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근원.-라스트오리진
과거 갖은 고초와 붕괴에 짖눌려온 유랑하던 자들의 마지막 쉼터.
하지만 그 유랑하던 자들은 과거 누군가들의 지휘관이자, 대장이자, 사령관이며 또한 스승이었던 자들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온 곳이 마지막 근원이었겠지만, 이곳마저 머잖아 가라앉아버릴지 모르리라
An-225 <므리야>
세계에서 가장 컸던 비행기이자
현재에는 가장 큰 파괴된 비행기
우주를 향한 여정을 보조하기 위해 제작되었으나
연방의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의 상징이 되었다
이름은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한다
어떤 비행기보다도 많은 화물을 싣고 나르던 비행기
언젠가는 꿈을 다시 싣고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폭풍우를 안고 날았던 꿈이여 이젠 안녕히
서약 - 시퍼런 자의 수호 휘장
감파른 무광의 휘장
세파 속에서 한 쪽이 이지러지고 말았다
가장 깊고 푸르스름한 자들을 잡아와서
지상에 묶어두는 수호의 서약
강퍅의 노파, 폭탄 얼굴사슴, 암시 거는 노인, 실체화된 육신의 저주, 9만 동전의 무리..
온갖 해악에 맞서 싸워 물리치는 그들의 광기가 오늘날에는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해도 필히 훗날 찬미받으리라
아주 먼 옛날
어지러운 이 대지에
혼란을 좇아 비밀의 장막을 찢고 스스로 어둠 속으로 들어온 주황빛 태양이 있었다
그가 남긴 서약 휘장은 한때 황금과 주황의 광채를 띠고 있었으나 세월이 흘러
차갑게 식어버렸다
퍼레진 휘장은 더 이상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저 옛 광휘가 남긴 미온의 그것을 가슴에 품고 묵묵히 소환에 응하는 검푸른 자들만이 그것과 함께 식어가며 혼란을 좇아 땅 위로 솟구칠 뿐이다.
이 속세에 결국 망조가 들었지만
몇 번이고 쓰러지는 한이 있다 한들
그들의 뜻은 결코 스러지지 아니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