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목표 도시와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도로의 전력망 봉쇄가 완료됐어요.
바네사
예상보다 오래 걸리네. 일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아?
됐어. 임무가 완료되면 네 잘못을 따질 거야.
주변 지역의 침식체들도 정리됐으니, 간선도로가 봉쇄된 지금, 도시는 일시적으로 ‘외딴 섬’이 됐네.
밤비나타, 진행 상황 보고해.
밤비나타
도시를 방호 해제하는 데 5분이 더 걸립니다.
바네사
추가로 드론을 한 대 더 보내줄게. 해결하는데 3분 줄 거야. 3분 후에 임무를 끝내지 않으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쏟아부어야 해.
지령을 제때 완수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알아서 해~
밤비나타
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리브와 밤비나타는 차례로 통신 채널에서 침묵했고 바네사는 머나먼 도시를 바라보며 임시 본부의 창가로 천천히 걸어갔다.
3분 후 바네사는 휴대용 터미널을 두드렸다.
가장 먼저 폭발한 곳은 도시의 공장 지역이었고, 폭발로 모든 기계 작업장이 가루로 변했다.
도시의 필터 타워와 에너지 센터에서 2차 공격이 발생한 직후, 에너지 누출로 촉발된 연쇄 폭발은 도시 기반의 넓은 지역을 파괴했다.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침식체는 건물의 붕괴와 함께 폭발의 충격을 함께 쓸어 버렸다.
바네사
히히, 공병부대는 요즘 바쁠 텐데.
그렇지만, 재건 작업은 나랑 상관없으니까.
바네사의 킥킥 웃는 소리에 도시 주변에 세워진 다양한 화력 지점에서 세 번째 공격이 시작되었다. 쏟아지는 탄약은 즉시 도시 주변을 휩쓸었습니다. 바네사의 터미널 표시에서 도시 전체의 침식체 수가 급감하고 있었다. 육안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속도로.
리브
주인님, 3차 공격이 왜 미리 설정한 것보다 빨랐죠. 일부 구조체은 제때 대피하지 못했습니다.
바네사
그것들은 대피할 필요가 없었어. 적을 지정된 지역으로 유인하는 것이 이번 전투의 임무였으니까.
하하, 순진한 네 모습이 내 옛날 동창을 떠올리게 하네. 정말 웃겨.
이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침식체가 유인이 부족해 도주해서 주변 도시를 공격해서 더 많은 구조체를 습격하는 게 네가 보고 싶은 거야?
전투에서의 실패, 실패의 대가를 네 순진함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리브
그건......
바네사
더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몇몇 구조체를 희생하는 건, 매우 효율적인 자원 치환이야.
우리의 행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았으니 다행이지?
리브
...
바네사
모처럼 너 때문에 웃었으니까, 이번엔 용서해줄게. 다음은 없어.
리브
...알겠습니다, 주인님.
바네사
그렇다면 테시우, 이제 네가 나올 차례야. 내가 널 위해 새로 칠한 도장을 절대 더럽히지 마.
테시우
알겠습니다, 주인님.
모든 사전 공격이 끝난 후 테시우는 무기를 들고 도시로 진격하기 시작하여 포격에서 살아남은 침식체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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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투에서 매우 낮은 피해율로 그 도시의 모든 침식체를 쓸어버렸기 때문에 청정 백로 소대는 군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상식에는 리브가 나타나지 않았다.
리브는 이것이 자신이 원하는 장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중정원은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가 관심을 두는 건 승리의 대의뿐이다.
그 대의를 채우는 것은, 이름도 없이 늘어나는 전사자 숫자뿐이다.
대의를 위해 순진할 필요도, 의심할 필요도 없다는 군인의 소명과 직책이 리브에게 각인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답답한 마음은 리브의 가슴을 짓누른다.
이 마음을 비우기 위해 리브는 평소처럼 훈련실로 향해 힘든 훈련 속에 잠시 자신을 마비시키려 했다.
그러나 리브가 연습실로 걸어갔을 때 이미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구조체
루시아, 도전 받아줄 거지?
루시아
이건..... 어떻게 된 거지?
나머지 세 구조체의 중앙에는 루시아라는 여성 구조체가 서 있었고, 훈련실은 긴장과 화약 냄새로 가득 찼다.
루시아
지면 우리 지휘관을 너희에게 넘겨달라는 거야?
구조체
우리라면 당장이라도 전투에 뛰어들 수 있으니까, 너랑 함께라면 아마 몇 개월 더 지나야...
루시아
하!
구조체
뭐!?
루시아는 망설임 없이 상대를 공격했고, 양측이 무기를 든 순간 전투가 시작됐다.
구조체
넌 이기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냐!
한 사람이 넘어지자 다른 사람들이 즉각 반응해 포메이션과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루시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너희들이잖아. 여러명에서 한 명에게 덤비는 것도 도전이라고 할 만한 가치가 있겠어?
구조체 B
쳇, 이건 소대 전투의 기본 전술이야. 우리 같이 들어가자!
구조체 C
응!
루시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도 내 적수가 되지 못해. 지휘관은.... 내 지휘관이야!
리브
...
훈련실 내 전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났고, 훈련실 밖 벽에 기대어있던 리브는 고개를 살짝 내밀고 상황을 살폈다.
그녀의 시야에서 중상을 입은 루시아는 훈련실 중앙에 반쯤 무릎을 꿇고 있었고, 도전했던 구조체들은 땅에 쓰러져 나뒹굴었고, 루시아는 칼로 자신의 몸을 받치고 천천히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다.
루시아
내가 이겼어.
그레이 레이븐은 점점 올바른 궤도로 가고 있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거야.
리브
...
그레이 레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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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흠... 지휘관을 그레이 레이븐 팀에 배정하는 건가... 그렇다면 지금 어디로 찾아가야 할까.
연구원들은 지루하게 구조체의 자료를 뒤적거리다가 이내 뒤적이는 동작을 멈췄다. 그의 터미널에는 분홍색 형체가 있었다.
연구원
장관은 보조형이 필수라고 했는데... 중위, 1급 무공을 받은 적이 있네.
벌써 팀이 있네.....
됐다. 일단 자료들을 니콜라 장관의 집무실에 함께 넣어두고, 장관이 직접 결정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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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이상, 청정 백로 소대 소속 리브의 팀 조정 지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바네사
뭐? 그 천진난만한 장난감을 달라고 하다니.
장관의 명령이라도 잘 알고 있겠지. 내 손에서 장난감을 빼앗아 가려면 뭘 준비해야 할지도-
연구원
물론이죠. 청정 백로 소대는 충원권의 최우선 순위를 확보했습니다.
소대에 할당되지 않은 구조체를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도장, 무기 및 장비, 기체 교체 자원도 청정 백로 소대에 우선 적용되어 대원 부족에 따른 전투력 불균형을 보완해드리겠습니다.
바네사
얼마나 관대한 자원 치환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걔를 데려가.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게 조금 질렸거든.
연구원
장난감...
바네사
왜?
연구원
아니요, 저는 청정 백로 소대가 계속해서 인류에게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네사
흥, 방해가 되는 순진한 바보는 필요 없어. 그래야 우리가 반드시 임무를 해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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