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2년 전, 요관 결석에 걸렸던 썰임.

통칭으로는 요로 결석이라고들 하는데 디테일한 차이점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가는 그 비좁은 관 사이에 결석이 걸리는 건데 이런 얘기는 노잼이니 이쯤에서 패스하고.


2년 전, 나는 물을 뒤지게 안 마셨음. 특별히 갈증나거나하면 한 모금씩 마시거나 주로 아아를 쳐 마시기 일수였음.

그러던 중 아침에 퇴근 후, 집에 와 아침으로 국수나 말아먹고 게임이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왼쪽 옆구리가 뒤지게 아픈거임.

태어나서 딱히 크게 아파본적이 없어서 처음 겪어보는 이 고통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음. 만약 야밤에 골목길을 가던 중 어느 괴한에 의해 옆구리에 기습 칼빵을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음.

씨발 이게 무슨 고통이지? 하며 침대에 드러누워 식은땀을 흘리며 유격장 처음 온 이등병 짬찌새끼 마냥 좌삼삼 우삼삼 존나게 구르며 오만상 찌푸리며 힘들어하고 있는데 20분이 지나도 고통이 가시질 않는거임.

왜 아픈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계속 있다간 진짜 뒤지는거 아닌가하는 진지한 생각으로 주섬주섬 옷 주워입고 택시잡고 가까운 동네병원에 가달라고 했음.

촌동네라 그런지 포장도로임에도 길이 고르지못해 미세하게 차가 들썩들썩하는데 평소 같으면 느끼지 못할 감각이었으나 배때지가 존나 아쁜 상황이다보니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더라.


마음 같아서는 학대파에게 기습공격을 받은 참피마냥

테에에엥 마마! 옆구리가 화끈해진레후!

이지랄 하고 싶었는데 그 아픈 와중에도 그래도 나이 20대 후반 처먹은 다 큰 새끼가 아프다고 징징대는건 내 가오가 안 살더라.

마치, 느와르 영화에서 칼빵 맞은 조폭 주인공 마냥 거친 숨소리만 헉헉 내쉬며 양손으로 마치 지혈하듯 옆구리를 꽉 누르며 있으니 택시기사가 저새낀 시발 뭐하는 병신새낀가하는 눈빛으로 백미러 한참 보더니

응급실에 내려드려요?

하길래 방금 전까지만 해도 똥폼 잡으며 가오 살리고있던 나는

넹... 하고 쭈구리 처럼 대답했다.


응급실에서 내려 간호사들의 진찰을 받는데 일단 나나 병원 측이나 아직 정확한 증상 이유를 모르니 일단 진통 주사를 쳐 맞았다.

원래 평소에도 주사 맞는걸 좋아하진 않았는데 그날따라 유독 아프더라.

주삿바늘에 쑤셔지며 택시 안에서 가오 잡느라 참고있던 고통을 으악으악 거리며 한꺼번에 토해내고 있는데

응급실 옆 침상에서도 어린애가 주사맞느라 울고있고 그 옆에선 애 엄마가

안 아프다~ 안 아프다~

하고 있었음. 나도 덩달아

으악 안 아프다...

이지랄 하니 주사놓던 간호사가 풉 하고 웃고 가더라. 한참동안 이것저것 촬영하고 나니 드디어 요관 결석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근데 이 병원은 규모가 작아 뱃속의 결석을 깨뜨릴 수 있는 초음파 망치인가 뭔가, 이름 듣기로는 무슨 오버워치 라인하르트 워함마 같은 무기가 없어서 옆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거임.

당장에 죽을것 같으니 알았다하고 가까운 큰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받은건 진통제 주사 밖에 없는데 진료비 존나 나온거에 갑자기 짜증이나 이 병원에 씨발 오줌이라도 갈기고 가자 하는 생각에 병원 화장실로 갔음.

근데 오줌을 싸면서 빠른 속도로 아픈 느낌이 가라앉더니 시원하게 다 싸갈기고 나니 안 아픈거임? 다시 응급실로 찾아가서

안 아파요.

네?

안 아프다고요.

시발 그게 뭔 개소리에여;;;;

하며 간호사가 얼빠진 표정으로 날 보다가 CT인가 그 촬영 다시 찍어 줌.

방금 전까지 있던게 빠졌네요?

ㄹㅇ?

ㅇㅇ ㄹㅇ.

엌ㅋㅋㅋㅋㅋㅋ


결국 큰 병원에서 망치 처맞는 일 없이 결석이 자연 사출되어 존나 허무하게 마무리 됬음.

오줌으로 결석이 나올때 왜 땡그랑! 하는 소리가 안나냐고 하니까 그 정도 크기면 너님은 이미 뒤졌을거라고 하더라. 역시 인터넷 썰들은 과장이 심함.


아무튼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도 하루하루 물 열심히 마시는 중이다.

돌붕이들도 물 많이 마셔라. 이 썰글 중에서 요로 결석의 그 고통은 과장 1도 안 보태고 진짜 뒤지게 아픈걸 그대로 작성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