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교육이 부족한 것 같군." 


그게 내가 들은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 말 이후로 또다시 역겨운 가스가 내 얼굴을 향해 뿜어져 나올 것으로 생각한 나는 공포에 가득 차 있는 채로 두 눈을 질끔 감아버렸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다르게 그녀는 말 한마디도 없이 방문을 닫고 나가 버렸다, 나가는 도중에 나를 힐끗 째려보았긴 하지만 단지 그것뿐 더 이상 나에게 위협을 끼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난 아직도 이 어두운 방 안에 발가벗어진 채로 누워 있었다,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방이여서 그런지 아직도 방귀의 잔향이 나의 코를 자극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행동 없이 가만히 있기만 하는데도 제대로 숨을 쉬기 어려웠다.


갑자기 이곳으로 잡혀 오게 된 것, 이상한 여자가 내 위에 올라타서 독가스를 뿜어내는 것 등등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지만, 그런 의문 보단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과 제시카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의 이 능력을 생각하면 나보다는 뛰어난 신체를 가졌긴 하지만 아마 그녀 역시 지금 구속된 상태일 터 


'혹시 벨라는 내가 없을 동안 제시카에게 해코지를 하러 간 것이 아닐까?'


생각을 거듭해서 해보아도 탈출 방법은커녕 계속해서 머릿속에서는 불길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내가 영양가 없고 의미 없는 생각만을 반복하고 얼마 후..... 다시 문이 열렸다.






철문이 철커덕 하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리고, 깊게 깔린 어둠 속에서 사람의 실루엣이 천천히 다니엘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


긴 시간 이후에 드디어 다시 다니엘을 찾아온 벨라, 그녀가 방을 비운 사이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불어나 있는 상태였지만 다행히도 그는 학습 능력이 없는 바보는 아니었다, 괜히 벨라의 심기를 건드려선 정보도 얻지 못하고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이란 것을 깨달은 그는 쥐 죽은 듯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의 '처벌'이 조금은 네놈의 교육에 도움이 된 것 같군, 하지만.......

"퍼억!!!"


이 소리는 가죽 장갑을 낀 그녀의 주먹이 그대로 다니엘의 배에 내리꽂힐 때 생긴 투박하고도 묵직한 소리였다.


"끄아아아아아악!!!!!"


벨라는 다니엘이 복부를 맞고 내지르는 비명에 일말의 동요도 하지 않고 검지 손가락을 자기 입술에 가져다 댔다.


"쉬이잇"


조용히 해라, 더 이상의 소리를 꺼내지 말라라는 뜻. 그 행동이 내는 의미는 간단하지만 벨라의 눈에서 나오는 눈빛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더 이상 시끄럽게 하면 죽여 버리겠다'


다니엘은 그 눈빛이 보내는 의미를 빠르게 이해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통을 물 흘려보내듯 잊어 버리려고 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벨라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비명 소리는 더 이상 입에서 꺼내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군 그래."


벨라는 자기 얼굴을 다니엘의 코앞까지 가져다 댔다.


"네놈이 뭘 말하고 싶은지는 잘 알겠어,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잘 알겠거든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 이년은 또 나한테 왜 이러는지 말이야?"


"그건 내가 다 말해 줄게, 너가 알기 싫어도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너는 아직 대화할 '준비'가 안 된거 같거든?"


"그 '준비'만 된다면 너가 궁금한 걸 뭐든지 알려주지."


별로 탐탁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대답은?"


"네....."


"대답이 좀 짧은 거 같은데?"


"넵 알겠습니다."


"좋아, 이런 대답 하나하나도 모두 다 '준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니까 똑바로 하자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그녀는 열쇠를 들고 다니엘의 구속구에 다가간 후 발부터 차례대로 구속구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뭐, 그런 일은 없겠지만 나를 때려눕히고 여길 빠져나가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집어치우는 게 좋을 거야."


벨라가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다니엘은 애초에 그런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 제시카라면 모를까 자신은 전투에 특화된 이 능력을 가지지도 않았고 벨라의 이 능력에 대한 정보도 없으며 만약 그녀와 서로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고 이 능력도 쓰지 않은 채 1대1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녀의 성별이 여성이긴 하지만 자신보다 키가 10cm는 더 커보였고 제시카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단련된 것으로 보이는 신체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거대한 엉덩이에 깔렸을 때 다니엘은 호흡을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곳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두툼한 둔근으로 인해 그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았었다.


