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punigray/84849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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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과 헤어지고 잠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이 곧바로 하산 의장에게 간 세리카는 흥분 된 마음을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었다.


"세리카양...혹시 몸이 어디 안좋은거 아닌가? 얼굴이 빨간 거 같은데..."


하산 의장이 그런 세리카를 보며 정말 걱정된다는 듯이 바라보며 얘기를 하자, 세리카는 '아차' 싶은 표정을 띄다 금새 프로답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오늘은 휴! 일! 인! 데! 너무 열심히 정리를 했나 보네요 흐트러진 모습 보여드려 죄송해요 의장님."


"........휴일 수당 2배면 되겠나?"


"어머, 전 거기까진 안바랬는데....그렇게 챙겨주신다면 저야 정~말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거야 원...이러다가 공중정원의 예산에 착오가 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는걸?"


분위기를 환기 시키려고 웃으면서 얘기하는 하산 의장을 보며 세리카는 '얼마나 더 일을 시키겠다는거야....' 라며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꾸욱 삼킨다. 


"그런때가 온다면 전 과감히 자리에서 물러날 거 같은데요?"


"물론 농담일세, 급한 일은 이거면 된 것 같으니 나머지 일은 좀 미뤄두고 오늘만은 좀 쉬는게 어떤가? 오늘 생일이지 않은가?"


"정말 솔깃한 말씀이네요, 하지만 또 미루면 나중에 힘들거 같으니 적당히 자료 정리를 하다가 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의장님도 제 생일을 알고 계셨네요?"


"나...도? 그렇다면 나 말고도 여태 개인방에서 자료 정리를 했을터인 세리카양에게 먼저 생일 얘길 한거지?"


하산 의장에게 이 말을 듣고 괜히 뜨끔해진 세리카는 얼버무리며 화제를 바꾸려고 말을 꺼냈다.


"그건...뭐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그것보다 그럼 나머지 자료들은 좀 나중에 가져다 드려도 되는거죠? 확실히 오늘은 좀 쉬고싶긴해서요."


"그러게나. 어차피 이 자료들이 급해서 그런거지 나머지들은 당장 바로 필요한것도 아니고 특별한 날인만큼, 오늘만은 조금이라도 쉬고 정리하는게 세리카양한테도 좋을 것 같군."


"배려 감사합니다 의장님. 그러면 돌아가서 대충 정리만 해놓고 쉬러 가볼게요."


오늘 방을 나왔을때부터 피곤한 상태에서 좋은 일이 계속 생기는 탓인지 무방비하게 세리카의 얼굴이 환해지며 뭔가 기대하는 표정을 짓는걸 그만 의장이 봐버렸고,


"? 세리카양 혹시 진짜로 뭔 일 있는거 아....."


"그!! 그럼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쾅!!


하고 급하게 꾸벅 인사를 하고 바로 나가버리는 세리카를 보면서 하산 의장은 '.....뭔가 있는데....뭐지? 저런 모습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5시간 뒤....


쏴아아아---  


'흐흐흠~ 음~ 시원해~'


방에 돌아오자마자 대충 정리 해놓고 잠시 침대에서 눈만 붙이다 일어나, 샤워를 하고 큰 수건을 몸에 두른 채 나온 세리카는 문득 전신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바라봤다.


거울에는 나름 크진 않지만 알맞게 손에 잡힐 듯한 가슴에 약간 들어간 허리, 반대로 나와있는 골반과 늘씬한 다리를 가지고 있는 긴 머리 금발의 슬렌더한 몸매를 가진 여자가 서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하지만 역시 남자는 아이라나 비앙카 같이 큰 가슴을 좋아하려나..."


이리저리 가슴을 모아보고 올려보고 만져봐도 그런 생각만 들게 되어 점점 우울해지는 세리카였다.


'내가 어쩌다가 지휘관에게 호감이 생긴걸까....나도 모르게 점점 좋아하게 된 건가?'


자신도 인간이고 지휘관도 인간인 만큼 통하는게 꽤 있었고, 단말기로도 공적, 사적으로도 자주 연락하다 보니 자연스레 접촉도 많이 하게되면서 지휘관의 빈틈없는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린 세리카는 언제부터인가 그를 멀리서, 또 가까이서 계속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대중들의 '희망'이 되었을 땐 자신이 그리 된거마냥 뿌듯해 했고, 취합모체에게 부상을 당해 의식을 잃었을땐 시간이 날때마다 상태를 확인하러 오는 등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었다. 어렴풋이 그런 자신을 돌아보며 '아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구나' 라며 최근에 확신 했었던 세리카였다.


"일단 늦기전에 언넝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이러다가 진짜 어디도 못가겠어..."



잠시 후, 지휘관은 세리카에게 금방 갈테니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연락을 받고 공중정원에 유명한 매장 입구에서 서 있었다. 


"역시 올때도 같이 올 걸 그랬나? 아님 아직 몸이 안 좋은가?"


"지휘관! 나 왔어요 많이 기다렸죠?"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지휘관에게 세리카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게 보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어서 목선이 드러나 있었고, 앞머리는 시스루뱅으로 내려서 완전 다른 느낌이 들게 하는 얼굴이었다. 옷 역시 평소 입던 제복이 아닌 하얀 반팔티에 테니스 스커트를 입었는데, 세리카는 약간 부끄러운지 어색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세리카의 그 모습을 본 순간 지휘관은 숨이 멎은 듯이 멍 때리며 바라보기만 했다.


