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멸잔주 17-25 : 죽음을 향하여

ㅡㅡ자신의 '죽음'을 기점으로, 미래로 나아간다.

애도의 인파가 전부 흩어졌을 때, 공중 정원은 이미 허황된 어둠으로 뒤덮여 있었다.

리브는 수많은 희생자들의 이름과 함께 추모비의 전투 바코드에 새겨져 방문객들이 그들의 과거 행적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이름 뒤에 있는 사람과 구조체들은 재앙의 상처를 메워주었고, 사람들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낮이 가면 석양이 내리고, 시간의 시냇물은 다시 새로운 어두운 밤으로 흘러갈 것이다.

세계의 역사는 빛과 어둠, 과거와 미래 속에서 바뀌어 간다.

밝은 인공달빛 아래 추모비 앞에서, 세 사람이 아직 사람들을 따라 흩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더 없이 익숙한 그 이름을 바라보았고 아무도 울거나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

만일 큰 병에서 이제 막 회복하여 스스로 가누기도 어려워하는 인간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새벽빛이 오기 전까지 그저 멍하니 침묵 속에서 다시 낮이 올 때까지 서있었을 것이다.

마음은 고통으로 물들어도 내일은 평소대로 찾아올 것이고, 싸움과 임무는 누구에게도 슬픈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소녀는 수많은 희생자들처럼 추운 겨울에 잠들어 미래를 추억으로 만들었다.

그녀의 여정은 여기서 끝났으며, 앞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 남았다.

리브

...

추모비에 새겨진 이름으로 변하여, 미래를 추억으로 녹여낸다.

역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완전히 바뀌지는 않지만 누구나 자신의 힘으로 얼마든지 미래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이 앞에 가시밭길만이 남아있다면, 영광이 넘치는 그 순간에 아무 고통도 겪지 않는 것이 가장 홀가분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리브

하지만...

소녀의 마음은 아직도 동료들을 걱정하고 있다.

그녀가 갈구하는 답에 화답하듯 그 미래의 모습이 이어졌다.

며칠 후 그녀는 낯익은 모습을 보았다.

루시아다.

루시아

....

루시아는 추모비 앞에 양 인형을 놓고 주위에 아무도 없고 어두울 때, 땅바닥에 앉았다.

리브

이렇게 보니 군인이 아니라 방랑자처럼 보이네요. 당신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요.

리브

...루시아...

상대방은 '과거'로부터의 부름은 듣지 못한 채 자기들끼리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루시아

미안해, 네가 가는 날... 사실 난 분노했어. 너가 아닌 나 자신에게, 그리고 고의로 진실을 숨긴 사람들에게...

루시아

그것도 엄동작전의 일부였을 거라고 짐작했었지만, 널 데리고 공중정원으로 돌아간 후 이 작전에 대한 진실을 들어버렸어.

루시아

유독 너에 관한 일만큼은…. 다른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어.

루시아

네가 가고 나서 며칠 안 지나서 지휘관이 깨어났는데…그때 네가 조금만 더 기다릴 수 있었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자문자답했다.

루시아

만약 그랬다면 리, 크롬, 창위와 소피아는 죽었겠지.

루시아

...나도 거기서 죽었을 테고.

루시아

그들은 모두 나보다 더 심한 기체 손상을 입었었고, 그들이 밑에서 막아준 덕분에 나는 더 움직일 수 있는 최후의 한 명이 될 수 있었어.

루시아

그리고…결국 네가 인간형 생물체를 없애주었어.

루시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널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들어.

루시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널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어.

루시아

내가 다른 이들의 희생을 고려하지 않는 것 이외에는.

루시아

하지만 그것만큼은 네가 결코 보고 싶지 않았던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어.

루시아

...

루시아

리브, 너도 알다시피 리는...

루시아는 말을 잇지 않았다.

루시아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모비 앞에 청년 구조체가 다가왔다.

리

리브.

그는 인사를 하고나서 마치 모든 말이 소리 없이 다한 것처럼 오랜 정적이 흘렀다.

이 청년은 단말의 타이머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였다.

리

너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어.

이 말을 마치자 그는 잠시 침묵 속에서 사색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리

안녕.

