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 다나 

가만히 참을 수 없는 몸매로 음탕하게 유혹하는 주제에 나를 걱정하는 눈빛이라니 

이제는 허전한 치마 밑에서 부터 달아오르는 기분이 느껴진다.

애써 침착하게 목소리를 가다듬어본다.


"저기 다나. 혹시 나중에 목욕 하는 걸 도와주지 않을래?"


"목욕? 이건 무슨 농담인가요? "


"별거는 아닌데 그냥 몇 번 전투에서 패배하니까 피곤하기도 하고 오늘 만큼은 그랬으면 좋겠어 안돼? 

 나중에 선물도 주고 싶어. 그리고 같이 목욕을 하면 더 친해질 수 있을 테니까 좋을 거라 생각했어. 

 무리한 부탁이면 어쩔 수 없는데.."


"..공물은 받아 들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언으로 내 비위를 맞추려 해봤자 무의미합니다. 

 인간의 말에 현혹될 일은 없으니까요"


"부탁해 다나. 인간은 약하니까 치료가 꼭 필요해 그리고 정말 친해 지고 싶어. 다나 부탁해"


이 정도로 고개를 숙인다면 들어줄게 분명하다. 그녀의 프로필을 열심히 뜯어본 나의 직감이 그렇게 외친다.

나는 잠잠해진 공기에 슬쩍 위로 올려다본다.


"............."


긴 한숨이 느껴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 본다. 매번 외치던 벌레를 보는 표정일까.

나는 애써 그녀의 눈을 피해 바닥을 내리다 본다. 올거야 분명 거절하는 눈빛은 아니었으니까.

만약 오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내 실력을 발휘할 때다. 아무튼 그렇다.

나는 다나가 돌아서 가는 뒷모습을 보며 깊이 쌓은 지식으로 반드시 뷰비겠노라고 다짐했다.


시간은 생각보다 느리게 흘러갔다. 그 동안은 분재겜 이라고 방치해두고 대충 했으니까.

건물 하나 하나 꼼꼼히 만져도 보고 지나가는 인형들과 이야기도 했다.

다들 다양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준다.

어째서 인지 마음 한 구석이 편안해진다.



시간은 어느세 흘러 저녁이 되었다.

시녀에게 신신당부하며 오늘은 다나와 함께 목욕을 할테니 잘 부탁 한다고 같이 들어와 도와줄 필요는 없다고 몇 번을 말했다. 

매번 패배 대사만 듣다 다양한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가 낯설게만 느껴졌었다.


" 아무튼 준비는 된거니까 "


물 속에 고개를 담그고 문쪽을 뚫어져라 쳐다 본다. 그녀가 올까. 반신 반의 하면서도 생각보다 넓은 욕실안을 헤엄친다.

이런 곳도 꼼꼼하게 설계 되어 있구나.  세밀하게 조각된 장식들을 작은 부분까지 뜯어본다.

혼자 조용히 있으니 왠지 모르게 노래가 하고 싶어진다. 한곡 불러볼까 하고 시동을 걸려는 찰나 문앞에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시녀? 분명 안온다고 그랬는데

그 순간 문이 열리고 수건을 걸친 다나가 들어 왔다.

수건으로 앞을 가리고 있지만 그때문인지 더 야하게 보인다. 아마도 수건이 그녀의 커다란 가슴에 비해 턱없이 작아서, 아슬 아슬하게 아래까지 가리는 수건이 욕실안의 수증기를 머금으며 몸에 달라 붙어 버리니까. 

그 너머가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니까.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내 눈빛에 다나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거둬라고 말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그녀의 자존심 일테다. 일족의 수장으로써의 자존심. 이런 시선에 굴하지 못하겠다 라는 자존심. 


알 수 없는 배덕감이 등허리를 타고 짜릿하게 흘러 내린다.






준비는 되었다.





이제 맛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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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 기준으로 작성해서 보기 불편할 수 있음

*근데 19는 어떻게 함? 창작 탭에 19는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