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번 도시보육구역


"삶에서 무엇인가를 베풀 수 있는 것은 삶 그 자체인 것을."*

*칼릴 지브란 - 베풂에 대하여(On Giving)



리브는 린지, 칼리 노부부, 샌디 4명을 안장하고 성냥과 함께 043번 보육구역을 떠났다.


그녀는 내내 묵묵부답하다가, 스스로 의심하는 소리에 묻혀, 동료와 합류하고 나서야 겨우 조금이나마 마음을 다잡았다.


046번 보육구역으로 돌아가, 리브는 그 페이지의 피 묻은 노트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이 소년은 이미 무장 난민 무리 속에서 자신의 형을 찾아, 노트를 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사람들은 셰퍼드에게 여전히 악의를 품고 있으니 리브가 빨리 추방해 주기를 바랬다.



리브

...


리브

내가 과연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까?


앞에 놓인 성냥과 샌디, 그리고 지난 날의 기억까지.


구할 수 없는 생명은 모래시계 속의 자갈처럼, 매 초마다 미끄러지고 있다.


그중 하나를 잡더라도 성냥개비처럼 다음 지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샌디가 팡틴이 아이를 낳기 원치 않았던 것처럼, 바꿀 수 없는 이 세계는 생존도 고통을 연장시킬 뿐이다.


리브

...심지어...지휘관까지...


여전히 의식불명의 인간을 생각하니, 절망감이 배가되어 리브의 마음속에 솟구쳤다.


【지휘관 이름】이 이대로 잠들어버린다면, 풀리아 숲 공원 터에서의 실수는 지휘관의 일생을 망친 것이다.



리브

...미안해요...미안해요...


그러나 그녀의 사과와 죄책감은 이미 인간의 귀에 전달되지 않았다.


리브

...만약...


만약 【지휘관 이름】이 깨어난다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오래 전에도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사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지휘관 이름】은 이런 말을 했었다...'의미가 있어'


'지금은 알지 못하더라도, 하찮은 변화와 구원이라도, 의미가 있어.'


리브

...


'포기하면 모든 의미가 없어져'


그 낯익은 목소리를 생각하며 리브는 마음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누르기 위해 애썼다.


리브

아직 포기할 수 없어… 조금만 더 노력해야 돼...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끊임없이 스스로 용기를 내어, 다시 전투와 구원의 동력을 얻으려 하였다.


그러나 리브가 마음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전에, 입구에서 한바탕 소란이 들려왔다.



무장난민A

아, 안 돼!


무장난민A

조니 씨... 얘, 얘들아!


이 무장난민은 피투성이가 된 헝겊 조각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거렸다.


무장난민A

다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죽었어. 난 걔네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루시아

리브!


루시아는 막 리브에게 알리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수색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았다.


리브

안 돼요. 수색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대상이 너무 적고, 고농도의 퍼니싱을 보유하고 있어요.


루시아

전부 감염체야?


리브

수색에 빠져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녀는 최악의 결말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루시아

그들은 언제 갔습니까?


무장난민A

열 시간 남짓 전에 너희들이 나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팡틴 누님을 데리고 너희들이 남기고 간 차를 몰고 밖으로 나섰어.


리브

왜 팡틴 씨를 데리고 간거예요?


무장난민A

임신 39주 차라 출산 준비를 위해 물자를 구하러 나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때도 내가 만류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도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니, 혼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어.


리브

벌써 10시간째 이렇게 수색해도 늦을지도 모르는데...



무장난민 수장

헛수고 하지 마.


무장난민 수장

그 두 사람은 임산부 한 명을 데리고 있었는데 다트는 조니가 사고를 당해서 자신 앞에서 죽었다고 말했어. 세 사람 중 행방이 묘연한 임산부 한 명밖에 안남았다.


리브

...하지만 전...


루시아

가자, 리브.


성냥

왈!


리브

성냥…너도 갈래?


성냥

왈왈!


무장난민 수장

갈 테면 가라. 이 밥만 축내는 짐승도 데리고 가. 나중에 잡아먹히는 꼴 보기 싫으면.


리브

...


