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비컨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도 앞으로 나아갔다. 의식은, 마치 해저 속을 누비는 물고기 같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전방에 빛이 나는 곳을 발견했다. 매우 약했으며, 베라의 M.I.N.D와는 다른, 작고, 차가운 빛이었다.


너무 희미했고.... 머리가 쑤시는 것 같았다.


호흡과 집중,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했다.


마인드 비컨은 비단의 실처럼, 망을 펼쳤다.... 부드럽게, 얽혀서.


빛의 약한 부분이 흔들리고 잔물결을 일으키며, 떨리면서 도망치려 했다. 희미하면서도, 모호하고, 흐릿했지만, 완벽했다.


정신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하지만 다 헛수고였다. 오랫동안 소비하다 보니, 정상적인 사고력이 거의 소진됐다.


아니.... 아직 포기할 수는 없었다, 또 한 번, 힘을 냈다. 쭉 뻗은 내 손이 닿지도 않는 하늘에 헛되이고 있지만....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한없이 뻗어있는 길.

끝없는 정보의 바다.


나는 꺼질 것 같은 빛을 잡았다.



시스템

동기화 링크가 설정되었습니다.



21호

아악!


21호

흐아앙!


적응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고통이 나를 저 위에 있는 마을로 데려갔다. 흔들리고 흐릿한 시야 속에서, 그녀가 실내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지휘관

안전해, 걱정 마.



21호

저리 가....


반면에 21호는 구형의 기계와 21호의 협력 기계와 비슷한, 의료 기기들에 둘러싸인 끔찍한 상황에 빠졌다.


마치 동물처럼, 21호의 손이 몸의 옆구리를 보호했고, 21호의 등뼈가 구부러지며, 짐승처럼 낮고 찢어지는 포효를 냈다.

만약 내가 21호 앞에 실제로 서 있었다면, 21호가 1초 안에 달려들어, 물 것이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21호

저리 가... 나한테서 떨어져...!


21호의 턱이 떨리더니, 말을 짜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21호는 부상을 입었다. 순환액으로 얼룩진 거즈 몇 개와 소독액이 담긴 납작한 페트병이 타일 바닥에 놓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이미 비어 있었다. 나는 21호의 복부에 있는 깨진 상처를 희미하게 알 수 있었다, 흠뻑 젖은 거즈는 계속 흘러나오는 순환액을 막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21호는 혼란스러운 자신을 정리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휘관

-21호, 내 말 좀 들어봐.



21호

내 머리에서 나가---


지휘관

-그걸 쓰면 안 돼.... 그건 인간을 위한 거야.


21호는 그저 중얼거리면서 나에게 나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빛이 없는 곳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올라 금방이라도 21호를 익사시킬 것 같았다.


지휘관

-21호. 넌 내가 누군지 알잖아.

-21호... 그건 옳지 않아, 무슨 일이야? (선택)


지휘관

-널 다치게 하지 않아.

-베라도 네 신호를 잃어버렸어. (선택)



21호

대장....?


이 말들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21호의 몸에서 적대감이 약간은 누그러졌고, 21호는 더 이상 긴장하거나 경직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대략 20초 아니면 더, 21호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주먹으로 비비 지도 않았고, '꼬맹이'가 공격할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21호는 극심한 생각에 잠긴 듯 보였고, 대답을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그래서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검은 안개층이 흩어지고 있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나에게서 멀리 있지 않은 곳으로 물러났다. 내 앞에 있는 사람도 멀어졌다, 그리고 당분간은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었다.


21호

....



21호

(플레이어).... 아직 있어, 내 머리에?


지휘관

-그럼.

-미안해.(선택)


21호

나한테 뭘 한 거야....


지휘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선택)

-링크를 동기화했어.


21호는 좌우를 살피기 시작했고, 머리에서 나는 소리를 없애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21호

널 원하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고통과 마인드 비컨의 침입감을 스스로 집중하여,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21호

대장....


지휘관

-지금 당장은 베라와 연결할 수가 없어. (선택)

-베라를 찾는 건 우리에게 달렸어.


21호

대장...찾아야 해.


21호가 혼자 속삭이며 잠시 조용했다. 나를 거부하려는 21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연결 상태는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21호는.... 날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에 연결했던 것처럼, 21호의 사고방식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환각이 21호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21호

낯선 사람들이 여기에 들어오는 게 싫어.


21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휘관

-난 너의 M.I.N.D를 무심코 탐색하지 않을 거야.


이런 유형의 보장은 할 수 있다.


21호

응.


"만약 내가 21호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레베카가 강제로 연결을 끊을 것"이라는 위험성을 드러내자, 21호가 간단히 동의했다.



21호

21호, 지금부터는 지휘관 말 잘 들을게.


지휘관

-우선 상처부터 치료하자.


21호

아....



응축액 팩을 사용하여 잠시 지혈을 한 뒤, 21호가 또 한 번 소리 높여 물어보았다.


21호

다음은, 뭐야?


지휘관

-임무 좌표 먼저 조사해 보자.

-베라를 만나러 가자. (선택)


21호

임무 완료하고, 대장을 찾으러 가자.


지휘관

연결이 끊긴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21호

21호는 임무 지시에 따라 이곳으로 와서, 전투가 있었다는 걸 알았어.


지휘관

-전투의 흔적?



21호

응, 그리고, 두통이 있었어. 21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


지휘관

혹시 모르니깐, 다시 수색해 보자.


21호

응.


21호가 대답을 속삭였다. 이 임무는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번에는 더 이상 혼자 행동하는 21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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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