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총알/탄환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대량생산 과정이 필수였음.




총'', 탄''(丸)이란 표기나 영화에서도 나오듯 옛날의 총알은 원형이였는데, 대포의 포환들은 돌을 깎아서 만들었지만 총들은 돌을 깎아서 만들기엔 총구가 너무 좁았고 돌의 표면이 너무 거칠었기 때문에 초기엔 녹인 납을 이런 틀에 부어서 마치 붕어빵이나 풀빵 찍어내듯 총알을 만들어냈어.


하지만 이런 방식은 생각보다 문제가 많았는데, 아직 기술력이 좋지 않던 시기여서 틀 자체의 정밀도가 낮아 서로 완전히 맞물리게 만드는게 생각보다 힘들었음. 완전히 맞물리지 못하다보니 만들어진 총알도 형상이 일정하지 않거나, 꼬투리가 남는등 조잡한 프라모델 같이 사출불량인 경우도 많았음. 그러다보니 추가적인 가공에도 손이 많이 들어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었어.


그러던 1780년 영국에서 아주 신박한 총알 제조법이 발명되는데 바로 탑을 이용해 총알을 만드는 방법이였음.


[베를린의 Schrotkugelturm. '총알탑'. 1908년 지어져서 1939년까지 총알을 생산했다고 함]



말만 들으면 '총알을 어떻게 탑으로 만든다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과학적인데 오늘날 구슬 아이스크림이나 분자요리에도 비슷하게 응용되고 있는 '표면장력'을 이용한 방법이였어.


우선 높은 탑의 꼭대기에서 녹은 납을 채로 걸러서 떨어트리는 걸로 시작함.


이때 녹은 납은 '액체' 상태인데 액체는 '표면장력'에 의해 구형으로 변하려는 성질이 있어. 그래서 납은 둥근 방울 모양으로 떨어지게 되고 준비된 바닥의 수조에 납이 떨어지면 식으면서 그대로 굳게 됨. 이걸 녹방지를 위해 왁스나 흑연등으로 살짝만 가공하면 총알을 아주 빠른 속도로 양산할수 있게 되었어.


[프랑스 파리의 '생 자크 탑', 본래는 교회의 첨탑이였지만, 프랑스 혁명 이후 본체인 교회가 철거되고 남은 첨탑은 1824년부터 36년까지 '총알탑'으로 마개조되어서 이용되었음]


이 방식으로 총알을 만들기 위해선 높은 탑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제조법이 유행하면서 유럽과 호주, 북미등에선 총알을 만들기 위한 높은 탑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는데 이런 목적으로 세워진 탑들을 샷타워(Shot tower), 혹은 총알탑이라고 부름.


[호주, 멜버른 센트럴의 랜드마크인 '쿱스 총알탑', 1889년부터 1961년까지 총알을 생산했고 지금 내부는 박물관으로 개장되었음. 당시 주당 6톤의 총알을 생산할수 있었다고 함.]


총알의 생산 방식이 바뀐 지금은 당시 있던 총알탑들은 대부분 철거되어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것들은 지금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전망대로도 재활용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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