루시아

괴로워하지 마, 리브. 전에 베라에게 보더 콜리가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이번 수색에서 꼭 챙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녀는 리브가 이전의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더 깊은 슬픔에 빠지기 전에, 루시아는 재빨리 리브를 붙잡아 그녀의 관심을 정상 궤도로 이끌었다.


루시아

팡틴 씨의 짐이 어디 있는지 알아? 우선 성냥이 그녀의 냄새를 인식해야 돼.


리브

네, 곧 가지러...





시간은 열 시간 전...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아직 046번 보육구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팡틴은 출산에 필요한 물자를 찾기 위해 보육구역 안에 있던 구조체들과 인사를 나누고 조니 등과 함께 떠났다.


그녀는 여러 사람의 보호 아래서 미리 필요한 것을 다 찾았다. 거동이 불편하여, 상가 앞 광장 벤치에 홀로 남았다.


석양의 잔광을 보면서, 그녀는 방금 찾은 융단을 매만지고, 출산 시 사용할 물자를 하나하나 확인하였다.



팡틴

응, 다 준비됐어.


그녀는 고개를 들고 먼 곳을 바라보며, 동료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뱃속의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팡틴

너를 낳는 것이…정말 좋은 일일까?


그녀는 고난으로 가득 찬 현실 앞에 서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팡틴

네가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내 아이야.


샌디를 만나기 전부터 누군가 이 질문을 던졌는데 그때는 망설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굶주림과 망명 속에서 성장해도, 팡틴은 자신을 행복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녀는 가족과 남편의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을 자신의 아이에게도 나누고 싶다고 말했었다.


아기가 태어날 때를 대비해 두 사람은 일찌감치 미래를 계획하고 착실히 노력했었다.


보육구역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남편과 반가운 눈물에 부둥켜안고 있던 자신을 기억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풀리아 숲 공원 터의 재난 이후 하나둘 사라졌고,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추억의 여온만 손에 남아 있다.


만약 환경이 계속 악화된다면, 그녀는 자신도 보호할 수 없는데,어떻게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가?


이 아이를 태어나게 한 것이 정말 좋은 일일까?


샌디의 그런 말을 들은 후부터 그녀는 이미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몇 번 했는지 모른다.


팡틴

다들 없어졌어...나도 돌아갈 수 없었어...


팡틴

이 아이를 또 잃는다면...


이렇게 고독한 미래를 상상하기만 하면, 팡틴의 눈가가 찡해지고 떫게 느껴진다.


사랑은 서로에게,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동시에, 그녀는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팡틴

자기 만족을 위해서 그러는 것처럼...


단지 외로움 때문에, 사랑받고 싶어서, 고난이 가득한 이 세상에 생명을 끌고 온다면, 이 아이에게도 너무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팡틴

하지만...


또 이 아이가 세상을 반드시 증오할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짧은 27년의 세월에도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했었다.


팡틴

미래는 아무도 몰라...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할까?


팡틴이 머리를 숙이고 생각하는 동안, 골목 한 귀퉁이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서... 도망...


그녀는 그 쉰 목소리를 바라보았지만, 비틀거리는 유인의 모습을 보았다.


??

...도망가...


팡틴

!!


왜 여기서 유인들이 나왔는지, 왜 동료들의 목소리가 나왔는지, 팡틴은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소리가 미리 팡틴의 주의를 끌었기 때문에 도망갈 시간을 주었다는 것이다.


팡틴

…살…살려줘…!


임신 39주 차에 달리면 미리 출산에 들어간다는 교재를 읽은 그녀는 아이를 맞을 준비가 안 된 채 배를 감싸고 성큼성큼 뛰어야 했다.


팡틴

신이시여...제발...제발...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점점 심해지는 산통과 함께, 팡틴은 익숙한 거리를 향해 전력 질주하였다.



성냥

왈!왈!왈!


루시아

방금 우리가 격파한 유인은 조니 씨와 같은 소리를 냈어. 우린 이미 늦었어.


리브

하지만 팡틴 씨는 아직 소식이 없어요.


루시아

계속 수색하자.


리브

네!




과연 얼마나 달렸을까? 여기서 또 넘어진 지 얼마나 지났을까?


