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사유: 내용이 개 노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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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꿈을 꿨다.

엄마가 나오는 꿈이었다.

배가 많이 나온 것이 임신한 상태였다.



주변은 하얀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추운 날씨에 홀로 임신한 엄마는 붉은 목도리를

쓰고있었다.





'엄마..참 이뻤네.'



젊은 엄마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끼이이익!!



쾅!



그 아름다운 여인이 차량에 치여 멀리 날라갔다.



'엄마!!!'



소리를 질렀지만

목소리가 나오지않았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알수있었다.



'꿈이야?'



처음 꾸는 자각몽에 정신이 혼란스러울때쯤

차량 주인이 엄마에게 다가왔다.

피가 웅덩이를 만들며 서서히 죽어가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에이 ㅅ발..운수 ㅈ나 안 좋네."



퉷!



침을 뱉고선 차에 타 도주했다.



'야!! 신고는 하고가!!'



역시 목소리는 나지않았다.



"하아...하아.."



엄마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서서히 죽어가는 그녀의 숨소리가 애처로웠다.



"제발...누구라도..도와주세요.."



조용히 속삭이듯 도움을 요청한 엄마는

배를 끌어안곤 울며 말했다.



"수영아...우리 수영이 어떡해.."



그렇게 울던 엄마의 울음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조용한 눈밭에 엄마는 힘겹게 숨을 내뱉었다.



그렇게 힘없이 흐르는 눈물과 함께 눈이 감겼다.



그 순간.



후웅!



흰 코트를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구원의 마왕'이었다.



아쉽게 얼굴이 가려져 보지못했지만

어딘가 익숙해보였다.



"그대는 운이 좋구나."



"마음약한 신을 만났으니."



사내를 올려다본 엄마는 말했다.



"제발..저희 수영이라도...."



사내는 대꾸하지 않고 혼잣말을 이어말했다.



"오늘 밤은 누가 죽는 것이 보기 싫어서 말이다."



그 말과 함께 사내가 손을 뻗었다.



후우웅!



['꿈 장악력'을 사용합니다.]



눈에 스며들었던 피가 다시 흡수되었다.

상처가 아물었고

안색이 돌아왔다.



"하아...하아.."



거칠었던 숨도 점점 되돌아오고 있었다.



나는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내는 그런 엄마를 내려다보다 한숨을 쉬었다.



"하아..아직 정신을 못 차리나보군.."



사내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겼다.



딱!



그 순간 엄마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엄마?'



나는 주의를 살피며 엄마를 찾았다.

그러던 중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엄마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남은 손엔 맥주캔 하나가 들려있었다.



맥주를 홀짝이던 사내가 뒤를 돌아보았다.

이때다싶어 얼굴을 보았지만

어째서인지 얼굴이 흐릿해보이지 않았다.



"곧 저승사자가 오겠군."



그렇게 그 사내도 사라졌다.

고요하고 넓은 그곳은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화로웠다.



뿌득..뿌득..



그 순간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무언가 나를 관통해갔다.



"...한시연."



"20xx년 3월 14일 사망..이라 적혀있는.."



그는 검은 모자를 벗으며 이어 말했다.


"...그 놈의 짓인가.."



이를 까득 문 그는 다시 뒤를 돌았다.



잘생겼다.

아니 그 말 또한 부족할 정도였다.

차가운 인상과 높은 키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여자가 꼬일수 밖에 없는 그였지만

눈에 보여선 안될게 보였다.



[명부名簿]



내가 그걸 발견하는 그 순간

그 남자가 날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허억..!"



꿈에서 깨어버렸다.

눈이 떠졌고 거친 숨을 내뱉었다.

익숙한 천장과



"좀 조용히 좀 처 자라 ㅆ년아!!"



익숙한 목소리.



"하아..ㅅ발.."



나는 조용히 속삭이며 옷을 입고 집을 나왔다.



새벽 4시.



아직 해는 나오지 않았지만

살짝 밝았다.



'춥네..'



추웠다.

너무 추워 콧물이 나왔다.



나는 추위를 버티며 생일때 갔던 방파제로 갔다.



쏴아아아!



거친 파도는..여전했다.



'그러고보니..여기서도 흰 코트입은 아저씨를 만났는데.'



이름이..김독자였나?

유명한 그 사람..