청년은 입에 맴도는 수없이 많은 말들을 두 글자의 작별 인사로 바꾸었고, 모든 마음은 그와 함께 광장의 불빛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렇게 사라진걸까, 아니면 그의 형태가 리브의 인식에서 벗어났다는 뜻일까?

시간은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흘러갔고, 인간과 루시아가 짝을 지어 찾아올 때마다 그녀는 지휘관의 몸에 남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지나가던 사람들이 지상의 폭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마치 뛰어넘기 힘든 혹한의 겨울이 온 것 같았다.

이윽고, 추모식에서 '리브' 옆에 지휘관의 이름이 새겨졌다.

그 이후, 두 사람의 이름에 이어 '루시아'가 추가됐다.

몇 년이 지났던 것일까, 추모비 앞에 낯선 소녀 구조체가 다가왔다.

???

리브 언니, 안녕하세요.

코제트

기억하나요? 전 당신이 구해준 코제트에요.

코제트

...

코제트

부모님이 목숨을 걸고 절 당신에게 드리기 이전에, 부모님은 절 천재라 믿었다고 그 사람들은 말했어요.

리브

...아니, 그런적 없어...

리브

너의 부모님은 네가 행복을 찾기를 바랄 뿐이었어..

리브

너 스스로 미래에 대해 선택하길….

그녀는 리브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계속 자신의 일을 이야기했다.

코제트

그런데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보조형 구조체일 뿐인데...

코제트

당신들이 살아있었다면, 정말 실망했을 거예요.

리브

그럴 리가……그들은 그런 일을 기대했던 게 아니라…….

코제트

제 부모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었나요? 그 분들은 왜 절 낳으려 했죠?

코제트

당신이 알려주세요... 리브.

긴 겨울 동안 코제트는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도, 털어놓을 상대도 잃었다.

외로운 소녀가 홀로 추모비 앞에서 하소연하며, 말도 점차 울음소리로 변해갔다.

그녀의 처절한 오열 속에서 사방의 장면은 점점 짙은 흰 안개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리브가 탐지할 수 있는 미래는 한계에 다다랐다.

리브

이것이 내가 바라는 미래일까?

죽음은 확실히 괴로움과 고통을 감내하는 것에 비하면 영원한 '홀가분함'을 가져와주었다.

리브

하지만 나는 느꼈어, 너무 무미건조하고 차가워...

'그렇다면 스스로 더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야 할텐데?'

'당신이 답을 이미 정했다면'

'후회 없는 결정이었으면 좋겠어'

인멸잔주 17-26 : 생을 향하여

ㅡㅡ 자신의 '죽음'을 기점으로, 과거를 돌아본다.

??

우리는 성공했습니다......마지막 목표도 해결되었습니다! !

???

일어나, 리브언니!!! 왜 이렇게 위험한 짓을 한거야!!

????

......그녀를 잠들게 해줘......이 일이 해결되면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어.

???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말을 하는겁니까?!

????

잔인? 도대체 누가 잔인한건데?? 더 이상 이 세계에서 그녀가 그리워하는 사람도, 일도 이젠 없잖아, 내 말이 틀려?!

????

도대체 언제까지 그녀가 의식의 바다의 은통과 죽음의 환각에 시달리도록 만들어야 하는거야??

???

대장....

???

...어쩌면 우리는 구조체로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몰라......

군중들의 울음소리가 곁에서 점점 걷히고, 리브는 '과거'의 방향을 따라 흰 안개 속에서 계속 전진했다.

길 끝의 세계는 온통 꽃바다로 변했다.

손가락 끝으로 가슴을 살짝 건드리자 짓무르던 상처도 장미 한 송이가 되어 바람에 흩어졌다.

???

리브...

익숙한 목소리에 리브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상대의 기체는 산산조각이 났지만 그녀는 루시아임을 알아봤다.

루시아

너도 왔구나......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어 옆에 있는 청년을 끌어당겼다.

리브

어, 이건 리 씨?

기억 속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깜깜한 실루엣처럼 공간의 구멍처럼 보인다.

그것은 그녀가 어떤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아 리브의 인식 밖에 있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리브

당신은 어째서...

리브

...새로운 특화 기체 때문인가요?

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루시아

가자, 이제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지휘관이 기다리고 있어.

