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애랑 여자애는 소꿉친구임.


아주 어렸을때부터 서로 친하게 지냈던 친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곳에서 다니는거임.


남자애가 여자애를 십몇년째 짝사랑하는 중임.


근데 여자애는 자기가 얼굴이 예쁜거에 비하면 자기객관화가 좀 안됐음.


애가 좀 띨해서 그런건지.


원래 고등학생쯤되면 여자랑 남자랑 슬슬 연애감정잇는거 외에 순수하게 "친구"라는 개념으로 어울리는 건 흔치 않잖아.


이게 뭔말이냐하면 여자애가 본인 예쁜거 모르고 남자애들한테 막 놀자~ 하는 건 같은 여자애들한테서 기피당하기 좋은 성격이란거임.


여자애는 성격도 나쁘지 않았고 얼굴도 괜찮았는데


불여우란 인식이 같은 또래집단에서 박힌거지.


그래서 그런지 여자애는 항상 같이 노는 사람이 남자애들 아니면 소꿉친구인 남자애 뿐이었음.


그래도 여자애 마음속에선 항상


 '얘는 나랑 같은 편이니까 우리는 평생 친구다'


라는 생각이 있는거임.


문제는 거기서 부터임.


엇갈림이라고 해야할지


실제로 남자애는 친구가 꽤 많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여자애랑 보냈기 때문에 여자애가 남자애의 친구관계를 볼 일이 거의 없었어.


그래서 그런지 여자애도 약간 이런생각이 박힌거임.


둘만 노는건 심심하니까. 


친구를 내가 좀 더 모아서 여럿이서 놀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근데 앞서 서술했다시피 얘는 여자인 애들이랑은 말도 잘 못섞음.


그래서 남자애들한테 더 꼬리를 친다고해야하나. 그 거리감을 못재는 성격때문인지 그냥 달라붙는거임.


소꿉친구 남자애는 짝사랑하는 여자애가 막 그렇게 다니니까


그러지말라고 남자애들은 사소한 호의도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항상 얘기하는데 여자애 귀에는 잘 안들리는거임.


이미 마음먹었거든.


그렇게 계속 본인이랑 남자애들과의 접점을 만들다보니까.


원래 하지도 않던 sns나 여러가지, 소위말하는 인싸들의 만남들을 배워가기 시작함.


그렇게 점차 소꿉친구랑 접점이 사라져감.


서로 아침마다 등교할때도 본인이 아는 남사친들 무리랑 같이 등교하고


밥도 같이 먹고


끝나면 카페에 같이가고


주말에는 유원지, 공원 등등


주위에 남자애들도 많고하다보니까.


항상 친구라고만 생각했던 소꿉친구는 뒷전이 되어버린거임.


왜냐하면 얘를 대체할만한 남자(친구)는 많았거든.


그렇게 인싸처럼 놀다보니까 깊은 관계는 아니더라도, 


남자애들 건너건너 여자애들도 많이 알게되고


이제는 소꿉친구는 거의 본인에게 잇어서 '명목상 친한친구'가 되어버리는거임.


너 누구랑 제일친해? 하고 물으면 그냥 조건반사적으로 생각나는.


하지만 그뿐인.


그래도 집이 가깝고, 남자애는 아직 마음이 있어서 자주 오려고 노력하지만.


그마저도 여자애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 않으니까.


만나고 싶어도 둘은 만나는 시간자체가적어질 수 밖에.


어느날 이 불안불안한 관계가 끝난건 어떤 남자애의 고백을 거절하고부터야.


제법 잘생긴 남학생의 고백을 차버렸는데


얘가 그.. 이 여자애가 가진 인간관계의 중심쯤 위치한 친구라서.


거의 대부분의 얕은 인간관계는 파탄나버려.


이제 그러니까 여자애는 미치는거지.


얘는 이제 사람들이랑 어울려놀다보니까.


어느정도 선민의식이라고 할만한게 자리잡혔거든.


'친구가 없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다.'


'사회성이 결여되어잇는 사람이다'


'불쌍한 사람이다'


'동정받아야한다'


'나는 저런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나는 저렇게 되기 싫은데'


'나는 항상 무리의 중심에 있어야하는데'




결핍이지.


여자애는 한번 쥐고있던 것을 놓아버리고도 제정신일 수가 없었어.


다시 여자애들은 기피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남자애들무리를 다시 찾아가면 또 고백을 받는 상황이 될까봐


이도저도 못하고 전전긍긍 하는거야.




근데.


이때 조심햇어야해.


원래 사냥꾼은, 먹잇감이 가장 약해질때를 기다리거든.


조금 질나쁜 여자애.


막 몸을 굴리고다닌다거나 하는건 아닌데. 학교도 덜나오고 담배도 피고하는.


그런여자애가 속삭이는거야.


 "네 옆에 항상 따라다니는 남자애 좀 소개시켜주면 안돼?"


그래도.


이 여자애가 질이 나빠도.


이 여자애로부터 얻을 수 잇는 인맥이 아무리 질나쁜 것이라고 해도.


그게 썩은 동앗줄이고.


곧 부러질 거 같은 병자의 손이라도.


어쩔수가 없지.


인간은 가장 궁지에 몰렸을때 모든걸 내놓는 법이거든.


인간은 천만금때문이 아니라.


단지 금화 세닢 때문에 자신의 영혼까지 팔아버린단 말이야.




여자애는 남자애한테 사정사정해.


