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부분의 야구선수들은 20대 후반 절정의 커리어를 기록하고, 30대에 접어들며 커리어 하락하고 30대 중후반 이르러서는 기량이 떨어져 은퇴를 하는게 일반적이지.


그런데 여기 20대에 리그를 초토화 시키며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30대가 되자마자 그 전의 포스를 잃어버리고 평범하다 못해 돈 먹는 하마가 되어버린 타자가 있어.


오늘은 현역 최고의 레전드이자 동시에 최고의 먹튀 중 하나인 알버트 푸홀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푸홀스는 1980년 도미니카에서 태어나 199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지금 김광현이 뛰고 있는 구단) 에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하지. 사실 푸홀스는 데뷔 이전에는 굉장히 저평가를 받았는데, 템파베이 레이스나 캔자스시티 로열스 같은 구단도 푸홀스를 눈여겨보았지만 푸홀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명하지 않았지. 어쨌거나 2001, 푸홀스는 주전 바비 보니야의 부상과 당시 최고의 타자 마크 맥과이어*의 강력한 추천으로 빅리그에 데뷔하게 되고, 그 해...


2001년 161경기 타율 0.329 출루율 0.403 장타율 0.610 37홈런 130타점 

의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을 기록하며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리지.


그럼에도 더 충격적인 점은,


저렇게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을 카디널스 커리어 11년 내내,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기록했다는거야. 



카디널스에서의 11년 동안 푸홀스는 RoY (최우수 신인에거 주는 상) (2001), 3번의 MVP (2005, 2008-2009), 2번의 홈런왕 (2009-2010), 1번의 타점왕 (2010), 6번의 실버슬러거 (각 포지션 별 가장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상) (2001, 2003-2004, 2008-2010)를 수상했고,


타율 0.328 출루율 0.420 장타율 0.617 445홈런 1392타점 fWAR 81.2 bWAR 86.6 의 통산 성적을 기록해.

(WAR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라는 기록으로, 나중에 자세히 다뤄볼 생각이야. 대강 평범한 성적을 내는 선수들보다 얼마나 더 많이 승리를 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돼.)


푸홀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력했는데, 2006년과 2011년 두 번이나 우승반지를 얻었는데, 2011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푸홀스 커리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2005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에서의 3점 홈런


2005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최강 마무리 브래드 릿지를 상대로 탈락 위기의 팀을 구해내는 홈런을 때려냈어.


이렇게 10년간 떨어지지도 않으며 올라갈 곳은 없는 성적을 내는 푸홀스에게 현지에서는 "The Machine" 이라는 찬사를, 느그나라에서는 푸잉여(...)라는 장난섞인 별명을 붙이지.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12년, 푸홀스는 FA 자격을 얻게 돼. 10년간 리그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강타자의 가치가 어느 정도일까? 당시 푸홀스는 10년의 기간에 230$ (M=1,000,000) 의 연봉을 요구했지만, 중소마켓인데다가 한참 달리느라 페이롤이 터져나가기 직전이던 카디널스는 계약을 포기. 시카고 컵스나 마이애미 말리스와 같은 여러 구단이 오퍼를 넣는데...



10년 2억 5천만 달러,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함한 초거대 계약으로 LA 에인절스로 이적해. 계약 당시 몇몇 사람들은 "오버페이다", "전 구단 상대 No-Trade는 구단 리스크가 크다" 며 우려를 표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푸홀스가 에인절스에서도 카디널스에서의 전설적인 모습을 보여줄거라고 믿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