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믿을만한 사람으로 거듭나면 겉모습은 한낱 허울입니다. 속빈 강정보다야 알찬 사람이 됩시다.
모두가 상어나 돛새치인 것은 아닙니다. 광어와 가오리처럼 우아하게 바다를 헤엄칠 수도 있고, 초롱아귀처럼 교활하리만치 남의 의중을 잘 꿰어볼 수도 있습니다.
군대 갔다올 때까지는 아예 생각이 없기도 하고, 의지가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을 찾자는 내 눈을 낮출 필요도 있습니다. 아직 또래 중에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놀기나 좋아하고 깊은 고민 없이 어려움에서 무작정 도망칠 궁리만 하는 사람은 어쩐지 마음이 가질 않습니다. 외모는 관계없으나, 함께 곤경을 헤쳐나갈 정도로 튼튼한 사람을 찾기가 그렇게나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