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 언니, 언니는 독자 아저씨가 왜 좋아요?"
한가한 주말에 걸맞는, 별 의미 없는 질문이였다.
"음·····“
무릎에 잠든 김독자가 보였다. 언제나와 같은,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몰라요."
"엥?"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지혜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은근 답답해. 다쳐도 웃으면서 괜찮다고만 하고, 힘들어도 슬퍼도 참고만 있고, 자기 생각은 죽어도 안해, 늘 혼자 짊어지려고만 하고-“
“상아 씨, 독자씨한테 약점 잡혔어요? 진작 말하지..“
정희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상아를 바라봤다.
“······아무튼, 근데 그래도 좋더라고요. 다정하고 잘생겼고, 같은 노래 들으면서 책도 읽고, 서로 놀려대면서 웃고, 보드게임 할 때는 알게모르게 져주고. 매일 즐겁고 설레서 이게 사랑인가 싶네요.“
“헐.. 부럽네요. 현성 씨는 그냥 착하기만 하고..”
“이열~ 유상아 땡잡았네. 그래서 진도는 어디까지?”
“비밀이에요.”
”아 나도 연애하고 싶은데 왜 내 옆엔 좋은 남자가 없냐 진짜..“
”누나 어차피 못할 거 수녀는 어때?“
”죽는다 이길영.“
티격대기 시작하는 이지혜와 이길영을 보며 신유승은 한심하다는 듯 머리를 짚었다. 별 의미 없는, 한가한 주말이였다.
*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에요. 나 심심한데.“
“···요즘은 그래도 상아 씨한테 많이 의지하지 않나요?”
“듣고 있었어요? 말 안한 장점 하나 그냥 말할걸 그랬네.“
“뭔데요?”
유상아가 짖궂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김독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거기도 크다고.」
“······남들 앞에서 말하지 마요.”
김독자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유상아는 귀엽다는 듯,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하아. 상아 씨, 오늘 밤에 내 방으로 와요.”
“어머, 독자 씨가 그런 말을 다 하고. 후후, 기대하고 있을게요?”
“기대해도 좋아요.”
유상아가 비릿한 미소를 지은 채 김독자에게 다시 입을 맞춰왔다. 김독자는 손을 뻗어 유상아의 목을 제게로 끌어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니, 행복한 주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