나는 인간관계를 다시 되돌리고 싶다.


니가.


니가 별로 안좋아하는 스타일인거 알지만.


단 한번만 나를 위해서 그 애와 사귀어 줄 수 있냐고.


우리는 소꿉친구이지 않냐고.



남자애도 알고 있어.


본인이 하는 사랑은 항상 결실을 이루지 못한다는 걸.


내가 아무리.


그애한테 뭔가를 해주려고해도.


여자애와 깊은 관계가 되길 원해도.


나한테 있는 그 무엇도 거래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잇어.


그래도


사랑은 기브앤테이크가 아니잖아.


남자애는 확실히 알고 있어.


자기가 아침마다 집앞에서 기다려도,


주말이면 아침부터 그애가 제일 좋아하는 김밥을 싸가는 이유도.


츄리닝이 가장편하지만 굳이 불편한 옷을 입는것도.


힘들게 번 알바비를, 그녀가 친구들이랑 놀러갈때마다 돈이 부족할까봐 은근히 손에 쥐어줬던 것도.


여자애 본인이 자신을 팔아만든 관계가 어느날 갑자기 무너져버릴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리고.


본인이 그 결핍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도.


사실 전부 알고 잇었거든.


본인은 단순히 소꿉친구일 뿐이고


오래 만났다고해도 그사람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는것이 아니라는 것도.


사랑은 거래가 아니니까.


그래도 나는 너무 이 여자애를 사랑하니까.


원하는 걸 전부 해주고 싶은거야.


그 끝이 좋지 않을 걸 알더라도.



결국 남자애는 그 여자애랑 사귀게 되었고.


예상했던대로 이 여자애가 다시 얻을 줄 알았던 영광은 곧 끝나버려.


양지에서 빛을 받으면서 인간관계를 배웠는데,


음지의 어둠속에서의 인간관계는 익숙하지 않잖아.


그냥 몇번만나서 같이 놀다가 대화 좀 하고.


그냥 그렇게 끝나버려.



근데 웃긴건 이렇게 한번 피곤했던 관계가 끊기고 나니까.


여자애가 번아웃이 왔나봐.


별로 얕은관계를 여러개 유지하고 싶기보다는 나랑 교감해주는


나랑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깊은 우물 하나만을 찾게된거지.


근데 그런건 그리 쉽게 얻어지지 않거든.


슬슬 다시 소꿉친구 남자애랑 친하게 지내보려고.


빙빙 돌아서 왔지만 진짜 소중한게 무엇인지 이제야 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제 그 애 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예전에 했던 게임들.


자주걷던 길들도 같이 걸으면서 시시콜콜한 잡담도 하고싶고.


그냥.


둘만의 시간이 그리웠어.


같이 먹던 밥도 그리웠고.


플라스틱같은 무기물적인 관계는 이제 지친거야.


예전처럼 사람들과 나눳던 관심없는 주제에 호응해줄 필요도 없고.


나와 그 애는 취향이 비슷하니까.


아, 오랜만에 영화도 같이 보러가고.


굳이 친구들이 많지 않아도 우리는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데


서로 생일이면 선물을 챙겨주고,


여름에는 반팔로, 겨울에는 꽁꽁 몸을 싸매고.


아이스크림을, 귤을 먹으면서 그냥 그 시간을, 기분을.


언젠가는 수영장에가서 물장난도 하고


겨울이면 눈사람을 만들면서 빨게진 볼을 서로 놀리며,


그런 장난스러운 시간을 즐기다가.


같이 몸이녹이는거지.


이불 속에 들어가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거야.


아.


따듯하구나.



그런데.


지금와서 본인이 했던것들이 사치였다는 걸 깨달아봐야.


급할때 금화 세 푼에 팔아버린 영혼은 돌아오는게 아니거든.


 그 애의 집앞에서 기다리는데.


문뜩 봐버린거야.


한쪽팔에는 팔짱을 끼고,


서로 장난스럽게.


마주보다가.


또.


그냥 웃어버리고.


그러다가 또 틱틱거리고.


그러다가 꼭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오늘은 뭘 먹을 것이며,


내일은 뭘 먹을 거고.


오늘 하루 자고가겠다고.


저번에 내가 두고간 속옷은 잘 있냐고.


확실히 처음할때랑 느낌이 다르다고.


당연하다는 듯 웃어버리고.


그런.


나랑은 아직 해보지도 못한 대화를.


저건 내껀데.


수십수백수천수만명이 나한테 등을 돌려도.


쟤.


오롯히 저사람만은 내편인데.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였는데.


그냥.


조금 늦었을 뿐인데.


왜 빈자리여야할 내자리는 꽉 차 있는거야?


아.


그렇구나.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나는 그냥 헐값에 넘겨버린 거구나.


여자애는 이제서야 아는거야.


그가 느꼈을 감정들을.


하나뿐인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감정을.


저 관계는 더이상 내 것이 아니구나.


하고 수긍하려고 해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거야.


비참하게도 눈물은 나는데.


가슴이 너무나도 쓰린데.


저 관계는 내 손을 떠나버린지 오래인 걸 아는거지.


그렇게 그냥.


그 옆에 운이 좋아서 빈자리가 되기만을.


한 없이 기다리는 거지.


그저.


그저 한없이.










































두서없는 글이라 언제든 수정될 수 있음.


글고 이것도 누가 좀 써주면 좋겟음.


소꿉친구물 필력 좆되게 잘써줫더라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