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이라서 우리 나라는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계절을 물어보면 따뜻한 전기장판을 즐길 수 있는 겨울이라고 대답했다.
군대를 갔다. 자대에 배치된 지 한 달만에 여름 훈련을 받았다. ㅈ같았다. 낮의 기온은 높았고 여름이라 소나기도 내려서 습도까지 환상적인 콜라보를 자랑했다. 1주일 훈련이었는데 씻는 건 중간에 1번 뿐, 3일에 1번 씻을 수 있었다. 땀이 안 나는 겨울에 훈련을 했으면 했다.
겨울이 되었다. 국지도발 훈련을 한다고 한다. 나는 차단선에 배치되었다. 호도 이미 정비가 다 되어 있고 거의 안면이 없는 중위님 및 몇 번 안면이 있는 옆 중대 아저씨랑 같은 조가 되기는 했지만 중위님이 잘 챙겨주셔서 나쁘지 않았다. 밤이 되었다. 그랬다. 밤이 되었다. 경계를 서던 중, 언젠가 병사가 훈련 중에 얼어 죽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새록새록났다. 이게 왜 떠올랐을 지는 다들 알 것이다. 나도 이렇게 얼어뒤지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같은 차단선 임무에 배치된 동기가 자기는 근처 학교 강당에서 따뜻한 보일러와 라면을 누리며 편하게 넘겼다고 좋아했다. 진짜 농담이나 비유가 아니라 눈이 돌아갈 뻔했다.
좋아하는 계절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