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돌고래나 코끼리가 연장자를 우대할 수준의 지능(왜냐하면 연장자를 우대한다는 것 자체가 그 연장자가 무리 내에서 자신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전수할 수 있다는 증거니까)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서, 원시적 문명이라면 원시적 문명이겠는데, 개미랑 늑대는 그런 점 없이 유전자의 설계(특히 개미는)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해서..
음... 너무 추상적인 건 맞는 거 같음 확실히 문명의 조건은 아닌 거 같네
근데 77억 인구가 전부 똑같은 욕망을 갖고 있단 얘기는 아니었음 식욕, 성욕, 수면욕,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에 대한 욕구,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 등등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고 이를 해소하는 데에 문명이 필요하기에 만들어졌을 거다 라는 이야기였음
근데 문명이 아니어도 보편적 욕망은 존재하니 틀린 거 같음...
사실 카르다쇼프 척도에서도 비슷할거야. 정확히는 이걸 전제로 함. "모든 문명은 고유한 형태로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를 숨기고 싶어도 열역학 법칙을 위배할 수는 없으므로 인간의 관측기구에 관측될 수 있다." 약간의 복잡한 무언가가 있긴 한데, 간단히 말해서 어떤 문명이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이 그 문명의 규모를 예측가능하게 한다라는 거임. 흠이라면 저 척도에서 문명으로 규정하는 산업혁명 이전의 문명들은 유의미한 수준의 복사 에너지를 방출할 수 없다는 거지
뭐 일반적으로는 이게 맞을 것 같아. 그런데 그 문명이 가지는 지능의 범위가 어디까지 일까?가 문제겠지. 예를 들어 행성 전체를 개미굴로 만들고 인구가 꽉 차면 다른 행성을 개미굴로 테라포밍시키는 우주개미가 있다고 칠 때, 저들도 생물인만큼 기본적인 지능은 지니고 있으니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런거...
문명의 정의가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는데, 난 다르게 생각해. 문명은 기본적으로 발전된 문화와 사회니까, 수십미터 짜리 돌들을 운반해서 모아이를 세웠던 이스터섬 사람들도 문명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난 건축, 수학, 금세공을 지녔던 잉카도 문명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재단에는 완전 기억 능력을 지닌 그런 종도 꽤 되는데, 그런 애들은 애초에 글자가 필요하지도 않지 않을까
완전 기억 능력이라는 거 좋은 키워드다. 글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반영구적인 정보라는 핵심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임. 생각을 정보로 바꿀 수 있는 두번째 단위인 글을 사용하면 구전으로는 한계가 있던 정보량을 수 세대 너머까지도 전달할 수 있으니 (그것도 스스로 터득했어야만 했던) 문화의 진화는 기존보다 백배 천배 이상 빨라지는 셈. 메타인지 측면에서도 우월하다고 생각하는데 말과는 다르게 내가 쓴 글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전까지도 계속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임. 이건 셀프로 생각을 비평한다고 볼 수 있고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볼 수 있음ㅋㅋ 서로 싸울 때 말로 싸우면 필터링이 없는 나머지 막말도 튀어나오고 심심찮게 막장이 되는 반면 편지나 문자로 싸우면 훨씬 상태가 괜찮아지는...
나는 그런 문화의 진화에 영향을 주는 정보를 전달하는 문자는 대중 문자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최초의 문자도 그렇고 아주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문자는 그런 용도가 아니였음. 그냥 지루한 셈만 할 정도의 문자였던거지. 기원전의 초기 문자부터 기원후의 발전이 될 던 문자들은 애초에 현대의 문자들이 대화의 편의에 관여하는 기본적인 조사나 그런 것도 없는게 다수였음. 몇몇 문자들은 글자 체계를 아는 상태에서도 해독 자체가 고난인 경우가 있고. 그런 효율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문화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문자의 역사는 그냥 문자의 역사보다도 짧고, 중세 ~ 근대 이전에는 아주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존재했음. 그러면 문명의 역사는 아주 일부 지역에서만 진행되었고, 그 역사는 3000년도 채 안 될거야
그 이후에 발명된 대부분의 문자는 직간접적으로 이집트 상형문자의 영향을 받았는데, 대부분 다 이런식이야
오늘
양1000
오늘 다음
양990
복잡한 뭔가를 후대에 전달하기 보다는, 그냥 우리가 뭐 인강 2배속 들으면서 알아볼 수도 없는 글씨로 대충 휘갈긴 것만도 못한 수준임
이게 맞다면 문명의 조건을 굳이 두번째 언어 수단이라고 보기보단 '언어 수단을 스스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음 아까 나온 완전 기억 능력을 가진 종이라면 글이란 걸 만들지 않고도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을테고 대신 그 노력을 말을 강화시키는 데에 주력할 수도 있을테니까
개미랑 벌 같은 사회적 동물들은 유전자에 각인된대로 행하는 반면에 인간은 그걸 유전자에 각인되지 않은 상태로 하니까 다른거지. 사실 농사부터가 몇 개미 종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회적 생물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단계임. 농사 이전에 불도 인간(문명)말고는 쓰지 않는 요소고
모든 문명의 공통점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사피엔스에서는 인류가 다른 종과 구별되는 특징은 '허구적 실재'를 믿는 능력이라고 했음. 종교, 사상, 국가, 정의, 법, 기업, 자본, 뭐든간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모든 사람이 존재한다고 믿음으로써 실제 존재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것들을 허구적 실재라고 함.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이런 걸 만들어내서 집단적으로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협력이 가능했고 결국 문명이 탄생했다는 게 유발 하라리 주장임.
생각해보니까 그건 우리가 알 수없긴 하겠네. 하지만 수많은 돌고래들이 공통적으로 그 신을 믿고 종교를 만들어서 수천 수만 마리가 협력하지 않는 한 허구적 실재라고 하기엔 좀 애매할 듯.
수정) 찾아보다보니까 돌고래를 법적 인격체로 대우하는 곳도 있다는데, 어쩌면 문명을 이룬게 인간밖에 없어서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하는거지 몇몇 동물들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네.
객관적으로 외계인의 입장에서 인간을 봤을 때, 인간 수천만 마리가 매번 한 곳에 모여서 빙글빙글 돌고 알 수 없는 것을 외고, 그 과정에서 본능이라고는 보기 애매한 유연한 대처를 한다면 그 행동은 단순히 유전자의 각인이라고 보기는 애매하겠지. 네 말대로 동물들도 그런 비슷한 걸 가질지도 몰라.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허구적 실재를 믿는 힘의 중요성은, 신 자체를 생각해 내는 것보다는 그 신을 바탕으로 이전까지 전혀 관계없던 무리들을 하나로 묶어서 협력하는 힘임. 적어도 동물 중에서 그런 것들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