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V-96


KBP 조병창-우리가 흔히 "툴라 조병창"으로 알고 있는-에서 개발한 반자동 접철식 저격소총임.




이 총은 약실을 폐쇄하는 기구로 특이하게도 가스 직동식과 회전 노리쇠의 조합을 사용하고 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R과 동일한 구조는 아니고,오히려 MAS-49나 Ag m/42 "륭만"소총처럼 전통적이 가스 직동식에 더 가까움.


즉 가스 튜브를 타고 약실쪽으로 이동한 가스가 노리쇠를 직접 때려주는 방식이라는 것.


신뢰성을 중시하는 러시아제 총기답지 않게 가스 직동식을 채택한 것에는-가스 직동식이 못써먹을 쓰레기인건 아니지만 기온이 낮은 곳에서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사실이니-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추측하고 있음.


첫 번째 이유는 이 총이 12.7mm라는 매우 약실 압력이 높은 탄을 사용하기에 피스톤의 질량이 상당한 전통적인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 방식을 채택한다면 높은 반동 때문에 연사력 및 명중율이 떨어질뿐더러 부품들의 수명에도 악영향이 갈 것이라고 개발진들이 우려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로는 이 총이 약실 부근에 경첩이 있는 방식이기에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임.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 방식은 볼트 캐리어가 최대한 뒤로 후퇴한 상태에서도 피스톤이 실린더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으므로 피스톤의 끝이 약실보다 항상 더 앞쪽에 있게 됨.


(물론 이는 피스톤의 길이를 줄여버리면 어느정도 해결되기는 하나 그럴시에는 볼트 캐리어 틸트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볼트 캐리어 가이드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따로 장착해야 함.일반적인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은 피스톤이 실린더에 걸쳐져서 피스톤 자체가 일종의 볼트 캐리어 가이드 역할도 겸하기 때문임.)


그런데 OSV-96은 총열 부근에 경첩이 달린 방식이라 볼트 캐리어가 최대한 후퇴한 상태에서조차 피스톤의 끝부분이 약실보다 앞에 있게 되면 총기를 접을 수가 없음.


반면 가스 직동식 혹은 쇼트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은 길다란 막대기 형태의 피스톤과 볼트 캐리어가 하나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적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조금 더 자유로움.


그중에서도 가스 직동식만을 선택한 이유로는 아마도 위에서도 언급한 볼트 캐리어 틸트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봄.


일단 쇼트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이 직동식보다 피스톤을 더 세게 때려주는 건 사실이고,같은 구조의 볼트 캐리어 가이드를 적용했다고 했을 때 볼트 캐리어 틸트 현상의 빈도가 높을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단순히 약실을 폐쇄하는 방식만 특이한 것이 아니라 가스 튜브의 위치도 약간 이질적인데


사수 기준으로 10시 방향쯤에 가스 튜브가 위치해 있음.


보통 가스 튜브가 설치되어 있는 방향은 사수 기준으로 3,6,9,12시 방향들 중 하나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특이한 배치인데


가늠자의 위치를 볼 때 이러한 배치는 조준기의 높이는 최대한 낮추면서 가능한 한 가스 튜브를 총기의 상단에 놓으려는 노력의 결과물인것으로 보임.


지름도 작고 볼트캐리어가 무겁지도 않은 가스 직동식 총기에서 굳이 가스 튜브를 상단에 놓으려 한 이유는



러시아어를 조금 하는 챈러라면 러시아 사이트를 뒤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거 같음.


사실 약실 폐쇄 기구들은 구조가 좀 독특하다 뿐이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 많음.


근데 솔직히 탄창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음.






저런 구조는 정말 옛날(19세기 후반~20세기 초)에 소수의 볼트액션 소총들에나 적용된 구조였음.


위 사진에서처럼 주로 엔블록 클립을 쓰는 볼트액션 소총들에 주로 이용되었는데 이는 탄창 내의 탄을 다 쏘면 엔블록 클립이 자동으로 탄창 밑으로 떨어지게 하기 위함임.


근데 OSV-96은 엔블록 클립으로 장전하는 소총도 아님.


흠......


확실하진 않지만 탄창 내부에 일종의 격실이 있는 걸로 봐서 12.7mm탄들이 최대한 서로 얽히지 않게 하려고 하다보니 저런 설계가 나온 거 같음.


탄창 중앙에 격실을 설치해버리면 스프링의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탄창의 가로와 세로 길이에 맞먹는 넓은 스프링을 쓰기는 힘들테니.


물론 그럴 경우에는 스프링을 작은 걸 쓰면 되긴 하지만 병기에 신뢰성에 목숨을 거는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탄창에 작은 스프링을 쓴다는 것을 그리 탐탁치 않아할 수도 있음.


그래서 차라리 저런 괴상한(?) 형태의 스프링을 써서라도 신뢰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쪽으로 설계가 된 듯.


근데 굳이 저렇게 했어야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