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지는 육신과 세계 꼭대기에 핀 해당화, 여자는 할머니가 되어도 소녀라는 존엄.



설 명절에 우르르 쏟아진 영화 중 하나로 같이 개봉한 일본영화 <플랜 75>와 비슷하게 노년이 중심 주제임. 플랜75는 아직 못봐씀.



포스터만 보믄 그냥 노년배우들 나와서 하하호호 코미디로 달리면서 추억장사 하다가 감동 한 사발 할 거 같은데 이게 웬걸 결이 좀 많이 다르고 주제가 비교적 무거운 영화였음.


솔직히 말해서 이걸 설 명절 대목에 내놓는게 맞나 싶음.


노년기와 관련된 사회적 괴담들을 싹싹 글어모아서 소재로 삼고있기는 해서 꼭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인물과 사연들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는 함. 어떻게 보면 장르적이고 상업적인 과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아 또 나오네 싶은 기분도 종종 드는 건 쩔 수 없었음.


소재가 극단적으로 배치되었지만, 어쨌거나 노년층이 가질 만한 인상이나 생각 처우 자체는 현실과 비교하면 그 농도만 좀 다르지 않을까 싶었음.


내가 감정적으로 쉽게 동요되기도 하고, 특히 이런 거에 약해서 그렇기도 한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 줄줄 흘리면서 웃을 때는 웃으면서 봤음. 감정의 폭풍에 휩싸여서 끝나고서도 영화랑 거리를 유지하지 못함.


배우들의 그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연기와 케미를 보고 있으면 난 미칠 것 같더라고.


나는 설 영화 중에서 이게 가장 좋았지만 남들한텐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