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 어느새 여기까지 왔는데....

돌격매한테서 떠났지만, 여전히 손에 든 선물을 보며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는데, 또 이렇게 그들을 내버려두는 것도 좋은거 같진 않고, 만약에 돌격매가 나 때문에 욕을 먹게 된다면 정말 미안하게 된다.

지휘관: 그냥 돌아가는게 나을까?

하지만 크롬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빨리 그레이레이븐 소대의 휴게실로 돌아가라고 재촉하고 있었는데, 정말 마음에 걸려서 잠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통로 모퉁이에서 정신을 빼놓으며 망설이는 것은 확실히 좋은 생각이 아니였는데, 주의력을 잃는 순간 똑같이 모퉁이에서 나타난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지휘관: 미안해...저기...

???: [삐] ! 앞 좀 잘 보고다녀! ....다행히 선물은 괜찮은거 같은데....무슨 문제가 생기면 너를 죽여버리겠....응???!

비앙카: 카레리나! 무슨 일이...지휘관!?

정신을 차리고보니 방금 부딪힌 사람은 카레니나였고, 그녀의 손에도 예쁘게 장식된 상자가 들려있었지만, 시선이 상자에 닿는 순간 카레니나는 광속으로 상자를 뒤로 숨겼다.

카레니나: 뭘 보는거야....!

카레니나는 왠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카레니나: 쳇....귀찮게 됐어,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는걸...아무일도 아니야.....

비앙카: 맞아요, 예상치 못한곳에서 만나서 정말로 깜짝 놀랐어요.

카레니나: 비앙카 말이 맞아....

비앙카: 지금 기회를 놓친다면, 너가 힘들게 고른 선물이 의미가 없어질지 몰라.

카레니나: 무슨 소리야! 고른건 비앙카지, 나는 옆에서 좀 도와줬을뿐이야.

카레니나는 한숨을 내쉬며 예쁘게 꾸민 상자를 다시 뒤에서 꺼내 건넸다.

카레니나: 이건 너한테 주는...선물, 비앙카의 센스와 나의 품격을 더하면 그레이레이븐놈들 보다 절대로...특히 루시아가 고른 선물보다 더 좋을꺼야!

카레니나가 들고 있던 선물을 받았고, 카레니나는 미소를 지었다.

지휘관: 응, 고마워.

비앙카: 선물은 각자의 마음을 대표하는데, 이런 선물은 비교가 안되겠죠....

카레니나: 그래도, 우리가 제일 먼저 선물을 준다는 것만으로 이미 이겼어!

비앙카는 웃으며 카레니나의 머리를 토닥였는데, 그리고 돌격매가 건넨 선물에 눈을 돌렸다.

비앙카: 이건....지휘관이 이미 다른사람한테 선물을 받은건가요?

지휘관: 이건 돌격매꺼야...

비앙카: 돌격매...카무이가 있는 척후소대였죠.

지휘관: 맞아....아주 활발하지.

비앙카: 음, 다행이다....지난번 이후로 그를 거의 볼 수 없어서, 하지만 청소부대중에서 그를 다시 보고싶은 사람은 없네요.

비앙카: 만약 당신이 그때 완고하지 않았다면, 그때 저는 이미 카무이를 퍼니싱 바이러스에 감염된 병사로 간주하여 죽였겠죠.

비앙카: 당신에겐 당연한 선택일 수 있겠지만, 늘 부대 청산을 해온 저에겐 그렇지 않아서.....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앙카: 그때뿐만 아니라 지휘관, 당신의 이후의 일을 저도 계속 주시하고 있어요. 당신의 신념은 항상 상상할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낼 것 같아요.

지휘관: 나는 별로 대단하지 않은데....

비앙카: 당신이 조금씩 쌓아온 노력이 모두에게 절실한 희망을 주었고, 당신에게 준 이 선물들이 바로 가장 좋은 증명이에요.

카레니나: 참, 그렇게 자신감 없이 대답하지 말고, 오늘은 솔직하게 모두의 축복을 받으면 되잖아.

지휘관: 응....알겠어, 고마워.

카레니나: 됐어, 루시아....그놈들이 아직도 널 기다리고 있어, 기왕 만난 김에 같이 가줄께.

비앙카: 음, 비록 주인공이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고는 하지만, 당신도 그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됩니다.

지휘관: 주인공이 나 말하는거야...?

성가신 카레니나에게 밀려 걸음을 옮기려 할 때, 멀리서 날카로운 타이어 마찰음이 들렸다.

나나미: 짜잔~ 나나미 등장이요!!!

세리카는 나나미의 등에 업혀져 있었고, 나나미의 펄스 기체 아래 타이어가 움직였는데, 왠지 과거에 기체가 돌격하는걸 본적이 있는거 같았다.

나나미: 역시 극에는 악역이 있어야만 감명을 받을 수 있지! 나나미는 현재 악당의 조무래기입니다~

세리카: 너는 누구보고 악당이라는거야...

비앙카: 오늘은 지휘관이 세리카에게 잡히지 않도록....로제타양, 부탁해요!

비앙카의 외침과 함께 추진체의 불빛이 멀리서부터 빠르게 날아와 모두의 곁에 떨어졌다.

지휘관: 로제타? 어디서 온거야.

로제타: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지휘관님, 저를 안아주세요...지금 도망갈 준비를 해야합니다!

지휘관: (가만히 안아준다)

로제타: 지휘관....약간, 살짝 껴안아도 괜찮을텐데, 이 기체는 상당히 튼튼합니다.

로제타의 비교적 가녀린 기체를 뒤에서 껴안고 돌아보니 나나미와 세리카는 거의 뒤에 와 있었다.

지휘관: 나나미가 오고있어!

나나미: 나나미 돌진!! 전속력으로 전1진한다!!!

세리카: 도망가지마세요!!!

로제타: 지휘관 서둘러, 곧 이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