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고기를 못 먹게 된 이유>


인도에서 동남아, 그리고 중국으로 넘어간 불교는 황실의 지원을 받아서 크게 융성함. 그 중에 제나라(육조시대)의 재상을 지내다가 양나라(소량)의 초대 황제가 된 소연(蕭衍)이 말년에 불교에 심취하면서 불교를 키워줬는데 문제는 이 양반의 불심이 깊어지다 보니까 술과 고기를 먹는 스님들을 안 좋게 보기 시작함.


어느 날 소연이 다음과 같은 명령을 발표함.







"요새 승려들이 고기랑 술을 먹던데, 그럼 아래와 같은 폐단이 생기더라. 잘 새겨 들어라.


1. 니들이 계속해서 고기를 먹음으로써 9가지 이유로 외도(外道)에 이르지 못하니 이는 타인에게 모범이 되지 못한다.


2. 승려가 연거푸 술과 고기를 먹으면서 거사(居士/집에서 수행하는 신도)들보다 못한 모습이 많다. 쪽팔리지도 않냐?


3. 승려가 고기를 먹으면 수행하는데 있어 무려 46가지의 장애가 생긴다.


4. 승려가 고기를 먹으면 116가지 악한 일의 원인이 된다.


5. 니들이 쳐먹는 고기가... 혹시 아냐? 니들이랑 전생에 알고 있던 인간이 축생으로 태어난 것일지도. 먹을 수 있겠어?


이거 내가 대반열반경(大般涅槃经), 능가경(楞伽经), 앙굴마라경(央掘魔罗经) 같은 불교 서적에서 찾아보고 하는 말이니까 이의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봐라."



소연은 위와 같은 이유를 대면서 단주육문(断酒肉文), 즉 승려의 술과 고기 섭취를 끊게 만드는 명령을 내렸고 정부에 기댈 수 밖에 없었던 대승불교는 그에 따랐고 이후 한반도와 일본으로 전해된 이후로도 술과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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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결혼을 못 하게 된 이유>


옛날부터 교황과 황제는 사제를 임명하는 권한(서임권)을 가지고 서로 자기가 가지겠다고 싸워댔음. 그래서 세계사 배울 때 꼭 언급되는 '카노사의 굴욕'이 발생하기도 했음.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교황권이 이기긴 했으나 황제 하인리히 4세도 반격해 그레고리오 7세를 쫓아내는 등 서임권 문제는 아직도 흐지부지 상태. 







결국 황제와 교황은 보름스 조약을 맺어서 '사제임명권은 교회가 갖되 수도원장 등을 뽑는 중요한 선거 때는 황제나 대리인이 필히 참여하도록' 조치를 함.









1123년, 교황 갈리스토 2세(Calixtus II)는 라테란 대성당에서 회의를 주관하게 됨. 회의 내용은 보름스 조약의 재확인 및 교회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했는데 우선 교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음모에 대해서 비난하고 평신도들의 교회 재산 처분 금지 및 주교들이 성례를 치르지 않고 서임을 받지 못하게 했으며 가장 중요한 '성직자들의 결혼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이 정도 결정은 평소에도 얘기가 나왔던 거였음. 







이후 세월이 흘러 교황이 된 인노첸시오 2세(Innocent II)는 상당히 빡쳐 있었음.







왜냐하면 두 사람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의외로 만만찮은 인물들이었음. 우선 수사였던 '브레시아의 아르놀드(Arnold of Brescia)'였는데 얘는 로마 공동체(Comune di Roma)에 참여하면서 자기 추종자들과 함께 "교회의 재산권 포기"을 요구함.


또 하나는 대립교황(Anti pope)이었던 '아나클레토 2세(Anacletus II)' 였는데 교황 자리는 하나인 게 정상인데 둘인 상태이다보니 심히 거슬렸음.








결국 갈라진 프랑크 왕국 중 중간에 해당하는 로타르 왕국(로타링기아)의 왕이었던 로타르 2세(Lothar II)와 부르고뉴의 수도원장이었던 '클레르보의 베르나르(Bernardus Claraevallensis)'의 지지를 받아 대립교황 아나클레토 2세에게서 항복을 받아내고 진짜 교황 자리에 오름.


(아르놀드 수사는 나중에 화형당함)







인노첸시오 2세는 자기 자리를 되찾자 내친김에 로마의 라테란 대성당에서 2번째 공의회를 열었고 여기서 1차 공의회 때 의결한 보름스 조약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편, 주교, 사제, 부제 등의 상위 성품을 가진 이들과 정식 사제, 수사, 평수사(수도회에서 노동하는 인원), 수녀들의 결혼은 무효라고 선언해버림. 1차 공의회 때 어렴풋이 정해졌던 게 확실하게 되어 버린 것. 이렇게 확정한 이유는 당시 빈번했던 사제들의 성적인 문제와 교직 및 재산의 세습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임.  


이 때부터 사제들의 결혼 금지 조항은 '교회법'으로 확정되었고 아직까지도 유효한 상태이다.





결론: 스님들은 스스로 술, 고기 안 먹고 싶어서 안 먹는 게 아니고 신부님들도 본인이 원해서 결혼 안하는 게 아님. 다만, 그 덕분에 불교는 건강으로 대표되는 사찰음식과 금욕적인 모습의 이미지를 얻었고, 신부님들은 세습의 문제와 성직자의 성적 문란함이라는 비난에서 그나마 자유로워짐. 술,고기 다 먹고 결혼하고 세습까지 하는 개신교 목사들은 그저... 묵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