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는 여주를 짝사랑함.


정확히는 짝사랑했었음.


둘은 어릴때부터 함께했음.


둘은 진짜 둘도없는 절친임.


부모님끼리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거든.


집도 가깝고해서 그런지 운좋게도 둘은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음.


남주는 여주한테 고백했다가 차인 전적이 있음.


이유는 너무 어릴때부터 함께해서 남자로서 느껴지지 않는다 뭐 그런 진부한 이유임.


얘는 중학교때도 사지멀쩡해서 연애를 잘하고 다녔지만,


고등학교와보니까 더  잘사귀는거임.


멀쩡하고 반반한 여고생은 연애에 있어서 거의 무적이거든.


여주는 고등학교와서 바로 잘난 남친이 하나 생김.


잘생기기도 잘생겼고 공부도 잘하고 남주에 비해서 모든게 뛰어난 남친임.


심지어 반한 이유가 신입생 환영회때 봤을때 첫눈에 반했던거임.


여주는 연애를 시작하니까, 멀쩡한 남주랑 거리를 두고싶어했음


다들 남친여친생기면 그러하듯이 자기나름대로 '선긋기'라는걸 하면서 연애기분을 내고싶었던것도 있지만,


자기 가족한테 연애를 들키는 기분이라서 너무 부끄러웠던거임.


근데 남주도 그리 못나지 않았음.


얘도 적당히 고백받을만큼 받고, 남들이 보기에 존잘까진 아니어도 훈남으로까지는 보이는 친구거든.


그리고 애가 성격이 참 좋음.


자기를 찬 여자애랑 마음쓰면서 오랫동안 아무렇지 않게 친구관계를 유지하는게 쉬운게 아니거든.


얘는 이제 여주한테 차이고나서 '나는 대학들어갈때까진 여친죽어도 안사귀고 공부만 한다'이런 마인드였음.


근데 고등학교 올라와서 어떤 여자애가 자꾸 끈적하게 대쉬를 해.


미안하다고 안된다고 얘기를해도.


도저히 포기할 생각이 안보이는거야.


여자가 한번 차인 남자한테 오랫동안 대쉬하고 그런거 쉽지 않은거 알아?


요즘은 뭐 남자도 그렇긴한데.


여자같은 경우는 특히 연애에 자존심같은게 있어서 거의 자기가 지는 상황은 안만들고 싶어하거든.


이제 한 두달쯤 그러다보니까 남주도 한번쯤 만나볼까? 싶은거임.


단단한 철벽이 뚫려버린거지.


근데 그.. 천운이라고 해야하나 운명이라고 해야하나.


둘이 너무 잘맞는거임.


음식을 먹어도 식성이 같고


영화, 게임 등등


심지어 스킨쉽할때 버릇도 비슷한거임.


그러니까 얘네 둘이 이제 죽고못사는거임.


그게 주위에 남주의 친구, 가족들, 지인들까지도 전부 알려질 정도로 말이야.


여주는 이상한 감정에 쉽싸이게됨.


있잖아.


질투랑 집착이 왜 생기냐면은,


자기꺼라고, 자기가 소중하게 넣어놨던 박스안에 무언가가 남의 손에 들려있을때 생기는거거든.


여주가 그동안 너무 당연시하게 내꺼라고 생각했던 것이.


모르는 여자손에 있으니까.


여주로서는 처음느껴보는 좆같은 감정이었거든.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야.


얘도 남주한테 여자친구가 생기면 아무감정없이 쿨하게 축하하려고 했었거든.


근데.


막상 상황이 그렇게되니까 얘도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게되는 걸 느끼는거지.


남주랑 그 여우같은년이 카페를 가기만해도.


 '걘 카페같은거보다 내가 타주는 아이스티를 더 좋아해. 그돈으로 차라리 같이 게임을 하는게 낫다고.'


남주랑 그 씨발련이 어디 영화만 보러갔다고해도.


 '걘 로맨스 별로 안좋아해. 나랑보는 액션영화가 더 재밌다고 했다고.'


sns에 올라온 알콩달콩한 사진만 봐도 분노하고,


항상 자기랑 보내왔던 연휴에 여친이랑 데이트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화를 참을 수가 없는거지.


감정적이 되어서 이성적으로 생각조차 할 수 없게되는거야.


그녀석의 시간은 내 것이고,


나와 당연하게 보내던 연휴,


나와 함께 다녔던 카페, 영화관, 식당,


나와 함께 걸었던 거리, 


그와 함께 봤던 벚꽃, 함께 놀았던 수영장, 함께 했던 게임, 즐거웠던 통화, 메시지, 내게 해주던 음식, 웃으며 건냈던 생일선물, 첫 알바비로 샀다며  귀를 붉힌채로 내게 건내던 쇼핑백, 옷이 없다고 같이 갔던 백화점, 나에게만 보여주던 웃음, 나와 함께했던 추억,기억,감정.


다 나와 함께지냈던 시간들인데.


그 시간만큼 우리는 함께였는데.


그 모든게 머릿속을 맴돌아.


정말로 참을 수 없는거야.


지금생각해보면, 여주한테 있어서 남주는 단순한 가족같은 존재가 아니라.


인생의 절반이상을 같이 걸어온 동반자이면서.


동시에 삶이었거든.


내 삶을 증명해주던, 나의 삶의 절반이.


그년하고 팔짱을 끼고, 키스를 하고, 여행을가고, 같이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언젠가는.. 섹스를 하고, 아이가 생기고 결혼을하고 가정을 꾸리고.


나는 단지 그의 아릿했던 첫사랑.


그에게 있어 아팠던 첫사랑의 추억일뿐이고.


언젠가 그의 옆에 서있는게 내가 아닌 다른 여자일거라는 생각하니까.



여주는 당장 그날로 준비를 해.


남자친구랑도 헤어져.


이대로 있다간 정신병에 걸려 죽을거 같았거든.


그래도 여주는 나름대로 똑똑한 편이야.


자기가 얼마나 후회할지를 미리알고 더 시간이 가버리기전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거든.


금요일.


남주집은 자기집에서 한 3분가량.


그동안 사귀었던 어떤 남자한테도 속옷을 보여준적이 없었는데.


남주를 되찾기위해서 굉장히 도발적인 속옷을 입고 가는거지.


화장도 열심히.


혹시 모르니까 콘돔도 챙겼고, 피임약도 챙겼고.


결국 얘도 남자니까.


같이 놀다가 덮쳐버리면 꼼짝도 못할거라고.


근데


남주집에 도착했을땐 아주머니만 계셨어.


남주가 오늘은 친구네 집에서 자고온다고.


이미 외박허락까지 받고.


여주는 아차싶어서 빨리 전화기를 꺼내서 남주한테 전화를 걸어.


안받아.


수십통, 수백통을 걸어도.


메시지를 보내봐도.


카톡을 보내봐도.


전혀 안봐.


아마.


여주보다 그의 여자친구가 조금 더 똑똑했던거같아.


여주는 이제야 깨닫는거지.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다고.


그리고 내일이 오기전에, 남주가 이 연락을 확인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두서없는 글이라 언제든 수정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