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오늘은 기분이 좋거든요 

몇년전에 멀어졌던 친구놈과 간만에 한잔 걸쳤거든요 

없으면 못살것같이 가까웠던 그 놈과 왜 그땐 그렇게 충돌했었는지 

사나이들이 째째하게 질투하고 경쟁했는지 

주변에 털털한 친구들이 우리때문에 짜증 좀 났을걸

생각하면 머쓱 중간에서 겪은 맘고생에 속 많이 탔을 걸

우습게도 시간이란 놈이 우릴 중재해줬어 이젠 풀었어요 완벽히는 아니라도 

시간이나면 동네 사우나나 같이 가게요

 말이 너무 길었죠 제가 너무 취해서 수고하세요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마치 아버지처럼 좋은 인상에 친절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거든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매사에 짜증이 났지만 

햇살같은 아저씨의 미소를 보니 모든 게 다 풀려버리네요 

에휴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제가 너무 한심하네요 

경기는 안 좋아 벌이는 줄어들고 거리는 막히고 머리는 아파도 

그럴수록 웃어야지 하시는 아저씨의 말씀 뒤에 낀 한숨 

알아요 힘든 삶에 감춰진 아저씨의 웃음 

하지만 아저씨는 아저씨의 부인과 자식들의 영웅이잖아요 

멋지세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오늘 본 면접은 왠지 잘될 거 같거든요 

이 짓거리도 벌써 몇번째인지 이제는 몇개인지 기억도 잘안나요 

보냈었던 이력서가 노는 게 미안해서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래요 

사실 좀 그래요 노력해도 늦었다는게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학벌의 한계 

전공 한 번 살려보겠다고 다니던 중소기업은 월급도 받기 전에 망했고 

그나마 인턴으로 들어갔던 대기업에 서너반년 넘도록 잡일만 했죠 

나름 4년제 나와서 그게 아까워서 아직 막일은 안해봤어요 

근데 아저씨 택시할려면 면허 말고 또 필요한 거 있나요 

아니에요 다 왔네요 내릴게요


 Where is the light?




면접 조지고 문득 생각나서 들었는데 대학 졸업하고 사는 게 처음부터 끝까지 딱 그대로더라


친구랑 사소한 문제로 다퉜는데 시간이 지나서야 나도 잘못된 게 있었고 그 친구도 여러가지 힘들었던 거 이해하게 되면

그때 이미 그 친구는 삶을 포기해 떠나가서 결국 완벽하게 화해를 못해버림


나이 먹은 사람들 틀딱들이라고 하지만 부모님이나 알바하는 곳 사장 보면 그들도 내가 모르는 고충이 있구나 하면서 또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인식이 비슷하게 되어가는 걸 느낌


대학 졸업하고 다른 친구들 다 자기 갈 길 가고 있다는 소식 들으면 나 혼자 멈춰있는 걸 느껴서 

부랴부랴 취업 준비하고 면접 준비하는데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건 내가 너무 안일했었다는 것 

대학 초반 때 늦어도 복학할 때부터 방향을 잡고 열심히 노력했어야 하는데 계속 후회만 늘게 되더라


그냥 면접 조지고 울적해져서 쓰는 개소리라 생각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