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초학부 하위서사 전담 요원 오리엔테이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주시고, 커피랑 베이글 하나씩 가져가세요. 네, 거기 오렌지색 가운 입으신 분? 글루텐 프리 베이글이요? 저희 옆 강의실에서 면예소학부 오리엔테이션 하는 거 아시죠? 거기 가서 하나 뺏어오세요. 어차피 매일 만드는 거라서 신경도 안 쓸 겁니다.

지금 이거 읽고 계시는 분도 필요하시다면 하나 가져오시죠,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가능합니다. 역링크가 걸려 있을 테니까요.



좋습니다, 이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도록 하죠. 환영합니다, 저는 요원 노스고, 보안 인가 4등급의 하위서사 전문 요원입니다. 여러분은 저희 형이초학부가- 정확히는 재단 인사부도 관여했지만- 보기에 하위서사를 전담하기에 가장 좋은 자질을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직접 부서로 데려오고, 이런 오리엔테이션까지 따로 준비했죠.

모든 형이초학부 인원들이 서사 샌드위치 계층, 흔히 말하는 제4의 벽을 뚫고 저 위에 swn-001개체들과 사투를 벌이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래로 내려가는 일들이 매우 많지요. 애초에 저희는 서사와 관련된 변칙성을 전담하는 부서지, 서사를 붕괴하고 위로 올라가는 부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네, 거기 분홍색 안경 쓰신 분. swn-001개체가 뭐냐고요? 여기 오기 전에 안내 파일 검열본 못 읽으셨나요? 오리엔테이션 재수강 하시는 게 취미가 아니시다면 빨리 읽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무튼, 하위서사는 형이초학부의 임무 수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무언가입니다. 저희 형이초학부에서는 항상 공포 소설 작가들이 쓴 글들이 쓴 글들을 보면서 변칙성을 감지하고, 격리하고, 또는 직접 내려가서 확보해야 하는 일이 생기니까요. 또한 하위서사가 상위서사보다는 확실히 다루기 쉬운 만큼, 많은 요주의 단체들이 하위서사에 변칙 개체들을 풀어놓습니다.

지금쯤 여러분들은 의아해하실 겁니다. 여러분들은 근육이 빵빵한 편도 아니고, 운동신경이 날렵한 편도 아닙니다. 사격술은 젬병에, 심지어 모든 요원은 기본으로 나온다는 그 군대마저 다양한 이유로 못 나온 사람들도 있군요!

아 세상에나 맙소사! 하위서사에서 나체로 덜덜 떠는 사람이랑 자기가 느와르물 영웅인 줄 아는 총잡이r/SCPorn 게시판이 있는 하위서사에서 변칙 개체들을 확보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렇다니!

그러나 여러분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여러분이 전부 연극이나 영화 촬영 등에 소질이 있는, 배우라는 것이죠.

네, 재단 인사부는 멍청이들이 탁상행정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하워서사를 가장 잘 다루고, 잘 적응하는 분들이라서 여기 채용된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매일 자신의 정신 일부를 저희 스스로가 만든 하위서사에 담그면서 살아갑니다. 누구는 햄릿이라는 하위서사에 자신의 정신을 맡기고, 누구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라는 하위서사에, 누구는 어몽어스 뮤지컬이라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을 하위서사에- 자신을 맡기죠. 그리고 여기 계신 모든 분은 이것의 전문가입니다.

하위서사에서 근육이나 운동 신경은 필요 없습니다. 총알은 어차피 작가가 쓴 글에 따라서 휘어져 나갑니다, 근육이 아무리 많아도 서사 조작이 일어나면 깃털 하나도 못 들게 됩니다, 다리가 아무리 빨라도 그 소설의 배경에 갈림길이 없다면 못 달려갑니다. 변칙 개체를 다 잡아도 망할 차이나타운 클리셰 때문에 놔주는 게 저희의 일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제일 필요한 능력은 서사에 잘 녹아들고, 잘 적응하고, 잘 휘어잡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걸 가지고 있죠.

형이초학부 하위서사 전담 요원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다들 카논상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사무실로 들어가셔서 인사 파일 등록부터 먼저 하시면 됩니다.



배우가 사실 하위서사 침투에 가장 알맞는 요원이 아닐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냥 막 휘갈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