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싱을 하다보면 잊을만 할때마다 나오는 질문이 있다.

"나 무과금/소과금 할건데 ~~~만 챙기고 나머진 걸러도 됨?" "이 캐릭터 꼭 뽑아서 키워둬야 함?"

물론 착한 퍼붕이들이 이런 질문을 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그때그때 답을 주긴 하지만... 확실하게 글을 하나 잘 써두고 뉴비들에게 읽도록 보여주면, 남들이 하라니까 일단 따라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게임의 구조와 캐릭터풀을 넓혀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육성 계획을 세우는 데까지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Eagle을 작성하게 되었다.

조금 길더라도 따라와 주기 바란다 뉴비들이여



우선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서론을 좀 깔고 가겠다.

당연한 거라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오히려 당연하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퍼니싱에서 캐릭터를 분류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범용기체와 독립기체

범용기체는 '구조체'라고도 부르며, 퍼니싱 내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이 범주 안에 들어간다.

타 RPG게임의 장비라고 볼 수 있는 '의식'을 장착할 때, 2셋/4셋 옵션이 있는 일반적인 의식을 장착할 수 있다.

태생 S급/A급/B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태생 S급 범용기체들이 메타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들이며 태생 A~B급은 S급의 하위호환 내지 장난감 정도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임 내 거의 모든 컨텐츠에서 사용이 가능한 캐릭터들이다.


독립기체는 과거의 명칭 때문에 흔히 '수격자'라고도 부르는 특수한 캐릭터들이다.

한섭 기준 단 5명만이 이 범주에 속해 있으며, 출시 이후 3년이 넘은 중섭조차  두 명만이 추가되었을 뿐인 퍼니싱의 소수민족 캐릭터들이다.

의식을 장착할 때 6셋 옵션까지 달려있는 사실상 전용 의식을 사용하게 된다.

범용기체와 함께 파티를 구성하게 될 경우 제법 큰 폭으로 능력치에 제한을 먹게 된다는 점, 태생 S급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나 가챠 천장은 A급 취급이라는 점, 급습기&종결기라 불리는 전용 반격 및 즉사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 몇가지의 특징이 있다.

최근 업데이트로 게임 내 모든 컨텐츠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변경되긴 했으나, 앞서 언급했던 '범용기체와 함께 파티 결성 시 능력치 제한'이라는 점 때문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길드전이나 독립특공 등 한정된 컨텐츠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 속성(공격 타입)

물리/화염/얼음/번개/암흑으로 나뉘는 5가지의 속성이 존재하며, 모든 캐릭터들은 저마다 1~2가지의 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응하듯 대부분의 컨텐츠/보스는 저마다 약점이 되는 속성이 존재한다.

그러니 당연히, 화염 속성에 약한 보스는 화염 속성 캐릭터 3명으로 구성된 파티를 데려 가서 싸우는 게 좋겠지?


그럼 어떤 캐릭터가 무슨 속성을 갖고 있는지는 어떻게 구분하느냐? 메인화면-멤버-상세 창을 열어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에너지 파라미터 란에 물리 100%라 적혀 있으면 물리 속성 캐릭터라는 거고


물리 10~20%에 속성 비율이 80~90%에 육박하는 경우는 해당 속성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물리 비율이 조금이나마 존재하는 이유는 속성 캐릭터들이라도 평타 및 1~2체인 스킬볼 피해는 물리 데미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간혹 가다 이런 특이한 놈들이 있다만, 일단 3체인 및 코어패시브 피해가 물리가 아닌 속성 피해로 들어가는 이상 얘들도 엄연히 속성 캐릭터다.


⏺ 포지션

공격형/아머형/보조형&증폭형 4가지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공격형: 공격에 치중된 스킬 구성을 지닌 딜러

아머형: 적 약화 및 공격형의 현타를 메울 보조 딜링 능력을 지닌 딜포터

보조형: 아군 치유 및 버프 위주의 스킬 구성을 지닌 힐러&버퍼

증폭형: 보조형의 상위 호환격 힐러&버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각 포지션의 캐릭터들은 각기 이런 역할을 수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각 포지션의 역할은 어느것 하나 빼놓기 힘들 정도로 중요해서, 파티에 공격형만 편성한다든지 아머형만 편성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스테이지 클리어에 애로사항이 꽃핀다.

