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란야(鞞蘭若)를 유행하실 적에 황로원(黃蘆園)에 계셨다.


그 때 비란야의 범지는 나이가 너무 많아 목숨을 마칠 때에 이르렀는데 그의 나이는 120세였다. 오후에 지팡이를 의지하고 천천히 걸어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부처님 앞에서 지팡이에 의지한 채 서서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제가 들으니 사문 구담께서는 나이도 너무 젊고 출가하여 공부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건만 이름 있고 덕망 높은 사문 범지가 친히 오는데도 경례도 하지 않고 존중하지도 않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자리에 앉으라고 청하지도 않는다 합니다. 구담이시여, 그것은 아주 잘못된 일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나는 애당초 하늘이나 악마ㆍ범(梵)ㆍ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와서 여래로 하여금 경례하고 존중하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를 청하게 하는 이를 보지 못하였소.범지여, 만일 어떤 이가 와서 여래로 하여금 경례하고 존중하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를 청하게 하고자 한다면 그는 반드시 머리가 부서져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중아함경』 4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