리브

...지휘관?

루시아

봐, 바로 저기 있잖아.

루시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바라보니 한 인간이 꽃 한가운데 앉아 리브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리브

...지휘관...

【지휘관 이름】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늙어있었다.

【지휘관 이름】

오랜만이야.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그녀의 망가진 자기 방어는 이 순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지금 도대체 어떤 공간에 있는거지?

이 모든 것은 사후의 의식과 데이터일까, 아니면 잠깐의 환상일까?

그녀가 가장 원하는 동료들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리브

......여기서 많이 기다리셨나요?

인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 웃음 속에서 리브의 몸에 남아 있던 아픔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루시아

이번에는 누구도 우리 네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야.

히포크라테스

도대체 무슨 일을 당했길래......가슴이 관통당했어.

낯익은 노교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리브를 바라보았다.

리브

기억이... 잘 안나요.

히포크라테스

하여튼 또 어떤 놈을 보호하러 갔었겠지.

히포크라테스

매번 이런 식이야, 나 자신을 상처투성이로 만들어버리고.

그녀는 마치 진료라도 하듯 리브의 어깨를 잡고 손가락으로 상처를 만졌다.

신기하게도 그녀 역시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휘관 이름】

오랫동안 고통을 겪게 해서......리브......미안해.

리브

......오랫동안요?

히포크라테스

그래, 특화 기체의 후유증으로 인해 너의 의식의 바다는 끊임없이 통증을 겪었어. 통증의 정도는 인간으로 따지면 마치 통풍이나 골절과 같은데, 주로 머리에 집중되어 있었지.

히포크라테스

게다가 그 잔존 데이터들이 주는 죽음의 환각…살아 있는 것도 괴로움이었어.

리브

......죽음의 환각......?

히포크라테스

나는 애초에 이놈들에게 너를 놓아주고, 그리 힘들지 않을 때 널 편안히 떠내보내주자고 했었어.

히포크라테스

그 결과, 말 끝나기가 무섭게 그 녀석들 모두 펄쩍 뛰었어.

히포크라테스

결국 우린 이 문제를 딥 마인드 연결의 강화로 간신히 해결했지만, 인간의 수명은 결국 유한했지….

그녀는 【지휘관 이름】을 가리키며 눈살을 찌푸렸다.

히포크라테스

이놈이 죽어버려서 은통과 죽음의 환각들이 다시 널 찾아왔었어.

히포크라테스

그리고.... 이 증상은 기체를 바꿔도 해결할 수 없었지.

히포크라테스

지금이라도 그 사람들, 특히 너, 지휘관이 이걸 한 번 더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어.

【지휘관 이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

흥, 어쨌든 넌 이제 아픔을 느끼지 못할 거야.

리브

무엇을 한 번 더 체험한다는 건가요?

【지휘관 이름】

리브...

익숙한 사람이 그녀 앞에서 손을 흔들어 마술처럼 종이 우담화를 피웠다.

【지휘관 이름】

이것은 이제 우리가 함께 나눌 추억이야.

우담화를 받자, 그리운 모든 기억이 다시금 가슴으로 솟구쳤다. 리브는 '현재'에 위치하여 미래에 일어날 일<//추억>들을 모두 기억하는 것을 보게 된다.

리브

...생각났어요.

추억과 함께 익숙한 고통과 붉은 환각도 몸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우담화가 종말의 그 순간까지 피었던 일을 떠올렸다.

리브

...지휘관이 우리를 찾아왔었어.

수송기가 구름을 뚫고 지나가는 순간 인간형 생명체도 성당을 찾았었다.

동료와 지휘관이 중상을 입는 대가로... 그녀는 그 전투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단지 살아남았을 뿐이었다.

공중정원으로 돌아간 뒤 의식이 몽롱한 가운데 교수와 지휘관의 논쟁을 들었었다.

히포크라테스

지금 네가 그녀를 살려준다고 해도 앞으로 의식의 바다에서의 고통과 죽음의 환각은 그녀의 일생을 따라갈 거야.

【지휘관 이름】

최소한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의 선택을 들어야 합니다...

히포크라테스

네가 리브의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리브 앞에서 두 마디만 간청한다면 어떤 고통도 스스로 삼키려고 할걸?

