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본인은 이번 시즌 AC밀란을 거의 팔로우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 글에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 밀란팬 한 분의 부탁에 자료 찾아보고 쓰는 글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부탁 드림. 그런데 나보다 축구짬 많아 보이는 양반들이 이런 라이트 팬들을 위한 글 안 쓰고 각 팀의, 경기의 전술적 포인트를 자기만 알고 있다 생각하니 괘씸하거든요?


고로시 마렵네 종축챈 반골새끼들...


====================================================================================



밀란의 이번 시즌 가장 큰 화두는 '토날리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였다. AC밀란의 감독 피올리는 밀란에 부임한 이후로 계속 4231 시스템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왔었고 시스템의 중심엔 투볼란테의 일원인 토날리가 있었다. 그리고 저번 여름이적시장 토날리가 뉴캐슬로 이적하면서 팀의 시스템에 개편이 필요했고 피올리가 꺼내든 변화는 433 시스템이었다.



브라힘과 케텔레르, 베나세르 같은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자원들이 임대 복귀, 임대, 부상으로 스쿼드에 빠지면서 AC밀란은 여름 이적시장에 중앙미드필더 자원들을 영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역삼각형 미드필더 대형을 바탕으로 433 시스템을 플랜A로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또한 지난 시즌 공격이 좌측으로 쏠려있었다는 점이 신경 쓰였는지 우측 윙어 뎁스를 늘렸는데 첼시에서 좌우 모두 소화가 가능한 풀리식, 비야레알에서 유망한 왼발잡이 드리블러 추쿠에제를 영입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 후방점유시스템부터 살펴보자. AC밀란은 골키퍼 메냥이 볼플레잉 퀄리티가 매우 좋은 편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가담하는 편이다. 특히 최후방에서 1차적으로 전진할 때는 메냥이 한 칸 전진하면서 수비진들과 백4를 형성해주며 중앙에 우풀백 칼라브리아가 인버티드하게 들어오면서 4-2 대형을 형성해준다. 이렇게 4-2 대형을 형성해 후방에서 수적우위를 형성해 전진하는 것이 AC밀란의 주요 후방빌드업 패턴이다.



상대가 압박을 무르거나 한 칸 내려서서 존프레스를 가져가면 밀란은 2-3 대형을 형성한다. 좌풀백 테오 에르난데스와 우풀백 칼라브리아가 인버티드하게 들어오며 크루니치를 보조해준다. 상황에 따라 메냥이 한 칸 올라와 후방에 3명을 채우거나 라인더스가 한 칸 내려와 중앙에 4명을 채우는 등 유기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토날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피올리 감독의 선택이었다. 기존의 토날리-베나세르 2명의 역할을 테오-크루니치-칼라브리아 3명 혹은 라인더스까지 추가해서 4명이 분담한다는 발상이다.



이렇게 2-3 대형을 통해 2선까지 볼이 공급되면 두 메짤라(혹은 박투박 미드필더) 라인더스와 치크가 볼운반을 맡는다. 라인더스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해줄뿐만 아니라 치크도 기복은 있지만 자신의 장점인 피지컬과 온더볼 능력을 살려 볼운반 역할을 잘 수행한다.


거기에 좌측 윙포워드 레앙은 이미 몇 시즌째 세리에 최고의 윙포워드이고 우측 윙포워드 풀리식도 치크처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지난 시즌에 비해 공격의 좌우 불균형이 해소된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2-3 대형에 높은 수비라인이 늘 그렇듯 수비적인 안정감은 저번 시즌보다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치크나 크루니치가 에너지레벨이 높은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더 돋보일 수 밖에 없는데 아마 이 문제가 이번 시즌 밀란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지 않을까 싶다.



테오의 기용방식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이번 시즌 테오는 커리어 내내 맡았던 측면 위주의 동선이 아닌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맡고 있다. 위 그림처럼 2-3 대형에서 3의 중앙에 서서 볼점유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상황에 따라 변형 백3의 일원으로도 뛴다. 마치 파리 생제르망에서 뛰고 있는 자신의 친형 뤼카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점에서 두번째 문제가 생긴다. 테오는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공격본능으로 좌측 공격의 축이 되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특히 AC밀란에서는 세리에 최고의 윙포워드 레앙과 같이 합을 맞추며 밀란의 가장 날카로운 공격옵션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피올리는 테오를 중앙에 두고 볼점유에 가담시키면서 그의 공격력을 낭비하고 있다.


앞서 밀란의 이번 시즌 좌우 공격력의 균형도 중요하다 언급했는데 일단 우측의 공격력이 향상된 것은 맞다. 하지만 좌우 공격력 균형은 좌측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들에 비해 아쉽기 때문에 어쩌다보니 맞춰졌다는 느낌이라는 밀란 팬들의 하소연도 보였다.



물론 이는 토날리의 공백을 크루니치의 혼자의 역량으로 메우기엔 불가능하기 위해 겪어나가고 있는 시행착오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번 시즌 케텔라르의 적응실패가 뼈아프다 생각된다. 케텔라르가 잘 적응했다면 시행착오 없이 4231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시즌 아탈란타 임대를 통해 어느정도 반등하는 분위기라 그나마 다음 시즌을 기대할 희망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케텔라르 뿐만 아니라 밀란은 다음 시즌도 지속적인 변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에서 복귀한 베나세르, 복귀 예정인 칼룰루의 활약이 기대되고 올 시즌 적응기간을 겪고 있는 추쿠에제도 좋은 포텐을 가진 드리블러이다. 또한 지루의 대체자로서 볼로냐의 지르크제이 링크가 진하며 테오가 이적하게 될 경우 좌풀백 자리에 누가 올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3자로서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이번 시즌 테오의 인버티드한 운용은 어쩌면 다음 시즌을 테오 없이 준비하기 위한 실험과정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당연히 농담이다 농ㅋㅋ담



====================================================================================


밀란 팬 챈럼이 보고 만족하려나 모르겠네. 개인적으로 밀란의 운영 방향성은 좋은 편이라 봄. 물론 리그 우승도 최근 해보고 챔스 토너먼트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준 지난 몇 시즌이었기 때문에 올 시즌이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밀란 선수단도 피오리도 여전히 가능성 넘친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