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는 벽난로와 불, 목마들이 있었고,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꽃과 인형들도 있었다.


고양이들이 이불 위에서 나른하게 야옹거리며, 기분 좋은 음악 소리를 내는 뮤직박스, 봄의 도착을 알리는 새들이 창밖에서 노래하고 있다.



21호의 상상 속에서, 자신이 부드러운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거울로 걸어갈 때 아침 햇살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 나서, 21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21호는 흰색 부드러운 잠옷을 입고 있었고, 이마에는 분홍색 리본이 있었으며, 손에는 털이 박힌 둥근 인형 같은 협동 기계를 들고 있었다.


위험에 저항할 능력이 없는 상태는, 너무나도 생소했다. 하지만 이 작은 상상 속의.... 21호는 이곳이 위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1호는 미소를 지었다. 21호는 다른 소녀들처럼, 하얀 데이지처럼 되고 싶었다.



21호

....


음, 모든 소녀들이 반드시 데이지처럼 웃는 것은 아니다.



거울에 비친 21호의 모습이 희미하게 빛이 나며, 나약하고 창백한 병원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변했다.


21호

....



21호가 갑자기 눈을 뜨며, 현실로 돌아왔다.


21호

.....


21호

21호는 평범하지 않아, 21호는 사람 냄새가, 없어.


아마도 21호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배우고, 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한 번의 임무만으로 21호가 크게 깨우치기를 기대할 순 없다.


베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대원들을 돌볼 테지.



자막



(뛰면...안돼. 걱정되잖아.)



(내 손을 잡아.)


(응!)



21호

고마워...



시스템

링크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었으며, 원격 링크의 연결을 끊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21호

가는 거야?


지휘관

아쉽게도 그렇겠지.



시야가 점점 흐려지고, 의식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21호

(플레이어).... 다음에 또 만난다면....


지휘관

또?


마인드 비컨이 해제되자, 21호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갑자기, 기억 한구석의 잊어버린 광경이 떠올랐다.



경계를 하고 있는, 회색빛 눈동자를 가진 작은 짐승이


옆을 지나갔다.


모든 것이 미궁에 빠지기 전에, 그 비문이 존재했을까?



21호

다음에 또 만나면.... 인사할게.



동기화 링크에서 벗어나 머리에 꽂힌 링크 장치를 떼어내니,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위로 올려다보니, 작은방에는 나와 유리 밖 그늘에 서 있는 몇 명의 검은 인물들 외에는 다른 존재는 없었다. 마치 지옥의 문 앞에 잠자고 있는 악령과 같은 존재같이, 갑자기 튀어나와 사람들의 목을 물어뜯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지휘관

-(비통한 표정)

-(자신감 넘치는 미소) (선택)

-(표정 없음)


경쾌하게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목에 쇠사슬이 묶이고, 일어섰다


쿠로노 구조체

....


방폭 유리 밖에 완전 무장한 구조체들이 내 움직임 때문에 무기를 들었고, 그 결과로 인해 땅이 흔들렸다.


지휘관

-(얌전하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손을 올린다.) (선택)

-(통제됨을 보여준다)


쿠로노 구조체

....


지휘관

- 전 그저 조금만 움직이면 됩니다.(선택)

- 뭐, 당신들 마음대로 하세요.


똑바로 서 있자 말 못 할 현기증이 일렁거렸다. 이런 증상은 대체로 장거리 여행이나 장거리 링크 후에 나타난다. 등뼈, 최근에 치료된 갈비뼈, 관자놀이 등 몸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사지를 스트레칭하며, 내가 어디에 있는지 관찰할 기회를 잡았다.


원격 링크를 시작하기 전과 똑같았다.


쿠로노 구조체

충분하다.... 앉아라.


한 구조체가 앞으로 다가오며 나에게 무기를 겨누었고, 방구석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걸치고 있는 거추장스러운 장비 때문에, 발걸음은 특히 무거웠고, 구조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또다시 땅이 어렴풋이 흔들렸다.


지휘관

-좋을 대로 하세요.(선택)

-당신이 원하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두 손을 턱에 받치고 앉았다. 쿠로노에게 다음 목적지에 대한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내 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인간형 병기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분명 쓸모없는 행동일 것이다.


이 짧은 '휴식'시간 동안, 뇌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쿠로노의 이번 임무는 분명히 "루나의 행방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마을은 쿠로노가 선택한 위치이며, 계획에 대한 자신들의 자각이 있어야 했다.


루나의 기억에 대한 자각....


지휘관

-(루나의 M.I.N.D에 들어갔기 때문인가.) (선택)

-(기억 재생 증상 때문인가.)


쿠로노는 이것을 의심해왔으며, 장악하려고 노력했다.

 

나와 구조체가 연결됐을 때, 구조체의 의식의 바닷속 영상화된 메모리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쿠로노조차 모르게 루나의 기억이 물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정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게다가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기억 재생 증상까지...



아니... 아무리 무의식적으로 승격자의 기억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인간의 뇌에서 구조체의 메모리 데이터를 추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임무의 의문점은 아직도 많다. 롤랑을 안내하던 그 승격자는…. 정말 실수로 세 마리의 개와 부딪혔을까? 베라가 아는 건 그녀가 보여주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루나는 그 전투 후에 이곳에 왔고, 그녀와 갈등을 겪고 있었던 상대방은 누구였을까? 마을에 들어가면서, 내가 본 이상 현상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들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는 무엇일까....



수많은 의문들이 머릿속에 쌓여 있었지만, 적어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미 답을 얻었다는 것이다.


피로가 몰려온다.


루시아.... 리브, 리...



턱을 받치고 있는 인간의 손이 테이블 위로 움직이자, 약간의 찰칵하는 소리가 스쳐 지나갔고, 좁은 공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산들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다.


그 허황된 바람은 순식간에 지나가, 두꺼운 방폭 유리를 넘어 7센티미터의 철판으로 된 방을 가로질러 밖으로 휘몰아쳤다.



시든 나무를 넘어 죽은 집, 하얀 십자가가 박힌 무명의 무덤을 넘어, 무덤가에 유일하게 눈에 띄지 않는 하얀 데이지 한 송이가 흔들리며 바람을 몰고 갔지만, 바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3만 피트의 고공에서, 마을은 깜박이는 신호원으로 변했다.


....


세계 정부 임무 작전 계획 센터



그룹 리더

사령관님.


니콜라

말하게.


그룹 리더

암호화된 채널, 메모리 모듈 3-302X 발견했습니다.


니콜라

찾았나?


그룹 리더

찾았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무리하게 돌파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니콜라

공중 화원의 관할 구역 밖이라.... 흠, 다루기 쉽겠군.


니콜라

저들은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정반대라네.


니콜라

저들이 바로 내가 원하는 걸 가져다준 사람들이며.


니콜라

그뿐이지.


니콜라

우리도 '저쪽'을 무턱대고 기습할 만한 이유는 없네.


그룹 리더

그러면 어떻게 하기를 원하십니까?


니콜라

이 주소를 가짜 분배 센터 ID로 케로베루스 소대 채널로 보내게. 


니콜라

그녀도 이해할 테지.


그룹 리더

무슨 뜻입니까....


니콜라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묻지 말게.


그룹 리더

알겠습니다. 지금 있었던 대화는 일어나지 않은 겁니다.


니콜라

맞네, 방금 일어난 대화는 없었던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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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다.

나중에 간단한 후기를 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