히포크라테스

여기서 널 두고 큰소리 치느니 차라리 그 의식의 바다의 은통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해줘야겠어.

【지휘관 이름】

...그렇게 해서 당신의 결정을 바꿀 수 있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지금 서 있을 수도 없는 그 몸으로?

【지휘관 이름】

.네.

히포크라테스

...좋아!

거기서... 또 무슨 일이 있었지?

리브는 길고 아름다운 꿈을 꾸었던 것 같았다. 꿈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그리고 자신만의 꿈을 되찾았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약속이나 한 듯 극심한 통증 속에서 깨어났고 리브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리브

....짐이 되버렸어.

식암 기체로 교체해도, 의식의 바다의 은통과 죽음의 환각, 잔상이 여전히 리브를 괴롭혀 그녀가 전투에 정상적으로 참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딥마인드 링크의 기술이 완성되기 전에 그 후유증에 익숙해지기 위해 리브는 힘들고 긴 재활에 스스로 참여했었다.

역시 재활이 필요한 지휘관과 유리 한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훈련실에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루시아

정말 하루도 숨돌릴 틈이 없어.

리

이런 식으로 싸움이 계속되면 퍼니싱을 제거하는 방법을 얻어도 또 다른 번거로움이 발생해.

해가 갈수록 크는 코제트도 리브와 마음을 나눈 뒤 어머니의 결정을 이해하고 훌륭한 보조형 구조체가 돼 부상자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

코제트도, 그레이 레이븐도 새로운 동료도 많이 만났고 사람도 많이 잃었다.

서로 손을 잡아 쌓였던 문제를 많이 해결했고, 동시에 많은 문제도 발견했다.

그가 말한 대로, 전투는 계속되었다.

우리는 게슈탈트가 추론한 성공률 0.031%에 불과한 기적을 찾지 못하고 새로운 재앙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지휘관 이름】

세계의 발자취가 그랬듯이 퍼니싱도 대재앙을 일으킨 역사상 유일의 바이러스는 아니야.

우리는 한 가지 문제를 극복하면 그 다음 문제가 뒤따라오듯, 우리가 퍼니싱을 해결할 방법을 잡았을 때 새로운 재난도 뒤따랐다.

밤낮이 바뀌듯, 영원한 낮도 없고 영원한 밤도 없다.

【지휘관 이름】

그러나 우리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이러한 투쟁이 결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며칠 동안, 한 계절동안, 또 몇년 동안이나마 평화를 누릴 수 있었어. 모든 것은 전진해...

【지휘관 이름】

무엇보다 너희들이 곁에 있어 그렇게 힘든 여정은 아니었어.

그렇게 지휘관은 수십 년간 이어진 그 겨울날, 모두의 품에서 떠났다.

곧이어 루시아도 전투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켰다.

그 다음은 리였다.

우리의 몸통의 상처는 참호로 만들어져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안전 통로를 구축했었다.

우리는 영혼을 연료로 생명의 횃불을 높이 들었었다. 오직 이 혹한을 녹이기 위해.

다시 봄이 왔을 때 리브도 마지막 눈 속에 쓰러졌다.

지휘관

다른 사람도 만나러 갈래?

리브

네.

루시아

가자, 나머지는 꽃바다 저편에 있어.

여럿이 나란히 서서 새로운 여정<//환상>을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과연 무엇인가? 죽기 전의 환상? 의식의 파편들의 만남?

승격 네트워크가 구축한 환상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아늑한 풍경은 뛰어넘기 힘든 겨울과 동료들과의 이별을 보여준다.

【지휘관 이름】가 떠나간 뒤의 참혹한 고통과 죽음의 환각은 리브의 남은 길을 가시밭길로 뒤덮었다.

비통과 고통 속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그녀는 마지막 빙설이 녹고 나서야 비로소 동료에게 돌아왔다.

리브

....

...이건 결코 너가 바라던 과거가 아닐거야.

리브

하지만 난 따스함을 느꼈어.

아득한 가운데 그 소리가 다시 귓가에 울려 퍼졌다.

'당신이 답을 이미 정했다면'

'후회 없는 결정이었으면 좋겠어'

여기서도 중요한 떡밥 꽤 나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