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어느 때와 다름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타카시 찐천장을 봤기 때문에 약간 화가 나있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할게 없었다.


"오늘따라 깨챈이 활발하네..."

어느새 구독자가 3333명을 넘은 깨첸을 바라보고 있는 할배 깨붕쿤 H는 모처럼 활발한 깨챈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그래도 뻘글은 참을 수 없지"

그래도 깨챈의 유고한 역사가 담긴

제목 : 깨어난

내용 : 대충 아무내용


은 참을 수 없었기에 대충 아무 글이나 싸지르려 한 순간...


발 끝을 스쳐가는 낯선 느낌.

'뭐지.....................'


깨붕쿤은 호기심을 가져서는 안됐다.

책상 아래로 고개를 내리고 발견한 것은


검고, 딱딱하고, 반질한 자태

-바- 선생이었다.












"악 시발!!!"


바선생.

그는 대체 누구인가.

곤충강 바퀴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 바퀴, 바퀴벌레, 강구라 불리는. 백악기에 처음 출몰한 이후 현대에 이르는 지금까지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체.

다 필요없고 좇같은 생김새와 갑툭튀로 수많은 깨붕쿤을 놀라게 만드는, 그것 이다.




긴급상황 발생, 긴급상황 발생.

A섹터 (내 방) 바선생 1기 출현, A섹터 바선생 1기 출현

바선생 출현 시 프로토콜에 따라 구역 봉쇄 후 (방문 닫고) 사살작전을 개시한다.


작전명 :CESCO 개시!


각 병사들은 (사실 나 밖에 없음) 대 바선생 무기(바퀴벌레용 살충제, 파리체, 두루마리 휴지)를 지참하여 작전에 투입한다.

바선생 발견시 즉시 살충제를 5초간 살포 후 움직임이 둔해지면 파리체로 가볍게(매우 중요) 두들긴다.

강하게 패버릴 경우 사체가 이리저리 튀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

이후 두루마리 휴지를 수 겹싸서 보이지 않게 처리한다.


이론으로는 알고있다. 이런건 7살 먹은 어린애도 할 수 있을거다.

하지만 상대는 그 바선생.

아무리 대 바선생 무기로 무장하였다 한들 그 소름끼치는 느낌은 참을 수 없다.


만약 바선생이 내 다리를 기어오르기 시작한다면..?

바선생의 알이 사방에 비산하기라도 한다면..?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만 한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은 깨붕쿤은 격리구역으로 진입했다.


먼저 최초 발견지인 책상 아래. 없다.

의자아래..? 없다.

옷장 아래. 없다.

침구류 모조리 뒤집어서 흔든다. 없다.

이리저리 찾아봐도. 없다.


시발 어딨는거야.

대체 어디로 숨은거지?


지금 당장 바선생을 처리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깨챈질은 물건너가고 만다.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그때 보인, 문 뒷쪽.

설마 저기에 숨어있는거 아닐까..?


그리고

마침내 발견했다.

반드시 무찔러야 할 숙적!


살충제 악세사리 - 연장 노즐 장착

구석지고 손이 잘 가지 못하는 곳에 있는 바선생을 처리하라고 있는 물품이지만.

바선생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카이팅하는데도 유용한 악세사리다.


살충제를 맞기 시작한 바선생은 미친듯이 도망치기 시작할거다.

자. 어디로 도망갈거냐.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반드시 각종 FPS로 단련한 에임으로 트레킹하고 말겠다.


깨붕쿤이 "바선생용 살충제 발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저번에 모기용 살충제를 뿌렸을 때는 반통 넘게 써도 안 죽더니 이건 효과 직빵이네.

다음에 마트가면 더 사놔야겠다. 라고 생각한 깨붕쿤이었다.


생각보다 쉽게 제압된 바선생을 휴지로 감싸고 화장실로 향했다.



아무리 바선생이라 해도 한 생명인 만큼 죽음에는 예를 표할 필요가 있다.

휴지로 감싼 바선생을 화장실로 모셔서 화장을 한다. (※화형이 아닙니다)

바선생을 화장하면 만약에 있을 수도 있는 알집까지 처리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화형이 아닙니다) 

사실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 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바선생 때문에 좇같았던걸 생각하면 화장을 해드려야겠다.  (※화형이 아닙니다) 



작전종료.

결과 : 바선생 1기 화장  (※화형이 아닙니다) 

피해 : 깨붕쿤의 아까운 챈질시간 10분.

평가랭크 : A+






후... 바선생 그래도 잘 처리했네.

드디어 한숨 돌린 깨붕쿤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아이디어가 생겼다.


이 참에 바선생 처리한걸 글로 써볼까..?

대충 글적거리면 되겠지...


.

.

.


왜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지지..?



.

.

.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이제 작성버튼 누르면 되겠네.



그때였다.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뜨거운 날갯소리.

그건 바로 가을철이 되자 야외는 추운지... 단체로 실내로 피신한...


-모- 선생이었다.


깨붕쿤의 사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계?속






시발 좇같은 모기새끼 당장 생포해서 외과용 젤 속에 처박은 다음

주둥이, 날개, 다리 순으로 하나하나 잘라가면서 죽여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