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군대 갓 제대하고 집구석에서 놀던 여름날이었는데.


가족 중에 챙겨줄 사람이 있어서 선물을 사주고 싶었어


근데 돈이 개좆도 없어서 전역한지 한달도 안되서 강남역 음식점 알바를 구하게 됐다.



당시에 내가 일했던 음식점은 까르보나라~ 같은 느끼한거 파는 어중간한 레벨의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크달까.. 그런 곳이었는데 홀, 주방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난 온갖 무거운거.. 잡일을 다 하는 씨다였는데 박스 같은거 지하에 가지런히 포개놓고

음식물 쓰레기 존나게 낑낑 대면서 갖다 놓고 밑반찬 같은거 썰고 뭐 시키는거 다 했음


일이 빡세서 그런지 사람들이 조금 거친 느낌이긴 했는데 그래도 다 선은 넘지 않드라


젊은 누나들은 날 많이 도와주고 챙겨주는 느낌이었고

아재들은 그냥 무뚝뚝하고 신경 안씀

40대 초반으로 보이던 노처녀 아줌마가 나한테 엄청 꼽주긴 했다.


넌 이것도 못하니? 이거 안해봤어? 휴.. 한숨쉬거나 빨리 하라고 닦달하는게 좀 짜증났음

그래도 내색 않고 열심히 했는데 결국 2주만에 깽판치고 짤림.



짤리게 된 이유는 음식점 카운터에 있던 노랑머리 28살인지 31살인지 양아치같은 놈이 있었다.

듣기론 유학파라고 했는데 그냥 유학 망하고 한국 와서 카운터 일하고 있으니까 인생이 좆같은가보드라

내가 초짜다 보니까 나 잘 챙겨주던 4살 위에 누나한테 물어보다가 그 누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양아치한테 뭐 사소한거 어디에 갖다놔야 되는지 물어봤거덩


그랬더니 대뜸 "시발롬이?" 하면서 눈알 부라리면서 "내가 그것까지 알려줘? 엉?" 이 지랄하는기야


순간 벙쪄서 죄송합니다. 했는데 갓 제대해서 그런지 막 혈기가 쳐오르던 시기라 속으로 열불이 치솟더라

지하에 내려가서 애꿎은 박스 두들기고 소리 없이 울부짖다가 cctv에 찍힐까봐 더 지랄 안함





그리고 며칠 열심히 또 계속 일하는데 시발롬이 자꾸 시비를 거는거다

음식물 쓰레기 나르는데 "빨리 안날라? 앙? 시발새끼가" 이지랄삥하니까 순간 나도 이성의 끈이 날아가버림


"시발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개새끼가" 이러고 내가 때리려고 가니까 씨발롬이 쫄아서 너 이러면 안되는거 아냐? 이지랄삥하더니 자기 상사한테 바로 꼬발르러 가더라. 시발롬.. 개빡쳐서 "씨발새끼야 따라와라!" 하고 소리 질렀다가 시발 직원들 다 쳐다보고 분위기 씹창남


평소에 나 챙겨주던 4살 위 누나는 이 양아치형을 짝사랑했는데 나보고 "그러면 안돼~ 너 그럼 안되는거양" 이러고 말림


존나 싸가지 없고 욕 달고 살아도 그냥 와꾸 좀 되니까 여자들이 존나 좋아하드라 스발

아무튼 조깥아서 더 다닐 마음도 없었고 그날부로 어차피 짤림.


원래 적어도 한달은 일하고 여동생 가방이나 사주려고 했는데 2주 일하고 짤려서 돈 얼마 안되드라..

그걸로 시계 사줬음. 당시에 짤렸다고는 쪽팔려서 얘기 못했지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는 알바할 때 억울해도 앞에서 말 못하고 이랬었는데

군대서 성격 다 베렸는지 좆같은거 있으면 다 쏟아붓고 때려치니까 속 시원하고 마음은 편하드라


내 경험상 좆같은게 있으면 그냥 다 쏟아놓고 나오는게 훗날 다시 떠올려봐도 속시원하고 앙금이 덜 남는거 같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씹새기 존나 욕해줄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