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뿔이 눈앞의 까마귀를 향해 달려들었다.



 까마귀는 순순히 당해줄 마음은 없다는 듯 방향을 돌려 암흑의 창을 꽂아 넣는다.



 불꽃이 튀기며 (어라라? 지휘관? 왜 거기서 싸우고 있는 거야?)



 베헤모스는 그 눈을 빛냈다. (아니, 이젠 우리 지휘관도 아닌 주제에, 우리를 구하겠다고 이러는 거야?)



 흉흉한 붉은 빛이 까마귀를 향하자 (...이해가 불가능해.)



 검은 (아아... 그래. 사실 지휘관은 우리를...)



 별이 (...그 마음 잊지 않을게, 지휘관.)



 번뜩이며 (구하러 와줘서 고마워, 지휘관.)



 그 들짐승의 왕을 꿰뚫었다. (우리는 이제...)



***



 오직 폐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잿가루가 날리는 회색빛 하늘.



 더러운 피로 문드러진 대지.



 그곳에 지휘관은 홀로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나이에 안 맞게 무리를 한 걸까.'



 소년은 가만히 독백했다.



 그녀들을 지키고 싶었다.



 이성적인 의미로서가 아니라, 가족처럼 아꼈기 때문에.



 너무나 그녀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무릎 아래 정도는 아깝지 않았다.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지휘관은 완전히 휠체어에 몸을 맞기고 푹 쓰러졌다.



***



 아아, 우리의 지휘관이시여.

 


 어이 그리하셨나요.



 우리는 당신을 매도하였으나, 당신의 사랑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나이다.



 그러니, 푹 쉬시기를-



 깨어나셨을 때에는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 겁니다.



) 수정 예정. 화면이 하얘요! 안보여요! 싶은 후붕이들은 그게 정상이니까 꼭 '처음부터 다시 마우스로 위 아래 움직이며' 읽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