"후~ 역시 이 창문도 없는 방에서 움직이는 건 덥구만. 조금만 움직였는데도 땀투성이라니깐"


벨라는 투덜거리며 아까까지 그가 묶여 있었던 침대에 걸터앉았다.


"뭘 그렇게 뻔히 쳐다보고만 있어? 여기 와서 꿇어앉아."


구속구에서의 해방에서의 홀가분함도 잠시 아직 그는 진정한 의미로서의 해방은 하지 못하였다, 아직 자신을 지배하는 눈앞의 여자가 존재하는 한 여전히 구속된 상태였다.
 



다니엘은 얌전히 명령에 따라서 그녀의 앞에 꿇어앉았다, 그리고 그는 여러 가지 의미로 지금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여태까지 계속 구속된 채로 누워 있었는데 갑자기 꿇어앉으라는 그런 가혹한 명령에 버티는 것도 있지만 자기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미인 앞에서 흥분하는 것을 들키는 것을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머리로는 그녀가 자신을 구타, 감금을 한 악인, 즉 빌런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다니엘 역시 히어로이기 이전에 하나의 남자 금발의 아름다운 여자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 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여자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가슴과 겨드랑이, 골반 같이 일반 여성들이 가리고 있는 부분을 대놓고 드러내는 곳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체취, 마치 동물들이 내뿜는 페로몬과 같았다.


작은 창문조차 하나 없는 이 방안에는 점점 벨라의 체취로 가득해졌고, 그녀의 페로몬에 반응해 버린 수컷은 결국 점점 자기 발기를 감출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남자로서의 정체성이 어쩔 수 없이 져 버렸다고 하더라도, 아직 그에게는 히어로이자 다니엘로서의 정체성은 살아 있었다. 그러므로 벨라의 꿇어앉으라는 명령은 그에게는 가혹한 명령이 아닌 구원이나 다름없었다. 




"야, 왜 그렇게 허리를 숙이고 있어?"


"계속 누워 있느라 허,허리가 아파서 조금."


"아까까지 멀쩡했잖아, 허리 똑바로 펴."


"너... 설마.......








"발기한 거냐?"




여태까지 무표정이거나 화난 표정이었던 벨라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 안에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음흉한 것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아닙니다!"


"그럼 보여주면 되잖아, 허리만 조금 들어 보면 된다니까?"


"아까도 말했다시피 허리가..."


"허리가 그렇게 아프면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


벨라는 순식간에 걸쳐 앉아 있던 침대에서 날아올라 그를 힘껏 걷어 다니엘은 제대로 된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는 힘없이 바닥에 내팽겨져 버렸지만 단 한 군데만은 아직 팔팔한 것으로 보였다, 바로 그의 가랑이 사이에 있는 무언가였다.


현재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것이 꼿꼿이 서 있는 것은 대충 흘겨보기만 하여도 알 수 있었다.


다니엘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바닥에서 애처롭게 번데기같이 움크려들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자신이 발기해 버린 사실을 벨라가 알아버린 것이다.


그는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아니 그냥 이 자리에서 그냥 혀를 깨물고 죽을까도 생각을 했다, 빌런 따위에게 성적 흥분해버리고 단지 그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발기한 모습까지 보여 버리다니.....


얼굴은 새빨겠지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망연자실해서 확 그냥 울어 버리고 싶었지만 아직 실낱같은 자존심이 남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절망에 빠진 그의 곁으로 벨라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 갔다, 음흉한 눈빛과 미소를 지닌 채로...


"발기한 거지?"


"아닙니다!"


대놓고 그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그는 인정할 수 없었다.


"난 거짓말하는 사람은 되게 싫거든? 그러니까 사실을 말하면 내가 너가 원하는 걸 알려줄게."


"정말입니까...?"


"내가 아까 뭐라 그랬지? 넌 아직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대화하는데 거짓말은 나쁜거잖아?


"너가 계속 말하던 제시칸가? 걔가 어떻게 됐는지도 말해 줄 수 있어."



"그러니까, 말해 봐. 한 거지?"


"네......"


"내 어디가 니껄 이렇게 커다랗게 만든 거야?"


지금 자기 눈앞에 있는 커다란 가슴? 아니면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겨드랑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다 야한 음란물 같은 여자지만.