10시간? 아니면 그 이상? 팡틴은 구체적인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달빛이 황혼을 대신하여, 길 위의 얼룩덜룩한 핏자국을 가리는 것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만반의 준비 속에서 태어나야 할 이 아이를 품에 안고, 지금 아무런 준비도 없이 흙 속으로 미끄러져 떨어지고 있다.


팡틴

...안녕...아가야...


팡틴

보아하니...여자아이네...


무더운 선혈이 몸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피를 많이 흘린 나머지 몸뚱이가 차갑게 느껴지고 있었다. 특별히 확인하지 않더라도, 그녀는 지금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이미 시간이 없자, 팡틴은 몸을 떨며 피묻은 아기를 받들어 부드러운 담요에 싸였다.


팡틴

...미안해, 너도 나도 선택지가 없어...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하여, 사랑이 넘치는 손을 그녀의 가장 연약한 부분에 놓았다.


갓난아기의 목덜미가 너무나 부드러워 차마 일격을 가할 수 없었다...


이렇게 꼬집기만 하면,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는 이 아이는 가장 짧은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긴 추운 밤 속에서 구원을 기다릴 필요도, 알 수 없는 고초를 마주할 필요도 없다.


팡틴

하지만…. 분명……그러면 안 되는데…….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를 빌려 세상에 나왔지만, 부모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는 사랑을 줄 수 있어도, 생각은 줄 수 없다.**


부모는 활이요, 아이는 현에서 나오는 생명의 화살이다.**

**칼릴 지브란 - 아이들에 대하여(On Children)


이미 '활'이 된 이 여자는 이미 이 이치를 알고도 그녀의 '화살'을 깨뜨리기로 마음먹었다.


팡틴

너의 선택을 내 마음대로 결정해버렸어...엄마를 원망해 줘...미안해....


ㅡㅡ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기 때문에?


남편을 만난 것을 후회하고, 이 작은 생명을 잉태한 것을 후회해서?


만약 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무사히 살 수 있었을까?


팡틴

...어쩌면...


팡틴

하지만 난 지금처럼 행복할 수 없어.


ㅡㅡ너는 행복해?


팡틴의 마음속에는 '네'도, '아니오'도 아닌 답이 떠올랐다.


대답하기 전에, 그 손은 떨리는 가운데 그녀의 첫 결정을 배반하고, 뒤늦은 두들김이 되었다.


아기는 어머니의 슬픔을 느낀 듯, 우렁찬 울음으로 화답하여, 생명의 평안을 알리고 있었다.


팡틴

...난 정말 나약하고 이기적인 엄마야


팡틴

널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은 나의 행복도, 나의 괴로움도 아닌 나의...갈망이었어.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이 작은 온기를 버릴 수 없었다.


차가운 달빛 아래, 여자는 절망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한 번도 믿어 본 적이 없는 하늘을 향해 비애의 기도를 보냈다.


팡틴

…이 아이를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팡틴

아이에게 선택의 시간을 주세요...


뒤이어ㅡㅡ


그녀의 기도에 응답하려는 듯, 멀지 않은 곳에서 우렁찬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분홍빛 그림자가 그 뒤를 따라와 그녀의 손에서 희미한 불꽃을 받았다.



리브

팡틴!!


리브

이럴 수가……이건… 출산 후 출혈이에요…


여기에 오기 전에 리브는 각종 의료용품을 챙겼었다.


피를 써야 되는 경우를 생각했지만 군중 속에서 외쳐도 대답이 없어 먼저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리브

...수혈이 안되면 ...지금이라도 지혈을 한다 해도...


팡틴

...고마워요, 리브.


리브는 이제 이런 상황에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리브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해낸 게 없는데...


팡틴

그럼… 한 가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리브

네, 말씀하세요...


팡틴

우리아이를 데려가세요…아이를 살려주세요...


팡틴

그녀가 세상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그날까지...


리브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 번 작은 생명을 체크했고, 기적처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자신의 약속이 거짓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자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리브

....네.


팡틴

...감사합니다, 리브.


죽음 직전의 여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그 핏기 잃은 얼굴은 미소를 띠었다.


