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근친물은 사실 호칭만 누나, 엄마 해놓을 뿐이지, 디테일에 있어선 일반 작품들이랑 별차이가 나지 않음. 누나 엄마라는 태그만 빼버리면 근친인지 모를 작품이 태반임.

 

설사 초반에 약간 가족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라도, 중반 이후부터 가족이라는 느낌은 결국 하렘관계로 덧씌워져버리기에, 나중 가선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도 않음. 가족이라는 걸 부각시키는 시츄도 없고 말이지.


근친물 매니아로서 무수한 양겜 근친물을 해왔지만, 이 작품만은 그래도 '가족'끼리 박는다는 분위기를 끝까지 살리고 있는 겜이라고 생각함.


이 작품에서 '가족' 느낌을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하고 있는건 쥔공 애비놈임.


보통의 근친물들이, 대게 애비리스거나 ntr당하는 병풍 호구느낌으로 쥔공 아빠를 대충 설정해두는데, 이겜에선 애비가 메인 시나리오의 한축이자 빌런임.


ㅈㄴ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가장인데, 다른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입힘(물리적으로나, 멘탈적으로나). 이 겜에서 근친의 시작은 가장에게 상처 입은 나머지 가족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것에서부터 촉발됨. 그리고 이 서로의 아픔을 보다듬는 관계는 가족끼리 박아대는 형국이 되어서도 계속 강조됨.


예를 들자면, 주인공 누나는 아버지에게 매번 폭언을 듣는데, 그때마다 멘탈이 날아감. 어느날 지하실에서 종이박스더미를 발견하는데, 이걸 가지고 자기만의 조그마한 성을 지음. 어렸을적 동생이랑 종이상자가지고 놀았던 추억이 있거든. 그땐 아버지도 지금처럼 폭력적이지 않았고.

쥔공 누나는 그 좋았던 때를 회상할수 있는 도피처로 성을 만들고, 멘탈이 나가거나, 힘들때면 그 안에 들어가 맘을 진정시킴(겸사겸사 동생이랑 그안에서 응응도 하고).

근대 빌런인 아버지가 다 커서 뭐하는 짓이냐며 성을 박살냄. 쥔공은 멘탈박살난 누나를 위로하고 그녀의 안식처인 종이성을 다시 복구시키는 퀘스트를 받게 됨.


이런식으로 서로를 욕망하며 물고빠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도, 동시에 어버지로부터 상처입은 가족이, 가족으로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해주는 스토리가 병행해서 전개됨. 이러다보니 아무리 박아대고 응응되도,지금 박히고 있는 히로인이 쥔공과 가족이구나 하는 관계성이 옅어지지가 않음. 오히려 강조되면 강조되지. 


서로를 남녀로서 사랑하지만, 동시에 가족으로서도 여전히 사랑한다? 이 겜은 이 두가지 애정을 되게 잘살리고 있음.


내가 변태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 양립할수 없는 관계성이 묘하게 같이가는게 무지 꼴리더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