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 NTR은 mil의 공주기사 테이밍이었다.


그 때는 netorare라는 단어의 뜻도 몰랐고 그냥 선남선녀 한 쌍이 악의 무리 오크들을 무찌르고서 찐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그런 작품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나는 일단 시작한 거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공주기사 테이밍을 보다 포기하고 보다 포기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고서 겨우 어거지로 끝을 보게 됐는데. 그 여파로 일어난 후폭풍은 정말이지 강렬했다. 한동안 망가에는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서 오랜만에 보게 된 순애물들은 그 어떤 것 하나도 나를 흥분시키지 못 했고, 결국 또 다시 찾게 된 건... 이제는 그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ntr...


처음 공주기사 테이밍을 볼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 밀려오는데 가슴이 미어지고 마음이 아파오는 와중에도 그만큼이나 꼴림은 배가 됐다. ㄹㅇ 이런 나 자신도 내가 이런 개뭣같은 거에 풀발할 정도로 답도 없는 변태 새끼였나 싶었으니. 성취향 정체성에 큰 혼란이 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겸허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격언대로, 내 살을 주고 뼈를 취하듯 ntr을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히토미 인생을 살기 시작하니까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어졌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ntr에서도 세부적인 취향을 따지고 있는 나.


ntr남은 누구든 괜찮지만 이왕이면 욕심이 그득한 녀석들.. 누가 봐도 어떻게 저런 새끼가 내 여자를 뺏을 수 있는 거지 싶은 녀석들.. 예를 들어서 씹대지 키모오타.. 이건 어쩌면 공주기사 테이밍에 나오는 오크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ntr의 수단도 가릴 게 없지만 너무 어거지 같은 협박이나 오로지 약물과 최면에 의존하는 건 그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순애의 감성과 가까운 키스씬의 유무다. 이제껏 수많은 ntr 작품들을 봐왔지만 ㄹㅇ 몸도 마음도 모든 게 다 터져버리는 순간은 항상 ntr망가인데 순애망가에서나 볼 법한 그런 달달한 키스씬에서였다. 


키스만큼은 안 된다고 거부하던 여주가 스스로 원해서, 자기 의지로 ntr남의 목을 감싸안아 마치 남자친구와 키스를 하듯 차분하게 입을 맞출 때.. 물기 젖은 눈빛으로 애틋하게 혀를 섞어올 때.. 아아..


아직 ntr이 싫어서, 무서워서 시도도 하지 않고 있는 심붕이가 있다면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어쩌면 인생 절반 손해보며 살아왔을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