체는 무너진 건물 사이를 지나다녔고, 안쪽 경로에 있는 모든 침식체는 전자뇌를 총알에 정확히 관통당했다.

루시아 

리, 네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지휘관과 리브는 진공형 구조체와 같은 이동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리 

따라잡을 수 없다면 억지로 따라올 필요는 없습니다.

루시아

하지만, 위험에 처한다면 적시에 지원을 제공할 수 없어.

리

루시아, 이번 진행 속도가 이전 몇 가지 임무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셨나요?

루시아

?

리

우리 둘 진공형 구조체가 함께 움직이면서 서로 방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루시아

흠……

통신에 담긴 루시아의 말을 들은 리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고,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리는 침식체 사이를 날아다니며 기계 잔해를 남겼다.

리 

악의는 없습니다. 사실을 말하는 거에요.

그리고 당신이 보고할 당시, 저는 이미 몇 개 도로의 적대적인 데이터 수집을 완료했습니다.

이 부근의 침식체는 진공형 구조체 한 대로 청소가 가능합니다.

이 도시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이 있습니다. 사다리꼴 포메이션으로 공격수를 교체해간다면, 구성원 개개인의 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루시아

하지만……

리

아니, 하지만 아직 더 나은 선택을 생각하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이 거리의 선봉은 제가 먼저 맡고...?

리의 목소리가 갑자기 멈췄고, 통신 채널에는 시끄러운 전류잡음만이 메아리쳤다.

루시아

리? !

리브

리 씨의 신호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지휘관 

이동 경로에 있는 적들을 우선 해결하고 리의 좌표에 빠르게 접근한다.

루시아 

알겠습니다.

모두가 마지막으로 리가 연락을 취한 장소로 달려갔을 때, 그들은 리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바닥의 원형 구덩이만 볼 수 있었다.

루시아

리?

리

네, 여기 있습니다.

리의 목소리가 구덩이에서 나왔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리가 구덩이 바닥에 앉아 있었다.

루시아

잠시만요. 제가 데리고 올라올게요.

루시아는 손을 구덩이 쪽으로 뻗었다가 가장자리에 닿자 손을 홱 거둬들였고, 눈부신 전류가 구덩이와 루시아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갔다.

루시아

이건……

리브 

지상 방어군의 대침식체 수단인 전자기 함정이에요.

그러나 함정이 효율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 후반기에 금세 금지되었습니다.

리 

맞아요, 적은 갇힐 수만 있고 파괴할 수 없기 때문에, 침식체는 수를 이용해서 이 함정을 넘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는 인류의 방어 수단이 인류 세력의 공격을 방해하고 있군요.

우습네요.

리브

지휘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이 자리에 머물렀고, 수많은 침식체들이 우리를 향해 이동하고 있어요.

리브의 말을 들은 루시아는 태도를 좀 더 움켜쥐었다. 선택의 고통이 계속해서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다.

리

먼저 가세요.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기체는 당분간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제 기체를 파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휘관

리브, 어떻게 생각해?

리브

지금 퇴각하는 것이 참으로 현명한 선택이며, 일시적인 적은 희생으로 더 큰 전체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청정 백로 소대가 연전연승한 비결이기도 해요.

지휘관

하지만 여기 있는 건, 그레이 레이븐이야.

리브

...

지휘관

...

리브

어, 지휘관, 뭐하시는 거에요.

지휘관은 뒤의 배낭에서 밧줄을 꺼내 허리에서 전술 단도를 뽑아 구덩이 가장자리에 고정했다.

밧줄의 다른 쪽 끝은 그의 허리에 단단히 감겨 있었다.

지휘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야.

루시아

알겠어요.

그녀의 행동을 본 루시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태도를 옆으로 눕히고 대치 자세를 취했다.

리브

루시아?

지휘관

여기는 그레이 레이븐이야. 네 진심에 따라 행동하면 돼.

리브 

...

리 

왜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거죠. 계산에 따르면 침식체가 30초 후면 이곳에 도달할 것입니다.

밧줄을 고정한 뒤, 지휘관이 구덩이에 손을 뻗자, 루시아의 손과 달리 막힘 없이 구덩이 가장자리에 닿았다.

리 

...?

지휘관

역시 인간에게는 아무런 지장이 없네.

지휘관은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한 뒤 몸을 돌려 구덩이 속으로 들어섰다.

리 

당신 뭐 하는 겁니까.

지휘관은 리의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밧줄을 잡고 구덩이의 벽을 밟고 계속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구덩이의 벽을 밟는 군화 소리가 주기적으로 동굴에 메아리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바닥에 앉아 있는 리의 옆에 도착했다.

지휘관이 구멍 바닥에 떨어지자, 머리 위로 태도의 참격과 함께 번개가 번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지휘관

위쪽도 시작했네.

지휘관은 쪼그려 앉아 손으로 리를 일으켜 세운 뒤, 밧줄로 리의 등을 고정시켰다.

리

왜 이렇게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합니까?

지휘관

네 현재 상황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

리 

웃고 싶으면 충분히 웃으세요. 진심인 척 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많이 봐왔습니다.

지휘관

역시 구조체라도 이런 함정에선 당분간 움직이지 못할 수 있네.

리

...?

지휘관 

다행히 처음으로 구덩이에 들어간 건 침식체가 아니라 나였어.

그렇지 않으면 정말 위험했겠어.

돌아온 그는 손을 뻗어 밧줄을 잡아당기고 밧줄이 아직 안정적인지 확인한 후, 구덩이의 벽에 발을 디디고 원래 길을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이따금 침식체의 잘린 팔다리가 구멍에 빠졌고, 연청색 불빛에 단단히 싸여 구덩이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리 

하지만 지금은 저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지휘관 

이것은 모두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야.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의지해야 할 때가 있어.

내가 말한 것처럼, 리도 천천히 시도해 볼 수 있을 거야.

리 

……돌아가면 꼭 기체에 전자파를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추가할 겁니다.

지휘관 

좋아, 좋아.

리를 업고 구덩이를 올라갔을 때, 루시아는 자신의 몸을 태도로 지탱하고 침식체의 잔해 사이에 서 있었다. 그녀의 다리 도장은 이미 약간 닳아 보였고, 한 자리에서만 방어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브는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부유포까지 땅에 떨어졌다. 분명히 리브는 부유포를 움직일 힘을 일시적으로 잃었다.

루시아 

지휘관, 리.

리브 

여러분이 괜찮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지휘관 

응, 우리 돌아왔어.

리 

이상한 지휘관이네요.

루시아

리,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개졌어?

리

응?

루시아의 물음에 리는 무의식적으로 뺨에 손을 대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리

몸의 방열에 문제가 있을 뿐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루시아

몸의 방열 실패는 후속 조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리브, 네가 리를 좀...

리 

필요 없습니다!

루시아

하지만……

지휘관

풉.

리브

풉.

리

......

루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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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게이 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