'아니...이렇게 이뻤나....? 이건 완전....'


"저기....지휘관? 나 그렇게 많이 이상해요? 나름 괜찮은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지휘관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급히 자신의 감상을 꺼냈다.


"어....아니아니, 진짜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놀래서 그랬어요, 이렇게 보니 정말 이쁜데요? 계속 이렇게 하고 다니지..."


화끈화끈


세리카 역시 이 말을 듣고서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예상보다 더 격한 반응이어서 새삼 놀랐다보니 괜찮아졌던 몸이 다시 뜨거워지는거 같은 느낌을 받았고, 이러다가 이상하게 보일거 같아 급히 화제를 바꾸는 세리카.


"이....일단 빨리 매장에 들어가서 리브에게 줄 선물을 찾아보죠!"


"아...그래요! 일단 들어가요 더 시간 지체되기 전에 바로 찾아보죠."


분위기가 뭔가 어색해지자 급하게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두사람이었다.


"이건 어때요?"


"으음...전 잘 모르겠는데...리브가 좋아하려나..."


그렇게 여기저기 둘러보며 찾아보던 중, 어느 한 물건이 지휘관에 눈이 들어왔다. 분명 주변에도 수많은 물건들이 있었는데, 유독 그 물건이 지휘관에게 확 와닿았다.


"어....이거 어떤가요? 이거라면 괜찮을거 같아요."


"어디...와! 귀엽네요, 리브도 이거라면 괜찮을거 같아요! 근데 주변에도 귀여운게 많은데 왜 이걸?"


세리카는 지휘관이 들고있는 양 인형과 그 인형이 있던 자리의 주변을 보며 물었다.


"뭔가 이 인형이 나에게 사달라고 하는거 같았어요."


"풉... 아니, 파오스 학교에서는 인형과의 교감에 대해서도 배우나요?"


"이것이 수석의 실력....아니... 그냥 감이라고 할까요? 이거면 리브가 매우 좋아할거라 생각이 확 들어서요."


"아하 촉감인가요....제가 봐도 그 양 인형, 귀여워서 누구라도 좋아할거 같아요. 잘 고르셨네요."


"일단 계산을 하고 올게요, 잠깐 기다려요 금방 올게요."


지휘관에게 알겠다고 얘기하면서 속으로 약간 욱신하는 느낌을 받은 세리카는 애써 그 느낌을 무시한 채 돌아서서 근처 벤치에 앉았다.


'이런 생각하면 안되는데 은근히 리브가 부럽네....에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면서 멍 때리고 있을때, 지휘관이 쇼핑백을 들고서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세리카의 앞에 서서,


"세리카 씨 이건 절 도와주신 보답이에요"


그러면서 세리카에게 뭔가를 내밀고, 그것을 본 세리카가 약간 놀라면서 대답을 했다.


"어? 이건 헤어밴드 아니에요?"


파랑색 바탕에 작고 흰 꽃무늬가 새겨진 헤어밴드를 보답이라면서 세리카에게 내미는 지휘관이었다.


"아까 지나가다가 본건데, 꽤 어울릴 거 같아서 같이 샀는데....무늬나 색이 마음에 안드시려나?"


"아니요!! 생각지도 않았어서 그랬어요, 이런거 좋아해요...고마워요 지휘관...난 해준게 별로 없는데."


"에이~ 해준게 없긴요, 저랑 다녀주는 것 만으로도 저에겐 큰 영광이고 복인데요?"


참 낮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지휘관을 보며, 저도 모르게 주변에 다 들릴세라 가슴이 뛰기 시작하자 고개를 푹 숙이는 세리카였다.


"그....어쨋든 고마워요, 마...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든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제가 보는 눈이 없다보니 조마조마 했거든요..."


참 다행이라는 듯이 가슴을 쓸어 내리는 지휘관을 가슴을 진정 시키고 다시 올려다 보며 세리카가 말했다.


"지금 해봐도 되죠?"


"오 저야 영광입니다? 오히려 해주세요?"


'푸훗' 하고 웃으며 머리에 하던 헤어밴드를 풀고 지휘관에 건네 준 헤어밴드로 다시 머리를 묶는 세리카였다.  지휘관도 자신이 준 헤어밴드를 입에 물고 머리를 다시 모으고 있는 세리카를 멍하게 바라보다가 자신의 가슴이 쿵쿵 대는걸 뒤늦게 알아채고 눈길을 휙 돌렸다.


'으윽...오늘 참 이상하네...입구에서 볼때부터 왜 이리 계속 보게 되는거지...'


지휘관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머리 정리를 다 한 세리카가 말을 꺼냈다.


"지휘관, 이제 선물 고르기도 끝났으니 이제 제대로 대접 해주겠죠?"


라고 방긋 웃으며 말하는 세리카에게 지휘관은,


"물론이죠, 이제 제가 정말 맛있는 곳으로 대접 해드리겠습니다."


한 쪽 다리를 빼며, 한 손을 가슴에 대고 고개를 숙이는 웨이터 같은 과한 포즈를 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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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쓰다보니 술술술 적히는데, 기반과 진행때문에 길어졌지만 다음 편에서 헤으응 할지도??

생각보다 쓰는거 재미있노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