그의 얼굴을 떠올리기 위해 기억을 되짚었다.



'어?'



어째서인지 꿈속의 '구원의 마왕'처럼 얼굴이 흐릿했다.



후우웅...!!!



당황스러웠지만 갑자기 날카롭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떨렸다.



"으으..추워.."



나는 가방을 뒤적거리며 따듯하게 할수있을만한 것을 찾았다.



달그락



성냥이었다.



"하아...이거라도 써야지."



나는 웅크려앉아 성냥에 불을 붙였다.



치익!



탁..! 타닥!



나무가 타며 불이 점점 내려오고 있었다.



"따듯하다.."



그렇게 엄지손가락쪽으로 거의 내려온 성냥.



"에잉..아깝네."



후!



급히 끈 불.

그리고



"또 너야?"



익숙한 목소리.



옆엔 여전히 흰 코트를 입고있는 그가 있었다.



펄럭이는 코트와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움직였다.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온거 아니야, 너가 부른거야."



"예?"



"이런 적은 없었는데..진짜 뭐지..?"



그 또한 의아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손엔 꽃다발이 보였다.



"어? 그건 무슨 꽃이에요?"



"이거?"



"메밀 꽃."



"메밀 꽃이요?"



나는 처음보는 꽃에 관심을 보였다.



"이거 가질래?"



그가 꽃다발을 건냈다.



"고마워요."



나는 건내받은 꽃다발에 냄새를 맡았다.



"근데요..메밀 꽃의 꽃말이 뭐에요?"



그는 나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그의 시선은 멀고도 어두웠다.



"연인."



"그렇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 그에게 말했다.



"그럼 우린 이제 연인이네요?"



"왜?"



"이 꽃을 받아버렸으니깐요."



그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안돼 너는 미성년자잖아."



"거절은 안하시네요."



내가 큭큭거리며 웃자 그 또한 조용히 웃고있었다.

그러던 중 급히 시계를 보자 등교시간이 다가왔다.



"어! 저 이제 학교 가야해요!"



그러자 그가 나에게 말했다.



"태워줄까?"



"어..그래주시면 감사하죠.."



"그럼 여기 잠시만 있어."



그는 그 말을 하고 어디론가 갔다.



나는 파도를 보며 그를 기다렸다.

5분이 지나지 않았을 무렵.



"오래 기다렸지?"



그가 돌아왔다.



"아니에요."



"그럼 다행이네..따라와."



나는 그의 뒤를 따르며 레몬 사탕을 하나 까먹었다.



"레몬 좋아해?"



"네."



"그렇구나.."



대화가 끝나자 눈앞에 차 한대가 보였다.

붉은 스포츠 카.



[페라르기니 X9158].



페라르기니 회사에서 제작한 최고급 차량이었다.



"우와..."



내가 눈을 반짝이며 차를 보자

그가 말했다.



"얼른 타 늦겠다."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나는 빠르게 그의 차에 탔다.



부우우웅!!



[페라르기니]의 우렁찬 베기음과 함께 순식간에 이동했다.



일반 차로 30분 거리를 15분만에 도착했다.



교문 앞에 서있는 스포츠 카에 다른학생들도 관심을 보였다.

몇몇은 사진을 찍는 것 같아보였다.



"어서 내려 늦겠다."



그가 작게 웃어보였다.

나는 그를 잠시 보더니 말했다.



"오늘 너무 받은 것 같으니."



내가 폰을 건내며 말했다.



"전화번호 좀 주세요."



"제가 나중에 갚을게요."



그는 피식 웃더니 번호를 찍으며 말했다.



"급하게 갚을 필요없어."



나에게 폰을 건내며 그가 말했다.



"언젠가 갚을 날이 올꺼니깐."



나는 그 말에 의아했지만 우선 지각하지 않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교실로 가는 내내 시선이 느껴졌지만

학교에서 '귀신 보는 미친년'으로 소문난 나를 건드는

사람은 없었다.



점심시간에 나는 언제나 처럼 독서실에 앉아 책을 읽으며 그를 생각했다.



'...또 만나면 그땐 뭐라할까..'



내 마음 한편엔 그가 자리를 잡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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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리하면서 쓰니 피곤하네..

너무 '도깨비'를 따라서 가지않고 전독시 느낌을 최대한 섞어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