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573년, 격동의 일본 전국시대



일본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위인 오다 노부나가는



미요시 요시츠구라는 라이벌의 배떄지를 갈라버리고



미요시 가문의 부하들을 '스탈린' 시키기 시작한다


이때 당대 일본 최고의 셰프라고 불린 쓰보우시라는 자도 덩달아 물리적으로 목이 잘리게 생겼는데(일설에 의하면 예전에 천황의 셰프로도 일했다고 한다)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 하나가 오다를 뜯어말린다


"저자는 당대 일본 최고의 요리사입니다. 죽이면 분명 아쉬울 것이니 살리시고 주군의 요리사로 고용하심이 어떻습니까?"


그러자 오다도 솔깃했는지 쓰보우시를 불러 제안을 한다


"네 요리가 나를 만족시키면 살리고 내 부하로 고용하겠다"


당연히 쓰보우시는 최선을 다해 요리를 만들어 오다 노부나가에게 대령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쓰보우시의 요리를 맛본 오다 노부나가가


"맛대가리 없어 너 숙청"이라고 한 것이다


이제 꼼짝없이 죽게 생긴 쓰보우시지만 오다 노부나가의 바짓가랑이를 붇잡고 애원한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다는 쓰보우시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줬고, 그렇게 만든 새로운 요리를 맛본 오다 노부나가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구만? 너를 용서하고 내 요리사로 받아주겠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쓰보우시가 물러나자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 하나가(오다 노부나가가 직접 물어봤다는 말도 있다)


"이럴 거면 진작 두 번째 요리를 내놓으면 됐잖아"라고 말한다. 그러자 쓰보우시는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 내놓은 요리는 교토의 귀족들의 고급 요리였고, 두 번째는 시골식의 요리였습니다. 달리 말하면 오다 님은 촌놈의 입맛이라는 뜻이지요"


나중에 이 말을 들은 오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급이든 저급이든 고용된 사람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건 무능하다는 소리밖에 더 되냐?"



참고로 첫 번째 음식을 퇴짜맞은 이유를 설명해주자면


불교 국가인 일본, 특히 사찰이 많았던 교토에서는 고기와 더불어 불교에서 금기시하는 자극적인 음식(흔히 오신채라고 하는 그거 맞다)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교토의 명물인 두부 요리)


그때문에 음식의 맛이 굉장히 심심하고 밍밍하다


반면 오다는 개인적으로 맵고 짠 요리를 선호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