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매머드급의 덩치에 무시무시한 발톱으로 무장하고 육상에서 활동했던 땅늘보..

하지만 대부분의 대형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좆간들에게 멸종(당한 것으로 추정)당하고
지금은 작고 느려터진 나무늘보들만 살아남았다.





현존하는 나무늘보는 크게 두 종류로 두발가락 나무늘보와 세발가락 나무늘보가 있다.

이름 그대로 두발가락 나무늘보는 앞 발의 발가락이 2개, 세발가락 나무늘보는 3개이다.

매우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 녀석들은 무려 2800만년 전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나왔다.

인간과 침팬지가 약 700만년 전에 갈라졌다는 걸 생각하면 많이 다른 녀석들인 것..





그렇지만 두 나무늘보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위 사진 나무늘보의 털색이 보이는가?
두 종류의 나무늘보 모두 초록빛의 털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나무늘보의 털에 서식하는 녹조류 때문이다.





이렇게 어릴 때는 갈색 털이던 나무늘보는 어미의 털에서 녹조류를 물려받고 자라면서 녹조류로 뒤덮인 초록색 털을 가지게 된다.





이 녹조류는 나무늘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나무늘보가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나무늘보와 함께 발견된다.

즉 2800만년 전 두발가락 나무늘보과 세발가락 나무늘보가 나뉘기 이전부터 녹조류는 나무늘보의 털 속에 살고 있었던 것.

더 흥미로운 점은 이 녹조류는 나무늘보의 털을 제외하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녹조류의 역할은 무엇일까?

녹색의 털을 통해 길리슈트처럼 위장효과를 줘서 생존하기 쉽게 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사실 이 녹조류의 중요한 역할은 따로 있는데





나무늘보의 위장을 조사하자 녹조류가 발견된 것

그렇다,, 나무늘보의 녹조류는 사실 나무늘보가 키우는 비상식량이었던 것이다.





나무늘보는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며 거의 땅에 내려오지 않지만
똥을 쌀 때 만큼은 땅에 내려와 항상 같은 곳에 똥을 싸고 정성스럽게 묻는다.

이 때가 나무늘보에게는 가장 위험한 순간 중 하나로 최대 속력 초속 5cm의 느릿한 속도의 나무늘보가 천적에게 가장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순간이기 때문..

실제로 많은 늘보들이 똥 싸다가 포식자에게 목숨을 잃는다..





대체 왜 나무늘보는 고작 똥을 싸기 위해 목숨을 무릅쓰고 땅에 내려오는 일을 반복하는 걸까?
사실 나무늘보 생존의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다.

나무늘보의 몸에는 녹조류 뿐만 아니라 수 백마리의 나방과 딱정벌레, 수십 종의 곰팡이가 살아가고 있다.

이 나방들은 나무늘보의 몸에 살다가 나무늘보가 똥을 싸면 그 똥에 자신들의 알을 낳는다.

늘보 똥에서 자란 나방은 성충이 되면 다시 나무늘보에게 찾아와 그 털 속에서 세균과 곰팡이, 진드기등을 먹으며 살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나무늘보 털 속의 질소 수치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이는 일종의 천연 비료로 작용해 녹조류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나무늘보는 자신의 똥을 먹고자란 나방의 똥을 먹고 자란 녹조류를 뜯어먹는.. 놀라운 사이클을 만들어낸 것.


이 녹조류에는 수분과 지방이 풍부하기 때문에 나무늘보는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고 아주 적은 양의 나뭇잎과 자신의 몸에 자라는 녹조류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인간보다 먼저 나타나 

인간보다 먼저 농사를 시작하고 거대한 구조물까지 만들어냈던 나무늘보..

어쩌면 좆간이 없었다면 지구의 주인은 나무늘보가 아니었을까.. ㅎㄷㄷ

출처: 

https://youtu.be/6GSv305Ys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