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수레가 요란하다고 하였다... 그릇이 비어있으면서 채워넣을 생각보다 남의 그릇이 비어있어 보이면 그걸 흉보기 바쁘다. 왜냐면 그게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이니까... 우리 학생시절 때야 휴대폰을 통한 미디어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쉬는시간에 밖에서 볼차는게 아니면 도서관가서 책보기가 다였다. 그 중 제일 인기있던게 만화 삼국지였다. 우리에겐 선택의 영역이 좁았기에 자연스레 읽게되었고 그 어린시절에 삼고초려며 천하삼분지계, 진인사대천명을 이해나 했을까. 그저 장수들이 무쌍을 펼치는 만화니까 보게된거 아닌가. 후에 어른이 되면서 삼국지를 다시보게되었다. 머리가 트이고 어른의 세계를 이해할 즈음에 그속에 빨려들어갔다. 유비가 선의의 인물로만 보이지 않게 되었고 조조의 간교함이 영특해보이게 되었다. 장수들의 무력에 감탄하기보다 정치의 잔혹함에 더 흥미를 느끼게되었다. 나라의 흥망성쇠의 서사에 내가 대지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모든것이 허무한 한때임을 허탈해하며 책을 덮었다. 그렇게 내 삼국지에대한 애정은 어른이 되어서야 폭발하게 되었다. 삼국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것인가라는 자아성찰이 어느정도 이뤄진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걸 입시에 휘둘리는 10대에게 강요하는것은 가혹한 처사이며 어른이 되더라도 다른 매체들로 충족한다면 문제없다. 자신이 아는것에 대한 자존감이 강한건 좋은 자세다. 하지만 그게 남을 평가절하하여 별볼일없는 자신을 추켜세우기 위한 용도로 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장경계해야할 '젊은꼰대'의 형상을 피하지 못할것이다.
맞아, 연의충들이 목소리가 높지. 정사 읽어본 사람 입장에서 연의만 갖고 떠벌거리는 게 얼마나 개소리인지 느껴진다. 일례로 관우의 무예는 생각보다 좋은 편이 아니고 실제 역사 기준 무예 순서는 화웅>악진>관우다. 즉 화웅과 관우가 진짜로 붙었으면 화웅이 관우의 목을 베었다는 게 팩트지. 왜냐 하면 이통이 관우보다 무예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졌다는 게 이통전에 나오고 관우전에서는 관우의 패배기록이 되게 많이 나오는데 악진에게 패한 후 문빙에게 다시 패하고 악진에게 또 패한 게 관우다.
게다가 정사 오서 여몽전에서는 관우가 완전히 씨발새끼로 나오는데 믿고 말고는 잘 몰라도 거기엔 그렇게 써 있다는 게 팩트다. 가만히 있는 오나라에 계속 관우가 시비 걸어서 손권이 골치를 썩는다는 내용이 있고 게다가 관우가 가만히 있는 손권의 군량고를 노략질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정사를 완독해보면 관우가 얼마나 무능아 + 인격파탄자인지 나오는데 관우가 최강의 무예를 가졌다고 박박 우기는 놈이 바로 모르는 주제에 목소리 높이는 것이다.
삼국지를 모르는거랑 사자성어를 모르는걸 연결시키는건 좀 억까임....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사면초가의 뜻을 물으면 대부분 알겠지만 그 유래를 물으면 아는 사람 별로 없을걸
사자성어 지식은 결국 한자와 국어 어휘력의 문제지 삼국지를 알고말고의 문제가 아님
우리가 모든 고사성어를 해당 고사를 알고서 쓰는게 아니고 모든 단어를 그 어원을 알고 쓰는게 아니니까....
ㄴ너인지 딴애인지 그 수메르 얘기 종종 보는데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는 *개인휴대기기*를 가진 시대이후랑 그전을 똑같이 볼순 없지... 성인인 2030 이상도 알고리즘으로 편향적이 되는데, 비판적 사고도 없는 어린애들이 오죽하겠음 부모가 옆에서 감독하는것도 아니고. 90년대생들도 핵가족화나 맞벌이 환경에서 자라서 개인주의 성향 강하고 가족이나 친족에 대한 유대감이 약하잖아. 개인컴 스마트폰 이런거 없고 동네에서 뛰어놀고 가족이 모여서 tv보고 이런 성장기를 보낸 세댄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