실제로 바벨탑이라는 고난이도 컨텐츠에서는 선택한 제약에 따라 출전 포지션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일반적인 파티구성으로 출전할 때보다 클리어가 몇 배는 더 힘들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최초의 증폭형 캐릭터인 리브 백야 출시 시점부터는 아머형이나 증폭형도 딜링 능력을 제법 끌어올려 내놓는 추세이지만, 이는 지들이 기껏 공들여 만든 캐릭터를 다빈치 든 QTE 버프싸개로만 굴리는 유저들을 보고 실망한 개발진들이 "얘들도 쓸만함 츄라이츄라이" 하는 것일 뿐 '공격형 캐릭터가 없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특히 현 시점의 한섭에서 "화속은 신연 거르셈 어차피 백야 원툴파티임 ㅇㅇ" 하는 걸 보고 공격형의 능력에 대해 오해하는 뉴비들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신연의 딜링 능력이 특출나게 병신이라 그런 것일 뿐 리 the True AlphaMale Fire God 초각 님의 극태 레일건을 맛보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두겠다.


번외로 선봉형이라는게 있는데, 그냥 독립기체들은 죄다 선봉형이라고 퉁치면 된다. 나중엔 어떻게 독립기체 카테고리 안에서도 또 나눌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이렇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분류 방법을 모두 적용하여 캐릭터의 특성을 나누어 예시를 들어보겠다.

리 이화 - 화염속성 공격형 범용기체

베라 비요 - 번개속성 아머형 범용기체

반즈 명각 - 얼음속성 보조형 범용기체

포뢰 화종 - 물리속성 선봉형 독립기체



거의 다 왔다. 그럼 이제 퍼니싱 캐릭터 출시 기조를 정리한 표를 보면서 한번 스스로 분류해 보자.

자, 보이는가? 감이 좋은 뉴비라면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서로 완전히 동일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앞서 설명했지만 하위호환or장난감 취급을 받는 태생 A~B급 범용기체, 범용기체와 함께 파티를 구성하면 스탯에 큰 제한이 걸리는 독립기체를 제외하게 되면 더더욱 그러하다.


S급 범용기체 중에서 똑같은 카테고리에 속한 캐릭터들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의 시기는 한섭 출시 시점 기준이다.


1. 카레니나 신연(2021.07.) - 리 초각(2023.11.)

화염속성 공격형 범용기체 / 출시간격 2년 4개월


2. 리 난수(2021.07.) - 루시아 심홍지연(2021.08.) - 비앙카 심흔(2023.09.)

물리속성 공격형 범용기체 / 출시간격 1개월 - 2년 1개월


3. 나나미 펄스(2021.07.) - 나나미 요성지좌(2023.04)

화염속성 아머형 범용기체 / 출시간격 1년 9개월


4. 카무이 암능(2021.07.) - 카레니나 휘효(2023.07.)

암흑속성 아머형 범용기체 / 출시간격 2년


5. 비앙카 진리(2021.09.) - 루시아 심홍수영(2024.02.)

번개속성 공격형 범용기체 / 출시간격 2년 5개월


어떤가? 실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간이지 않나?

퍼니싱에서의 캐릭터의 수명은 상상 이상으로 길다.

안 그래도 신규 캐릭터 출시 간격이 긴 편인데, 거기에 각기 맡은 역할도 확실하게 다르니 쉽사리 '이번에 거르고 다음에 뽑지 뭐~'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든다.



그렇다면 없는 캐릭터를 다른 속성의 같은 포지션 캐릭터로 대체하는 건 어떨까?

