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산정(네루다)



 
나와 함께 태어나기 위해 오르자, 형제여. 


네 고통이 뿌려진 그 깊은 곳에서 내게 손을 다오. 넌 바위 밑바닥으로부터 돌아오지 못하리. 땅 속의 시간으로부터 돌아오지 못하리. 딱딱하게 굳은 네 목소리는 돌아오지 못하리. 구멍 뚫린 네 두 눈은 돌아오지 못하리. 대지의 밑바닥에서 나를 바라보라, 농부여, 직공이여, 말 없는 목동이여. 수호신 구아나코를 길들이던 사람이여. 가파른 발판을 오르내리던 미장이여. 안데스의 눈물을 나르던 물장수여. 손가락이 짓이겨진 보석공이여. 씨앗 속에서 떨고 있는 농부여. 너의 점토 속에 뿌려진 도자기공이여. 


이 새 생명의 잔에 땅에 묻힌 그대들의 오랜 고통을 가져오라. 그대들의 피와 그대들의 주름살을 내게 보여다오. 내게 말해다오, 보석이 빛을 발하지 않았거나 땅이 제때에 돌이나 낟알을 건네주지 않아, 나 여기서 벌받아 죽었노라고. 그대들이 떨어져 죽었던 바위와 그대들을 못박아 매달았던 나무 기둥을 내게 가리켜다오. 그 오랜 부싯돌을 켜다오, 그 오랜 등불을, 그 오랜 세월 짓무른 상처에 달라붙어 있던 채찍을 그리고 핏빛으로 번뜩이는 도끼를. 나는 그대들의 죽은 입을 통해 말하러 왔다. 대지를 통해 흩뿌려진 말 없는 입술들을 모두 모아다오. 그리고 밑바닥으로부터 얘기해다오, 


이 긴긴 밤이 다하도록. 내가 닻을 내리고 그대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내게 모두 말해다오, 한땀 한땀, 한구절 한구절, 차근차근. 품고 있던 칼을 갈아, 내 가슴에, 내 손에 쥐여다오, 노란 광선의 강처럼, 땅에 묻힌 호랑이의 강처럼. 그리고 몇 시간이고 몇 날이고 몇 해고, 날 울게 내버려다오, 눈먼 시대를, 별의 세기를. 
 
 내게 침묵을 다오, 물을 다오, 희망을 다오. 
 내게 투쟁을 다오, 강철을 다오, 화산을 다오. 
 그대들의 몸을 내 몸에 자석처럼 붙여다오. 
 나의 핏줄과 나의 입으로 달려오라. 
 나의 말과 나의 피로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