팡틴

그녀가 조금 더 자랐을 때, 그녀에게 말해주세요…엄마 아빠가…널 세상으로 데려왔다고요…


팡틴

왜냐하면…이 망가진 세상도…아름답기 때문이라고요...


팡틴

우리는 이런 아름다움을 아이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팡틴

참 부질없죠... 미안해요...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넘쳐흘렀다.


팡틴

그러니까...


팡틴

만약 그녀가 언젠가는....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찾아 헤매면서도 여전히 이 세상을 증오하고 있다면......


팡틴

엄마 아빠를 찾아와도... 된다고....


리브

팡틴 씨...


팡틴

괜찮아요…생명은 굴레가 아니라 아름다운 운반자가 되어야 해요.


팡틴

그 다음, 그녀 스스로 선택하게 해주세요.


팡틴

참, 그리고 제가 아이의 이름을 코제트라고 짓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미제라블 


리브

... 코제트 ... 참 좋은 이름이에요.


팡틴

그랬으면 좋겠는데...


팡틴

...난 그녀를 낳은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팡틴

저는 항상... 그녀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었거든요.


팡틴

이제…그 소원은 이루어졌습니다……다만 아쉽게도……아이를 데리고 갈 수 없었어요……


팡틴은 천천히 두 눈을 감고, 생명에따라 서서히 사라지는 웃음기와 함께 마치 리브에게 마지막 말을 되풀이하는 것 같았다.


ㅡㅡ난 그녀를 낳은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리브

...당신도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한 후회는 없었던 건가요...


리브

어째서...


소년의 답은 다른 사람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종이에 쓰여있었다.


여성의 답은 이미 명백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생명을 낳았기 때문이다.


성냥

...끼잉.


셰퍼드는 이곳에서 엇갈리는 탄생과 죽음의 냄새를 맡으며 구슬픈 소리를 냈다.



소년이든 여성이든 각기 다른 처지에 서서 서로 다른 신념을 갖고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선택을 한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다른 생명에 맡겼다.


ㅡㅡ하나는 미래를 증오했던 소년이 구원한, 미움받던 생명.


ㅡㅡ하나는 미래를 염원했던 여성이 낳은, 지켜진 생명.


타오르는 불씨가 아무리 미세하더라도, 모두 자신의 방법으로 세계가 끊임없이 추락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소녀는 이 순간, 마침내 모두의 신념과 희망이 어떤 형태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은 알지 못하더라도, 아무리 하찮은 변화와 구원이라도, 의미가 있어'



리브

네... 맞아요....


생명은 이와 같이 짧으나, 결코 짧다고 해서 의미를 잃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에 독특한 흔적을 남겼을 것이고, 다음 생명에 자신을 전달했을 것이다.


자아와 타인을 끌어안는 '죽음'에 리브는 비로소 생명의 답을 제대로 이해했다.


죽음은 다음 생명을 주었다. 언젠가는 날아다니는 새와 짐승과 곤충과 꽃도 줄 것이다.


그리고…그들은 또 죽음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긴다.


생명은 생명을 낳고 죽음이 없으면 생명이 이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눈물 속에서 조그마한 코제트와 성냥을 껴안았다.


리브

그래…죽음은 결코 영원한 이별이 아니야…. 그들의 흔적은 그들이 아끼는 생명 속에 있어….


리브

두번 다시 못 만나더라도...슬프더라도...아쉽더라도......


리브

나도 이 아픔을 안고 갈 거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야.


감정을 거의 다 쏟아내렸을 때, 그녀의 마음속에는 가장 굳은 결의만이 남아 있었다.



리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어.


리브

인간도 구조체도, 동물도, 곤충도…. 수많은 생명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워.


리브

그래서... 지휘관은 지금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아무리 하찮은 변화나 구원이라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어.


리브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남긴 불꽃, 내가 지켜줄게. 이 믿음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야.


리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리 적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성냥이 나를 데려와 팡틴 씨를 찾아서…코제트를 살린 것처럼.


리브

모든 생명의 노력이 쌓이고 있어… 우리는 그 소망의 미래에 도달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