"엉덩이요....."


역시 최고는 그녀의 엉덩이라고 할 수 있다.


얇은 허리에 그와 반비례하는 거대한 크기의 엉덩이, 아마 모든 수컷들의 로망일 것이다.


"후훗, 너라면 반드시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이건 사실 비밀인데... 난 어릴 때부터 엉덩이가 너무 커서 돼지라고 놀림 받았거든, 학교에서 짓궂은 남자애들이 나만 보면 항상 뚱보, 돼지라고 놀려됐지. 지나가다 엉덩이를 때리고 도망치는 애들도 있었지. "


"넌 어때? 너도 날 돼지라고 생각해?"


벨라는 자신이 입고 있던 검은색 가죽 바지를 내리고 맨 엉덩이를 내 얼굴에 들이대었다. 전에 제시카가 입었던 것같이 검은색 티팬티였다, 하지만 제시카의 엉덩이가 볼품없고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크기의 격이 달랐다.


"아니요....이,이런 건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엉덩이예요...."


"아름다워? 후훗 칭찬해주니 고맙네. 그런데 아까 나 놀렸던 애들, 지금은 걔들이 어떤 줄 알아? 단 1초 만이라도 내 엉덩이에 파묻히고 싶어 할껄?"


"어때, 넌 이번에 걔네랑은 같은 생각이니?"


벨라의 거대하고 육감적인 엉덩이때문에 거의 다 녹아 없어진 다니엘의 이성이었지만 아직 그의 머릿속 구석에는 그녀의 여자 친구 제시카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기 하반신에 있는 기둥은 점점 더 크게 솟아오르고 있었고 이성은 점점 더 녹아내리고 있었다.


"저...저는!"


"유감이지만... 시간종료!"


"뿌우우우우우웅!!!"


시간 종료 소리와 함께 뜨거운 풍압이 그의 얼굴을 덮쳤다.


"무,무슨!"



"여자들은 이런 거에 뜸 들이는 걸 되게 싫어한단 말이지? 네 여자 친구도 고생이 참 많을 것 같네."


"그럼 이제 시간제한을 못 지킨 벌을 받아야겠지?"



"아, 아까 말한 나 괴롭히던 애들 중 한 명이랑 예전에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거든."

"뿌우욱, 뿌부부부부붓"


"개도 역시 내 엉덩이에 관심이 있더라고,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줬지. 근데 좀 괘씸한 거 있지?"



"뿌우우우우우앗!!! 뿌부우우부르르르륵!!!"


"그래서 엉덩이로 뭉개버린 채로 그대로 방귀를 뀌어 버렸지, 이렇게!"


"뿌와아아아아아아악!!!! 뿌우우우우우와아앙!!!!!"


"아마 5분 동안은 계속 움직였던 거 같던데 그 이후로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거 있지?"


"뿌우웅!!  뿌지지지지직!!"


"앗! 너무 무리했나, 잘못하면 나올 뻔했잖아."


벨라는 다행히 그것(?)이 나오는 것은 막았지만 다니엘은 결국 참지 못했다. 오랜 시간 발기된 상태를 유지했던 그의 육봉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하얀색 백탁액을 바닥에 쏟아 내 버렸다.


"제법 많이 쌓여 있었던 같은데? 이거 치우려면 꽤 고생하겠어."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이야. 널 이렇게 많이 싸게 만든 건 내 엉덩이야, 아니면......"






"내 방귀야?"




"그건...."


다니엘은 분명히 단어를 말했다, 이번에는 시간제한에 늦지 않고서 말이다. 말을 마치고 난 뒤 그는 탈진한 탓인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벨라는 홀로 남은 다니엘을 내버려 두고 철문밖으로 나간다.


철문밖에는 흰 가운을 입은 여성이 대기하고 있었다.


"야, 너가 나중에 저기 정리 좀 해라."


"네? 일단 그전에 그만 좀 '야'라고 부르세요! 저에게도 엘리스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다구요!"


"아 그래그래 엘리스, 저기 좀 치워놔라."


"음? 크으아아악! 벨라님 여기서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설마 벌써 죽여 버린 건가요?"


"그분의 말씀인데 내가 설마 죽이겠어? 그냥 좀 일이 있어서...."


"무슨 일인데 그러시는 거예요?"


"그냥~ 자꾸 거짓말을 하는 사람 때문에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