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같은데 사는 깨붕이들은 종종 경험하겠지만, 불도 안 났는데 화재 감지기가 종종 울려서 경종, 사이렌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었을 거임. (이것을 소방에서는 비화재보 or 비화재경보라고 부름)
이건 대부분 감지기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경보인데, 왜 가만히 있는 감지기가 작동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함.
먼저 감지기의 종류는 아래의 <사진 1>과 같은 종류가 있는데, 아파트에는 주로 차동식 열감지기(스포트), 정온식 열감지기(스포트), 연기감지기(광전식) 총 3개 종류가 들어감.

                                                           <사진 1. 화재 감지기의 종류>

각각의 설치 위치를 본다면

- 차동식 열감지기 : 화재 발생 시 온도 변화의 차이가 심한 구역들(대부분의 생활공간)
- 정온식 열감지기 : 화기를 주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화재 상황과 평상시가 이 잘 구분이 안되는 구역(주방 등)
- 연기감지기 : 계단, 복도 등 연기가 빠르게 이동하는 통로 구역
이렇게 됨.


여기서 일반적인 생활공간에는 차동식 열감지기가 도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이 차동식 감지기가 문제의 핵심임.

차동식 감지기의 작동 방식은 아래 <사진 2>와 같음

                                                           <사진 2. 차동식 감지기 작동 방식>

감지기는 양쪽 +,-로 각각 따로 흐르던 전기가 가운데 접접을 통해 서로 통하는 순간 경보가 발생하는 구조임.
아래의 <사진 3>은 실제 일반적인 감지기의 형태임.

                                                           <사진 3. 차동식 열감지기 실제사진>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저 양쪽으로 나누어진 금속 부분임. 원래는 천장에 있는 감지기용 전기 배선이 지나가면서 저 두 개의 금속 부분을 +극과 -극이 각각 따로 지나가게 됨. 


가운데 부분(검은색으로 음영처리한 부분)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 습기가 조금씩 맺히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함. 습기가 가운데의 플라스틱 부분에 점점 심하게 맺히게 되면서 저 양쪽의 전극이 습기로 연결되는 모양새가 되는 것.

그렇게 되면 <사진 2>의 감지기 구조에 있는 "접점"이 서로 붙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게 됨. 실제로 접점이 닿지 않더라도 습기로 인해 양쪽에 각각 흐르던 +,- 양 극이 서로 맞닿게 되어 경보가 발생하는 것.


물론 이걸 보완하기 위해 방수형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으나, 그것도 정도 이상의 습기를 계속 머금게 되면 물이 침투하여 동일하게 문제를 일으키게 됨.(일반형보다 훨씬 오래 간다고 볼 수 있지만, 방수형은 저런 문제 생기면 찾기도 쉽지 않고, 교체도 쉽지 않음)


아무튼, 이러한 구조상의 이유로 온도차가 크게 발생하는 시점(새벽 시간대) 습기가 많이 발생하는 장마철, 비오는 날 등등 기상이 안 좋으면 자주 울리게 되는것임. (근본적인 환경의 문제로 인해 일반형은 새 것으로 교체 한다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상황이 발생함.)


방수형으로 도배하면 그나마 낫겠지만,  <사진 3>의 일반형에 비해 개당 단가가 무려 3~4배 정도 수준이라 수백개씩 설치되어있는 아파트의 경우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음.(대충 일반형이 개당 2천원 초반, 방수형은 개당 8천원 초~중반)


아파트 사는 깨붕이들은 이런 것이 있다는 점을 잘 알아두고, 급작스런 화재 경보에도 당황하지 말고 중간에 경보가 꺼지는지 확인하자. 대부분 비화재보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