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때 저서창고에서 많은 만화를 본적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해괴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고, 각 작품마다 수용도가 높았다. 특히 동반자가 추천하는 것은 꼭 열심히 봤었다.

2. 물자를 옮길 충분한 배낭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배꽃을 낀 만화 한 권을 075번 도시에 남겨두었는데, 그레이레이븐 소대가 이곳을 조사하던 중 그것을 발견하였고, 이 책은 그가 회수하여 210번 도시에서 중상을 입고 유실되었다.

3. 때로는 과거의 꿈을 꾸기도 하지만, 지금의 노안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걸 뚜렷이 알아차리고 이 꿈속에서 재빨리 깨어나는데, 왜냐하면 그의 손에 있는 태엽달린 반딧불이가 처음부터 온전했기 때문이다.

4. 일찍히 살기 위해서 독학으로 많은 기능을 습득하였는데,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종류가 많았으나, 음식 솜씨는 유독 평범하였다. 왜냐하면 그는 구조체가 되기전까지 필요가 없었고, 음식을 맛있게 만들 조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레시피가 있으면 괜찮은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때때로 그냥 의식해서 먹고 싶을때도 있고, 남은 자투리가 아까워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5. 어찌할 바를 모르면 정색을 하고, 이상한 농담으로 말을 돌리는데,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상대방에게 진지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엉뚱한 장난을 치기전에 노안은 먼저 '비밀 하나 알려 드릴께요' 라고 한 마디 하는데, 상대방이 정말로 믿으면 빠르게 해명한다---기회가 또 있다면.

6. 수송대 동료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칭찬을 받은적이 있어, 이 때문에 술자리에 초대받아 술로 근심을 달래는 사람이랑 속마음을 이야기하기도 했었다---노안은 술을 마시지 않고, 심지어 술과 담배 냄새도 싫지만, 그 또한 그것으로 도움과 동반자가 필요한 사람을 떠나지는 않는다.

7. 남의 눈물에 잘 대처하지도 못하고, 상대방이 거짓으로 울고 있는지 분간하지도 못하는데, 울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곁으로는 냉정을 유지하지만 속으로는 당황하고 평소에 들어주지도 않던 요구를 자기도 모르게 들어준다.

8.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노안은 갈매기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구조체가 되기전 까지도 바다도, 갈매기도 본 적이 없었다.

9. 13살이 되기전, N열의 민간인 객차에서 이름을 날렸는데, 몇번의 무모한 항쟁으로 등뒤에서 '가시밤' 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본인은 밤나무의 껍데기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 밤송이를 따다가 찔린 사람은 본적이 없고, 이것이 그를 부르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10. 노안은 대부분의 색깔에 대해 별다른 선호는 없지만, 흰색의 풀, 새를 날아서 자연스레 떨어지는 백우, 맑은 날의 구름, 깨끗한 종이...이런 순백 중에서도 그는 유독 눈을 좋아하지 않으며, 특히 끝없이 펼쳐진 설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11. 쉽게 친해지고, 인간일때도 친한 동료가 많았지만 정이 깊은 친구는 적었다. 감정에 둔감하고 수동적으로 대하다 보니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시점에서 자신의 모든 충동과 열정을 다 바치지 않고 상대방을 잘 알고 나서야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12. 친한 동료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어떤 말이 상대방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반응을 눈치챘을 때, 간혹 이런 말을 통해 장난을 치고 싶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속에는 아직 어린애 같은 기질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친구에 대해서는 이것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