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맬서스가 살던 시대까지만 해도 생산량이 인구 증가를 못 따라잡아서 주기적으로 기근에 시달리다가 전염병, 전쟁 등으로 해소 되었다가 다시 인구가 증가하고 이런 것만 반복 되었으니까.
그 때까지 전례가 없었던 것을 상상해서 이론을 쓴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긴 하지. 질소고정법과 저출산으로 빗나가도 한참 빗나가버렸지만
조금 진지하게 빨자면 맬서스가 아주 틀린건 아님. 당장 저 그래프 보자, 1860년대 까지는 딱 들어맞는다. 맬서스는 1760년대 태어나 1830년에 사망했으니 실증과 과정을 따진다면 19세기 기준으로 엄친아 수준으로 완성된 이론이다. 물론 현대 사회에 적용할수 없지만 지금 상황에 맞지않다고해서 모든 이론이 부정 되는건 아님.
그건 그렇긴 하지. 근데 내가 말하고자 한 건 사회현상이란게 확률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서 예측하기 힘들고, 그렇기에 완벽해보이더라도 그대로 함부로 믿으면 안된다는 뜻이었음
단적인 예시로 애덤 스미스의 수요와 공급 법칙도 이례가 심심찮게 발생해도 그 이론상의 가치가 높으니까 인정받는 것처럼
멜서스는 기술 발전에 따른 식량생산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도 예측 못 했지만(누구나 그랬음), 피임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성욕처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양적/질적 발전또한 예측을 못 했으니까
사실 대략 20세기 초반부터 소위 선진국들의 출산율은 감소 추세긴 했음. 거기에 치명타를 가한 게 양차 세계대전이었지.
멜서스 트랩이 깨진건 산업화와 여성의 노동권 확보가 제일 클거임 (물론 이둘 외에도 많다; 비료, 건강, 예능 등등). 산업을 발전하려면 많은 노동자보다 소수의 엘리트가 더 효율적이니 적게 낳고. 여성의 노동참여는 가사활동에 묵여있던 사람들이 돈벌려고 아이들 적게 낳음. 이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났고 심지어 많이 낳기로 유명한 종교국가 (이슬람 중동국가들) 에서도 재현됨.
사실 이유는 크게 어렵지 않음. 애돌보기와 돈벌기중 뭐 더 할래?
산업 발전에서 소수의 엘리트가 더 효율적이다는 좀 애매함. 국민 개개인이 그걸 고려하고 임신하진 않으니까. 그보다는 노동참여 증가에 따른 평균 초혼 연령의 증가가 가임기간 감소와 엮이고, 또 노동 종사 중인 여성은 임신할 생각이 거의 없어진다는 점도 맞물릴 거임.
그리고 바로 이런 점에서, 임신 없이 성생활이 가능하게 해준 피임기술의 발전도 큰 역할을 했겠지.
멜서스트랩이 질소비료로 깨졌다고들하는데 6,70년대에도 베이비붐 때문에 환경주의자들 사이에서 네오멜서스주의 유행했었음 단지 그때는 식량이 아니라 자원이었지
그래서 줄리언 사이먼 같은 경제학자들은 근들갑좀 떨지말라고 하다가 폴 에를리히라는 환경학자랑 자원종목 5개 전부 에를리히가 고르고 그중 10년 후에 가격 오른 자원 하나당 천달러 주겠다는 내기까지함 결과는 에를리히의 완패 단 한종목도 가격이 오르긴 커녕 전부 떨어졌음 오늘날 석유도 똑같은 테크를 탔고
멸망론자들은 인간의 적응력과 창의력을 굉장히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난 엘고어 같은 부류들도 멜서스나 에를리히와 같은 전철 밟을거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