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가 그치면 여우가 시집간다고 한다.

와카모가 선생과 맺어지게 된 날도 여우비가 내렸고,

선생과 함께하는 중요한 날이면 언제나 여우비가 내리다 그치는 듯 했다.

너무 운명같았고, 앞으로는 이제 맑개 갠 하늘처럼 좋은 일만 있을거라 생각하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함께 생활하는 나날들.

일어나면 정인이 곁에 눈감고 미소를 지으며 자고있고,

애정을 담아 만든 식사를 먹으며 서로 웃고,

가벼운 포옹과 키스로 잘 다녀오라며 인사해주며,

그이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행복한 그런 나날들.

매일매일 행복해하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비에 쓸려 내려가버린줄만 알았던 죄악이 천천이 일상을 잠식해나가는게 보고싶다.

선생에게 마음을 전하게 위해, 라는 명목으로 저지른 죄들,

선생과 만나기 이전에 저지른 죄들.

그 모든 업보가 천천히 와카모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이 나날을 지키려고 애쓰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처절할정도로 노력하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점점 선생에게도 피해가 가는게 보고싶다.


처음에는 장난 수준이였지만, 점점 심해져서 선생께 상처가 생길정도로 심해지는게 보고싶다.

그런 선생을 보며 괴로워하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선생이 괜찮다고 위로하고 이겨내자고 할수록 점점 더 진창에 빠져드는 듯한 와카모가 보고싶다.


결국 선생에 대한 연심을 접게되는 와카모가 보고싶다.


선생과 헤어지는 날 아침에는 여우비가 내리는 듯 했다.

여우비인줄 알았던게 끝없는 장마였으면 좋겠다.

언제까지고 와카모의 장마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여우비인줄 알았던 모든게 이제는 끝없는 폭우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대충 이런거 보고싶다 아무나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