가령 얼음속성 공격형인 루시아 아우 자리에 번개속성 공격형인 비앙카 진리를 투입하는 것 등의 일 말이다.

안타깝게도 이건 매우 어렵다. 이 대신 잇몸으로 음식을 씹으려 드는 것과 같다.


얼음속성 아머형인 크롬 영광의 경우 QTE를 통해 적의 얼음속성 내성을 15% 감소시키는 디버프를 걸어주며, 장착 캐릭터의 속성을 따라가는 아인슈타나 2셋 옵션을 통해 추가로 적의 얼음속성 내성을 15% 더 깎아준다.


얼음속성 보조형인 반즈 명각은 QTE를 통해 아군의 얼음속성 피해를 10% 증가시켜 주는 버프를 걸어주며, 퀴니 2셋 옵션을 통해 힐을 받는 딜러의 얼음속성 피해량을 또 10% 올려준다.


그런데 이 모든 서포팅 옵션은 이들과 조합되는 공격형 캐릭터가 얼음속성이 아닐 경우 말짱 도루묵이다.

예를 들었던 대로 이들이 비앙카 진리와 조합될 경우, 진리는 얼음 속성 공격이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치 수학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영어 과외를 붙여주는 것처럼 하등 쓸모없는 서포팅이 되어버린다 거다.


한편, 컨텐츠의 약점 속성에 맞게 공략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도 굉장하다.

https://arca.live/b/punigray/72190033?mode=best&target=all&keyword=%ED%99%98%ED%86%B5+%EA%B0%9C%EC%9D%B8&p=1

이건 내가 매주 종급 환통의 보스들을 잡으면서 최고점 택틱을 기록/갱신하기 위해 작성했던 정리본의 일부분이다.

이걸 보면 얼음속성 약점을 가진 보스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다른 속성파티로 잡았을 때 무려 4초나 기록이 늦어졌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게 1단계 난이도여서 몇백점 차이인거지 5단계 난이도에서 4초는 약 5천점에 달하는 격차를 내는 시간이다.

또한 파티의 데미지는 절대값이 아닌 % 단위로 낮아지기에 만약 5단계 난이도 보스를 약점이 아닌 타속성으로 칠 경우 내 보스 토벌 기록은 4초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늦어질 것이 뻔하다.

즉, 스테이지 클리어 난이도 자체가 올라가기에 경쟁 컨텐츠에서의 상위권 진입 역시 엄청나게 어려워진다는 소리다.


아무리 경쟁컨텐츠에서의 보상은 참여보상으로 모두에게 똑같이 지급된다지만, 언제까지고 계속 남에게 지고만 있어야 한다면 마음이 편할까?

아니, 애초에 남들은 좀 더 편하게 깨는 거 혼자서 낑낑대면 게임에 재미를 붙이기 쉬울까?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니 뉴비 여러분, 신캐는 무조건 한 번은 뽑는 것이 정배다.

신캐 뽑으려면 몇십만원씩 돈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비싸봤자 매달 7500원만 내고 하루에 10분씩만 게임하면 앞으로 나올 캐릭터들은 죄다 명함 챙기게 해주는데 굳이 안 뽑을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심지어 첫 픽업 시기에는 픽뚫도 안 당하게 해준다. 아래의 사진은 현재 백야가 상시 로테이션 배너로 옮겨간 상태에서의 획득 확률이다.

신캐 안 뽑고 넘겼다가 나중에 후회 생겨서 뽑으려 하면 30%의 픽뚫 확률까지 생겨버리는데, 픽뚫 없이 무조건 신캐가 보장되는 기간을 그냥 넘겨버리는 건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가?

언제 팔지 모르는 선택권 패키지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도, 6개월 단위로 오는 100%픽업날만을 기다리는 것도 진빠지는 일이 아닌가?

게다가, 그런 기회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지나간 캐릭터들을 뽑는 데 써야지 신캐를 거르는 바람에 날려버리게 된다면 아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러니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뉴비 여러분, 신캐는 무조건 한 번은 뽑는 것이 정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