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완 장군이 준장이었던 시절에 

육사 출신 중령이 나댄 사건임.



1976년 6월 어느 날, 부임한 지 2달이 채 안 된 장태완은 서울 서부지역의 수경사 방공 진지 공사 현장에 순시를 나갔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별판을 보고 놀란 위병은 뒤늦게야 신호 버튼을 눌렀다. 그래서였는지 장 참모장이 한참 공사판을 걸어서 들어가는 동안 아무도 마중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거의 막사 앞에 이르렀을 때야 방공포 대대장 김상구 중령이 나와 경례를 했다.



김 중령은 육사 15기의 하나회 핵심. 더욱이 그는 박정희의 총애를 받고 있던 하나회의 보스 전두환 당시 1공수여단장과 동서 사이로 중견장교 중 실세였다.



김 중령을 앞세워 벌컨포 설치 공사 현장에 가본 장 준장은 울화가 치밀었다. 전방 부대 장병들이 순전히 손발로 하는 일을 중장비로 편하게 하면서 진지의 은폐ㆍ엄폐를 위한 잔손질은 적당히 얼버무린 태만한 공사로 보였다. 괄괄한 장 준장은 김 중령의 면전에 대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모자란 놈이 어떻게 대한민국 장교가 됐나?"



그러자 김상구 중령은 자존심이 확 상했다.



"저도 4년제 육사에서 배울 만큼 배우고 임관한 장교입니다. 장교의 명예를 짓밟는 그 말씀을 취소해 주십시오."



김상구는 고개를 뻣뻣이 들고 대들었다. 장태완은 어이가 없었다.


"이놈아, 제대로 일도 못하는 놈이 누굴 믿고 건방지게 굴어?"


그러나 김상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일개 영관이 장군에게 했다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대거리를 서슴지 않았다.



"내가 당신보다는 군사학을 더 공부하고 임관했소."


세줄요약: 실전(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육사출신인 '중령'이

실전도 겪어본 육군종합학교 출신 '준장'한테 

"내가 당신보다 군사학 공부 했으니까 닥치고 있으셈." 이딴말 한거임



이건 하극상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