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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백 후방빌드업 편: https://arca.live/b/rogersfu/99792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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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백3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후방 빌드업을 하는지, 왜 그런 방식을 쓰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후술할 내용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백3에서 센터백들의 역할에 따른 명칭을 구분하고 넘어가자.



백3에서 좌, 우측에 위치한 센터백은 스토퍼라고 부른다. 중앙의 센터백은 스위퍼라고 부르지만 간혹 리베로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선수에게 부여되는 역할에 따라 스위퍼인지 리베로인지 명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서는 펩의 3241 시스템과 연결해 다음에 시간이 나면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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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축구에서의 일반적인 백3 후방빌드업



현대적인 백3 시스템은 백4와 달리 하프백이나 인버티드 풀백을 쓰지 않아도 위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3-2 대형이 형성된다. 윙백이 직선적으로 올라가 측면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중앙에서 3-2 대형을 형성해 안정적으로 볼을 점유하며 전진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백3에서의 후방 빌드업이다.



2. 스토퍼의 적극적인 전진


2010년대 중반부터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크리스 와일더 감독,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같이 공격적인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감독들이 등장했다. 기존의 안전지향적인 백3 빌드업이 아닌 역동적인 백3 빌드업 시스템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첼시 시절 투헬이 이러한 백3 후방 빌드업의 마술사였다. 이들의 역동적인 백3의 빌드업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좌우 스토퍼의 전진이었다.



새로운 백3 시스템들은 기존 시스템과는 달리 빌드업 포지션이 단순히 3-2 형태에 고정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스토퍼들을 적극적으로 전진시켜 다양한 빌드업 포지션을 가져간다. 예를 들어 상대가 압박에 소극적이라면 굳이 후방에 3-2 대형을 쓸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럴 때는 좌우 스토퍼가 전진하여 중원싸움에 가담해 주거나 아예 백4에서의 풀백 역할을 맡는 것이 더 공격적이고 효과적이다. 아래는 자주 볼 수 있는 2가지 패턴이다.



스토퍼가 백4의 풀백처럼 전진해 2-4 형태를 만들거나



미드필더처럼 전진해 2-2 형태를 만든다. 이렇듯 스토퍼를 활용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빌드업 포지션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더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경기운영을 지향하는 것이 2020년대 백3 전술 트렌드다.



3. 변형 백4: 알론소의 하프백 활용


이번 시즌 전세계에서 전술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감독은 레버쿠젠을 지휘하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다. 알론소는 전술은 343(혹은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주목할 점은 백3임에도 빌드업 상황 시 하프백을 이용해 변형 백4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형을 사용하는 이유는 레버쿠젠의 양쪽 윙백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후방에서의 안정감도 챙기기 위함이다. 후방에서 6명 이상의 선수가 확보되면서 볼을 안정적이게 점유할 수 있고 상대가 이에 맞춰 라인을 높히고 압박을 건다면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양쪽 윙백이 뒷공간을 위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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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3 빌드업은 조금 더 간단하게 썼는데 글을 쓰면서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 있었음. 후방빌드업을 하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방법론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더라고. 그래서 다음 글은 빌드업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음.


아니면 곧 케이리그 개막인데 챈럼들이 관심 가질만한 FC서울이나 광주FC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함. 개인적으로는 김기동의 FC서울이 조금 더 구미가 당김. 김기동의 축구 스타일이 내가 좋아하는 축구 스타일이기도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